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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길 건너던 구렁이

title: 하트햄찌녀2023.03.02 11:12조회 수 16186추천 수 1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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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라 고향에 내려와서

친구부모님 철물점 가게에서 알바를 하고 있어.



오늘 물건 배달을 간

펜션 사장님께 들은 이야긴데

사장님 동생분이 경험하신 일인데

밤 10시? 11시?

그때쯤 차로 집에 가던길이셨데.



내 고향이 좀 시골이라 늦은밤이 되면

차도 거의 안다니고

찻길도 산 끼고있는 2차선 도로가 많아.



그날따라 안개가 좀 있어서

쌍라이트를 켜고 가는데

저 멀리서 굵고 긴 나무막대기가

도로한복판에 있는 게 보였데.



그래서 천천히 지나가거나

반대차선으로 돌아가야겠다 생각하시고

속도를 줄이면서 가는데

가까이 가보니까 이게 나무막대기가 아니라

엄청 큰 구렁이 한마리가

찻길을 건너가고 있던 거였어.



근데 그 구렁이를 딱 보는데

이상하게 느낌이 예사 구렁이가 아니구나..


그냥 동물이 아니라 뭔가 보통이 아닌

무언가라는 느낌이 딱 들었데.



그래서 비상깜빡이를 켜고 차를 멈춰

그 구렁이가 지나가는걸 보고있었데.



구렁이가 도로 반쯤 지나가는데

그 길이가 어짜나 길던지 끝이 안보였데.



동생분이 어렸을 때부터 시골에서 쭉 사셔서

뱀이며 구렁이며 많이 보면서 자라셨는데

그렇게 큰 거는

난생처음 보셨다고 하시더라고.



그렇게 구렁이가 지나가길 기다리고 계신데

뒤에서 승용차 한 대가 오고있는거야.



그래사장님 동생분은 창문을 열어서

건너가지말라고 손으로 휙휙 저었는데

승용차운전자는 못봤는지 무시했는지

그냥 그대로 동생분 차를 추월해버렸고

구렁이가 아직 길을 건너던 중이였는데

승용차가 그대로 밟고 지나가버렸어.



근데 정말 신기한게

구렁이가 차에 깔려죽은 게 아니라

오히려 차가 구렁이를 밟고 지나가는데

무슨 방지턱 건너가듯

덜컹덜컹하더니 중심을 못 잡고

이리저리 미끄러지다가

그대로 나무를 박아버렸어.



그리고 구렁이는 상처하나없이

유유히 길을 마저 건너가버리고

동생분은 놀라서 멍하니 계시다가

황급히 119에 신고를 하고

좀있다 도착한 구조대원들이

사고를 수습하고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자

사실대로 말해도 믿어주지도않을 거 같아서

안개 때문에 서행하고 있는데

승용차가 추월하더니 균형을 못 잡고

저렇게되었다하시고 집에 가셨데.



다행이 승용차 운전자 분은 경미한 부상이셔서

크게 다치진 않으셨데.



근데 그 다음날부터 몇일동안

그때 그 구렁이가 계속 생각이 나서인지

기분이 계속 안좋은거야.



뭔가 몸도 무겁고 마음도 찜찜하고

불안하고 그러셔서

구렁이를 봤던 동네에

아는 형님이 사시는데

그 형님한테 이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아는형님이 하시는 말씀이

자기동네에 아주 오래전부터

신성시되는 구렁이가 있는데

1년마다 그 구렁이에게 제사를 지낸다,

아마 니가 그 구렁이를 본 거 같다.

그 마을이 농촌이라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는데

그 구렁이에게 제사를 지내면

그 한해 농사가 아주잘된데.



그 말을 들은 찜찜했던 기분이나 풀고싶어서

동생분은

막걸리랑 과일, 음식을 조금 사서

구렁이를 보았던 그 자리에 가서

차를 대놓고 간단하게 제를 지냈데.



근데 기분탓인지 몰라도

그 후부터 몸도 마음도

그렇게 가벼울 수가 없고

잘 안되던 사업도 상황이 좋아지고

오래전부터 허리가 안좋으셨는데

병원을 다녀도 쉽사리 낫지않던 허리가

말끔히 나았다고 하더라고.



이게 그냥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정말 구렁이 덕분인지는 몰라도

정말 신기한 이야기였어.



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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