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중딩 때 일임.
우리 부모님은 목회를 하시는데,
아동센터도 같이 운영하셨어.
지금은 은퇴하셨지만.
아동센터엔 진짜 온갖 애들이 있는데ㅋㅋㅋ
그 중 레전드가
(얘가 대체 여기 왜 있냐 싶은)
무당집 딸내미였음.
근데 막 티비에 나오는 그런 굿하고
그런 무당은 아니고
(사실 엄마가 제대로 안 알려줘서
잘 모르겠음)
그냥 귀신 접신했다 어쩌구 하는,
그냥 소규모로 무당일하는 그런 집이었나봐.
걔는 엄마랑 혼자 살았음.
이혼했다고 들었는데 엄마 엄청 쪽팔려 했고
아마 반발심으로 교회까지 나왔던 것 같아.
아무래도 또래 애들보다 챙김을 못 받아서
조금 뒤떨어지고 그랬음.
뭐 딱히 신앙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주변에 열등감도 심했어서
별로 친해지고 싶지는 않았는데
부모님이 시키셔서 나름 챙겨주곤 했어
나는 공부를 좀 잘하는 애였어.
어디 교회 딸내미가 그렇게 공부를 잘한다며?
이런 소리도 많이 들었고.
내가 중3 쯤 됐을 때야.
설교 끝나고 알림 시간 때
아빠가 새 신도를 소개한다더라고.
보니까 걔네 어머님..
무당일 관두고 교회를 나오신거야.
우리 부모님 감격하고..
네가 부모님 전도시킨 거라고
그 무당 딸 엄청 칭찬하고 그랬어
사실 난 그 때 과고를 준비 중이었고
매일 독서실에 쳐박혀 있어서
자세한 상황은 잘 몰라ㅜㅜ
근데 그 무당분이 좀 이상했나봄..
아빠가 성경책을 선물해줬는데
그걸 불태웠다고 하고,
막 우리 교회 욕하고 다닌다고 그랬어.
우리 엄마 아빠는 우리가 더 노력하고
보살펴 줘야한다고 하시고.
그래도 소모임도 나가고
다른 학부모 성도님들이
많이 챙겨주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어느날 예배 끝나고
친한 집사님이 날 따로 부르는거야.
오지랖인 것 같아서 넘기려고 했는데
그래도 말해둬야 할 것 같다면서.
새로 오신 그 자매님이
목사님 딸에게 너무 관심이 많다는 거야.
쓰니가 공부를 잘한다면서요,
애가 참 똑똑하다면서요 이렇게.
학부모라서 궁금할 수 있다
<< 이렇게 처음엔 생각했는데
좀 이상했더래.
사실 궁금하면 우리 부모님도 있고,
당사자인 나도 있잖아.
직접 물어보면 되는 건데
막 내 이름 예쁘다고
무슨 한자인지 아냐고 묻고
(근데 내 이름은
목사님 딸의 전형적인 이름임 ㅋㅋ
한자 의미가 1도 없어)
챙겨주고 싶다면서 내 생일도 묻고.
워낙 교묘하게 말을 돌려서
다들 그냥 넘기고 있는데
그분은 쫌 찝찝하셨던거지.
그 집사님은 소싯적에
점도 많이 보러 다니신 분이였나봐ㅋㅋ...
근데 솔직히 남 일에 관심이 1도 없는데다
당장 난 고입 준비 중이었고
무당 같은거 믿지도 않았지만
좀 뭐지..? 싶었던 게
그 무당 딸내미가
나한테 심리테스트 해준답시고
태어난 시간 물어봤던 일.
근데 안 말해줬어..ㅋㅋㅋ
정확히는 못 말했지.
나도 모르는데 뭐.
걍 적당히 밤에서 새벽 사이인 것만 알거든.
난 슬슬 고입 때문에 무지 바빴고
주일 예배도 새벽기도로 퉁치고
독서실에 눌러 살았어.
그 모녀를 볼 일도 없었고.
애초에 다른 중학교여서 만날 일도 없었지.
