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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먹는 소리

title: 금붕어1현모양초2022.11.08 10:19조회 수 11313추천 수 1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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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가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질 않는다.


거의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준비를 한뒤에 일과를 보내기위해서 집을 나서고, 정해진 버스를 타고, 정해진 교실에 들어가 공부를 한다. 조금씩은 다르기야 하겠지만 거의 비슷비슷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 때,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되었다.



"와작와작"



무언가를 먹는 소리, 씹는소리.


그소리를 듣게 된것은 하교길에 바로 집에 가지 않고, 공터의 벤치에서 노닥거리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특정한 지역에서 들려오는 소리라면 그곳을 지나치지 않을텐데... 걸을때나, 수업을 들을때나 무언가를 열심히 먹고있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계기로 스트레스도 받고, 신경이 쓰이는 나머지 중간고사를 망쳤다. 이 사실을 어머니께 알려드렸더니, 귀가 이상이 있는것이 아닌지 병원에도 찾아가 봤다.



"별로 큰 이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일단, 귀청소를 해드리죠."



의사도 별로 이상이없다는 눈치, 걱정하시는 어머니를 위해서 난 괜찮다며 빙긋웃을수밖에 없었다. 청소를 끝난 뒤에도 들려오는 소리때문에....


천천히 나는 이상해져만 갔다. 매번 들려오는 소리에 시달려 잠도 못자며, 수업시간에도 윽박지르기도 하여 선생님에게 얻어터지기도 했다. 친구들도 괴팍해져가는 나에게서 멀어져만 갔고 끝에는 등교거부를 하게 되었다. 무언가에 빠지면 나아질까. 학교가는 시간때에 집에서 난, 게임을 하고있었다. 그때까지 들려오는 먹는 소리에 신경을 쓰지 않기위해서 몰두하고 몰두하였다.


날이 어두워졌을때, 먹는 소리가 멎었다.

순간의 상쾌감? 아니, 나를 속박하던 사슬이 끊어진듯이 몸도 가벼웠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싸늘한 정적과 함께 등뒤로 들려오는 소리에 난 공포를 느껴야 했다.



"배고파."



외동아들인 나에게 배고프다며 떼쓰는 동생따윈 없다. 부모님께서도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싸늘한 목소리가 등뒤에서 들려왔다.



"누..누구야."



내 입밖으로 목소리가 나왔다는 것도 놀라울 정도로 무서웠다. 어린아이의 목소리같았지만, 왠지 사람의 목소리는 아닐것 같은 목소리였기에... 떠는 목소리로 질문을 하자 다시끔 대답하는 소리가 들렸다.



"형..배고파. 먹어도돼?"



뭘 먹어도 된다는 것일까. 난, 의문이 들기도 하여 순간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늘 그랬던 것처럼 먹는소리를 알기위해 뒤돌아 봤을땐, 아무도 없었다. 내가 미쳤나보다. 먹는 소리가 안들리자 환청이 들리나보다. 그리 생각하며 돌아본 그곳엔 웅크리오 앉은 남자아이의 눈과 마주쳤다. 눈동자가 없는 텅빈 눈을...



"형. 배고파. 먹어도돼?"



"아..아아..아아아악!!!!!"



그 아이는 자신의 뱃속에서 내장을 꺼내 먹고있었다. 뼈까지도... 입가에서 주르륵 흐르는 피하며 그 처참한 몰골에 난 그만 기절을 하고 말았다.



"......아!!!"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눈을 떠보니 눈부신 빛과 하얀 커튼... 어느 병원의 병실이었다. 나를 부르며 울고있는 어머니와 아버지. 난, 사실대로 내가 본대로 설명하였다. 이에 놀란 그들의 얼굴. 무언가 내가 모르는 사실이 숨어있는 듯 했다.


수년 전, 내가 하교길에 다니던 공터에는 무너져가는 집한채가 있었다고 한다. 그곳에 살던 세식구는 잘 먹지도, 입지도 못했지만 누구보다도 화목하게 살고있었다. 하지만, 아내는 어느샌가 애인이 생겨 도망가버리고 남편과 남자아이 둘이서 살게 되었다고 한다. 매일 술로만 연명하던 그에겐 말라 비틀어서 몸을 가누지못하는 아들이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추운 겨울날, 그는 길거리에서 술주정피우다 강에 빠져 죽고, 아들은 굶어죽고말았다. 그아이의 나이는 일곱살, 그의 시신이 발견된 것도 아버지가 죽은 지 한달이나 넘어서였다고 한다. 여러 나쁜 소문에 집은 철거되었고, 그 아들의 시신은 그속에 묻혔다고 한다.


난, 하교길에 그 공터에 머물던 유기견한마리를 위해서 집에서 빵이나, 남는 음식등등을 가져다 주곤했다. 그 먹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것도, 그 유기견이 사라진 어느날부터였다.


얼마나 배고팠으면, 자신의 몸속의 내장을 끄집어내어 씹고 있었을까. 괜한 측은한 생각들 때문에 난 오늘까지 그자리에 빵과 우유를 놓아둔다. 뒤돌아서는 순간 봉지가 뜯어지며 허겁지겁 먹는소리가 들린다.


이제 더이상은 나에게 따라오진 않는다.

그만큼이나 이제는 끼니를 때우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출처: 루리웹 괴담게시판 [은묘]다크아일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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