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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바바리코트에 중절모를 쓴 아저씨

title: 하트햄찌녀2023.01.27 10:55조회 수 4442추천 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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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시골에 살았을 때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다른 글을 보니,

댓글에 '어디에서 언제'

이렇게 댓글을 달으신 분을 뵌 적이있어

되도록 낱낱이 자세하게 적을까 합니다^^



경기도 화성군 정남면 제기리

라는 동네에서 고등학교 여름 때

제가 겪은 이야기입니다^^



그 곳에는 400년이나 된 은행나무 고목이 있고,


마을 안에는 작은 구멍가게도 있고

그 구멍가게 앞쪽으로

마을 앞 버스타는 곳으로 가는 길이 있죠~



그 길에는 작은 다리가 하나 있고

그길 양 옆엔 쭉~펼쳐진 논밭도 있구요.



그리고 다리를 지나면 양갈래 길이 있고

그 곳엔 가로등 하나가 있습니다.



무튼, 제가 고등학교 때 일어났던 일입니다.



같은 학교에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병도라는 친구 한 명과

동네 앞 시내버스 타는 곳 쪽에 사는 창호라는 친구.



이렇게 저희 셋이서

학교도 같이 다니고 집도 같이 오고 했었죠.



그리고 저희 동네에는 큰집도 있었구요.



학교가 끝나고 집에 오는 시간이면

항상 11시가 훌쩍 넘어있었죠.


야자(야간 자율학습)때문에...-_ㅠ



그러던 어느날, 학교를 갔다가 오는 길에

사촌동생 (혜영)에게 할 말이있어

동네 가게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했죠.



저희 동네에는 가로등이 듬성듬성 있고

골목길도있어서 항상 랜턴을 들고 다녔습니다.



제가 가게 앞에 다다르자마자

혜영이가 엉뚱한 말을했죠.



"오빠, 우리동네에 정신병자 있나봐.ㅡㅡ"



"웬 정신병자??"



"오빠 오기 전에 심심해서 랜턴으로

여기저기 비추고 있는데

논 가운데로 바바리코트 입고

중절모 쓴 아저씨가 막 뛰어갔어.

진짜빨라.ㅋㅋ 정신병자인가봐ㅋ"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ㅡㅡ

지금 논에 죄다 물받아놨는데

사람이 어떻게 뛰어다니냐??

걷기도 힘드고만."



"진짜라니까!! 씨..."



그렇게 사촌 동생이 잘못봤거니 하고

그 날을 그렇게 그냥 넘겼습니다.



다음날, 친구들과 같이 집에 오는 길이었습니다.


가게 앞에서 얘기 나누다가 들어가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버려


동네 앞에 사는 창호라는 아이도

저의 동네 가게까지 와서 얘기를 했죠.



집까지 가는데 10분이나 걸리는데도요.ㅋ



그런데 얘기를 나누던 도중

동네 다리 지나서 있는 두갈래길

가로등 밑에 바바리코트를 입고


중절모를 쓴 사람 하나가

가로등에 등을 기댄 채 서 있었습니다.



저는 저도모르게


"어? 어제 혜영이가 말했던 사람이네??

야, 저 사람 봐봐. 한여름에 코트입고있다.ㅋㅋ"



하고 시선을 잠시 친구들 눈으로 옮기며 말했고,


저희는 동시에 다시 두갈래길을 봤죠.



"어디에 뭐가있다고~-_-;

이게 장난하나? 오늘 만우절 아니다."



"어라...? 있었는데??"



정말 눈을 돌린 시간은

길어봐야 3초 됐으려나..



그 길에는 숨을 곳이라고는 없는 곳이어서

그 시간 내에 사람이 사라진다는 건 불가능이죠.



슈퍼맨이 아닌 이상ㅡㅡ;;



무튼 얘기가 나온 김에 친구들에게

전날 혜영이가 해준 이야기를 해줬죠.



"-_-걔 더위먹었대냐...말도 안돼."



"나도 말도 안된다 생각하는데,

아까 나도 그 사람 봤다니까??"



"-_- ㅉㅉ 너 내일 하얀병원좀 가봐.

동생이랑 손잡고.ㅋㅋ"



창호가 이렇게 말을 하고서는

집에 간다고 하며 걸어갔죠.



저희도 집으로 다들 갔구요.



다음날, 학교에서 창호가

저희반에 와서는 절 불렀습니다.