이제 마지막 면접만 남기고 있었어.
솔직히 붙을 줄 알았거든.
막 엄청 높은
서울과고 같은 일류 과고도 아니고
그냥 동네 과고 느낌에
모교 전교 1등은 무조건 붙곤 했거든.
아빠가 그래도 한번 기도하고 가라고 해서
그 주 예배를 드리러 갔거든.
나 입시 준비하는 거 아니까
다들 응원해주고 하는데,
그 무당 분이 용돈을 주시는 거야.
힘내라고.
난 자본주의의 노예였으므로
감사합니다!!! 하고 받았지.
빳빳한 만원 신권 5장이었어.
결론적으로 나는 면접 때 헛소리를 해서
최종에서 떨어졌고
(예상 질문이었는데..ㅋㅋㅋ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1도 안감....
뭔가 그날 되게 몽롱했던 것 같기도 하고
너무 긴장했나 싶기도 하고..
결국 지역 명문고 원서 넣고 붙었는데
그 무당집 딸내미도 같이 붙었어ㅋㅋㅋ
딱 그 해만 입시 미달이 났다고 하더라고..?
그래도 하위권은 꽤 떨어져서
상고 가고 그랬는데)
아무튼 고등학교 같이 붙고
걍 참고 다니고 있었는데..ㅋㅋ...
내신을 계속 조지는거야.
모의고사는 올 1에 3~4개만 틀렸는데
내신은 2~3등급대..
미치고 환장하는거지.
그 무당분은 시험 기간마다
나보고 열심히 하라면서
매번 신권 지폐를 주셨어.
사실 별 생각없이 받았음.
내 성적은 잘 안나오는데
그 딸내미 성적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늘었어.
중학교 최하위권인 애가 치고 올라오는거지.
아마 반 5등까지 했었을거야.
난 내신 때려치우고 학교도 ㅈ같아서
(시험 문제를 거지같이 내준다고 생각했음.
2군쯤 되는 자사고가 티오가 났길래
모의고사 성적 보내고
1학년 마치자마자 바로 전학가버림ㅋㅋㅋㅋㅋ)
그 후로 얼마 안 지나서
그 무당분은 갑자기 교회 그만뒀어.
나중에 아빠 말 들어보니
설교 내내 단상을 노려봐서
좀 힘들었다고 함.
신앙심이 없었던 것 같기도 했다고.
사실 여기서 급마무리야..ㅋ...
나는 이후로 공부하느라 너무 바빠서
2년 내내 집에 거의 안 갔거든.
방학 때도 방 구해서 대치동 갔고
관심 끄고 살았는데
그 분은 아직도 무당인가 뭔가 한다고 하고
딸은 2학년 때부터 성적 급격히 떨어져서
4~5등급 받았다고 함.
뭐 문이과 나뉘어져서 그럴 수 있겠지.
음.. 아무튼 전문대 안 가겠다고 버티다가
재수했다가 망하고 공시 준비한다고 하고.
(교회도 고2때 뜸하다가 안 나왔다고 함)
뭔가 두서 없는데
내가 세상에 노관심인 사람이라 그래.ㅋ....
그 때 너무 정신 없었고.
친구가 끌고가서 사주보러 갔는데
막 생년월일이랑 태어난 시간 묻길래
옛날 생각나서 말씀드렸더니
사주 뺏으려고 한거라고 그러길래
아...네...하고 응수했지.
걍 뭔가 나도 좀 웃겨서ㅋㅋㅋ
무당 때문에 과고 떨어졌어요!!
이러기도 어이없고?
근데 뭔가 찝찝하기는 하고
그래서 얘기 풀어보는 느낌..ㅋㅋㅋㅋㅋ
햄지
무섭
웬지 그럴거 같더라는...
그러니까 사주도 함부로 알려주는게 아닌가봐요..
잘보고 갑니다~
무당에게 빳빳한 신권을 용돈으로 받았다??
그돈이 어디서 나온 돈일까요? 어린학생때는 무심히 받았겠지만,,,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