"야...나도 봤어, 나도.


나 무서워 죽는 줄 알았어."



"왜??"



"집에 가고 있는데 양갈래길 밑 가로등에

니가 말한 아저씨가 있더라.


그래서 좀 놀랐지.


진짜 있네, 별 이상한 사람이 다 있네

생각하고 지나갔거든.


근데 그 사람이 나랑같이 걷는 거야,

바로 뒤에서...


솔직히 제정신도 아닌 거 같고

좀 등골이 오싹해서 조금 빨리 걸었거든.


근데 뒤를보니까 바로 뒤에서

그사람도 빨리걷는거야.


에라 모르겠다 냅다뛰었지.


그렇게 막 버스정류장까지 뛰어서 도착을 했는데...


분명 내앞으로 지나가는걸 못 봤거든.


근데 버스정류장에서 날 쳐다보고 있더라고...


모자때문에 얼굴도 잘 안 보이고...


무튼 무서워서 집에가려는데

어느새 내 옆에 와서

갑자기 내팔을 엄청 꽉 잡고서는

막 뭐라고 떠드는데

뭐라하는지 하나도 모르겠고

진짜 정신이 아찔하더라구.


그래서 그 손 뿌리치고 집으로 막 뛰어갔는데

뒤돌아서 보니까 그 아저씨 팔이 없어, 손도..

근데 내 팔을 어떻게 잡았지...??

귀신이야, 진짜 귀신..."




다음날, 정말 이상하다싶어

버스정류장에 있는 가게 아주머니께 여쭈었죠.



"혹시 이 근래에 바바리코트 입은 아저씨 아세요??"



"아...그 냥반??

그 냥반 매일같이

자기 아들 온다고 만날 기다리드마.


그저께인가...나흘 전인가??


요앞서 오토바이 뺑소니당해서 죽었어야..

불쌍하지...

마누라 아들 낳자마자 도망가고

지 아들도 오토바이에

뺑소니 당해서 하늘 가뿌고..


참...인생이 기구하지, 그 냥반도.


근데 그건 왜 묻는디야??"



정말 어처구니없고 멍해져버린 저는

친구들한테 그 이야기를 해줬고


창호라는 애는 다시는

저희 동네까지 안 온다했죠.ㅡㅡ




어느날 운학이라고

학교 근처 사는 친구네 집에서 놀다가

막차를 놓쳐버려

스쿠터가 있던 운학이가 집까지 데려다주었죠.



근데 다음날 운학이가 저에게 와서는



"나 어제 귀신봤어, 니네 동네에서.

나 죽는 줄 알았어 진짜..."



"너도 바바리코트 봤어??"



"몰라. 형체만 봤는데

니네 동네 안쪽에 있는 구멍가게 옆에

플라스틱 상자 엄청 많이 쌓여있잖아."



"응. 진짜 많지.ㅡㅡ"



"근데 거기 막 지나려고 하는데

그 형체가 거기 쌓여있는 박스를 친 거 같았거든??


근데 그 많던 상자가 한 번에 전부 다 쓰러지고

진짜 놀라서 자빠질 뻔했거든;;



근데 어떻게 안 자빠지고 막 달려서

도망가려고 하는데

상자가 나한테로 날라와서

나 죽는 줄 알았어 진짜....

태어나서 처음으로 공포의 눈물을 흘렸어.

아...진짜 다신 안데려다줘, 거기 다신 안 가. "



그렇게 제 친구들 두 명과 저는

가까이서 보지 못했지만 저도 봤고,

제 사촌동생 혜영이도 보고...



그 때를 생각하면 무섭기도하고,

한편으로는 그 아저씨가 이해도 됩니다.



제 친구를 따라다닌 건

자기의 아들을 찾고싶은 마음에,



제 친구를 박스로 위협했던 건

오토바이 때문에 죽은 자기아들이 생각나서

그러셨던 듯 싶습니다.



그 아저씨를 본 건 저희뿐만 아니라

동네분들도 가끔 보셨다고 하네요.



그래서 마을 회관에서 잔치하던날,

그 분 명복도 빌어드리고

제사도 지내드리고 그렇게 달래드렸답니다.



저희가 봤던 그 아저씨

그후로는 보지 못했고,


지금은 시내 쪽으로 이사를 와서

아직도 그 분이 떠도시는지는 모르지만..



이승에서는 불행했어도

좋은 곳으로 가서 행복하게 지내시기를...



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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