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주인집 아저씨

title: 하트햄찌녀2023.04.26 09:38조회 수 9864추천 수 2댓글 5

    • 글자 크기


6살 때 일이다.



내 기억에 최초의 목격인 것 같다.



일주일 전에 뭘했는지도 기억이 안 나는데

무려 20년도 넘게 지난 일이

아직도 가끔 흐릿하게 기억이 난다.



내가 7살이 될 때 까지

우리집은 방 두 칸짜리 월셋방에 살았다.



주인집과 함께 살았는데 주인집엔

할머니, 주인 아저씨, 아주머니, 누나, 형

이렇게 살았다.



다른 주인집 식구들은 우리 가족들에게

모두 친절했는데

유독 주인집 아저씨가 신경질적으로 굴었다.



아저씨는 작은 노가다 업체의 사장이었는데,

유독 어린 나와 형에게 잔소리가 심했고

짓궂은 장난도 많이 쳤다.



술이라도 마시고 오는 날엔

그 정도가 도를 넘어섰고,

처음엔 주인집이라 눈치를 보던

우리 부모님도 자주 아저씨와 다투곤 하셨다.



태풍에 슬레이트 지붕이 날아갔던

여름이 갓 지난 초가을쯤인 것 같다.


(그것 때문에 잊지 못 하는 것 같다.)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었다.



우리집 식구들은 9시가 조금 넘으면

별 특별한 일이 없으면 모두 잠이 들었다.



그 날도 9시 뉴스 시계 소리를 듣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새벽녘? 늦은 저녁?

쯤에 오줌이 마려워 깨어났다.



대문 옆에 있는

음산한 화장실에 너무 가기 싫어

자고 있는 엄마를 흔들어 깨워서

화장실에 같이 가자고 졸랐다.



엄마는 비 오는데 대충 마당에다 눠도 된다고

대충 대답하고는 곧바로 잠이 들었다.



부엌을 지나 문을 열고 비를 피해

처마 밑에 서서 바지를 내리고 오줌을 누었다.



덜컹덜컹 덜컹덜컹 하는 대문소리가 났다.



문이 열렸다.



주인집 아저씨였다.



아저씨는 마당에 들어와 한 가운데 서서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그러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또 심술을 부리겠구나 하는 마음에

잘못 걸렸구나 싶었다.



아저씨는 한참을 나를

아무 표정없이 쳐다보더니

할머니가 계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잠시 후, 아저씨가 서럽게 우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더니 아저씨는 다시 마당에 나와

주위를 한 번 둘러보더니

대문 밖으로 나가버렸다.



나는 아무 생각없이

다시 들어가 자리에 누워 잠을 잤다.



다음 날 아침 집안이 시끄러웠다.



주인집 사람들은 눈물 바다가 되었고,

어머니도 할머니를 부여잡고 울고 계셨고,

아버지는 담배를 태우며 한숨만 내쉬었다.



학교에 다녀 올 때까지도 나는 이유를 몰랐다.



저녁 밥을 먹을 때 쯤에야

어머니가 아저씨가 돌아가셨으니

말썽부리지말고 조용히 있으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어린 형과 나에겐

아저씨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말해주지 않았다.



장례가 끝나고 방에서

아저씨에 대한 얘기를 나누시던

어머니 아버지께

그 날 밤에 나는 아저씨를 봤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 얘기를 들은 어머니는

주인집 할머니께 말씀을 드리니


" 현복이(가명)가

어매한테 인사할라고 찾아왔던갑다.~

내는 그것도 모르고

밤새 디비자고 있었다아이가

아이고 현복아~~ "


하시며 대성통곡을 하셨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 들은 얘기였지만

비오던 그 날,


오후에 새참으로 술을 과하게 드신 아저씨는

개구부(바닥이 뚫린 구멍)에 빠져

추락을 하여 생사를 오가는 중이었고

7시쯤 돌아가셨다고 했다.



그 때 내가 나이가 더 들었더라면

비가 오는데도 아저씨의 머리가

하나도 젖지 않았다는 것이

무슨 뜻인 줄 알았다면

그 자리에서 기절했었을 것 같다.




햄지

    • 글자 크기
댓글 5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333 실화 길에서 주운 흔들의자2 우다 8840 2
332 실화 흉가 (실화)2 title: 투츠키7이번주로또1등내꺼 8887 3
331 실화 중학생 때 만난 무당 모녀4 title: 하트햄찌녀 8896 2
330 혐오 목숨을 걸고 카르텔의 잔혹함을 폭로하는 여성블로거 아리가리똥 8902 1
329 실화 밤만되면 귀신이 찾아온썰3 title: 투츠키7이번주로또1등내꺼 8906 2
328 혐오 (사진주의)관리상태가 매.우. 심각한 시신안치소13 title: 하트햄찌녀 8909 4
327 미스테리 저승사자 관련썰2 title: 하트햄찌녀 8922 2
326 기묘한 튀르키예 지진 전 하늘에 떴던 기이한 구름4 title: 하트햄찌녀 8944 3
325 실화 귀신과 10년째 동거하는 여대생입니다 93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8963 3
324 혐오 일본에 있는 매미 붙은 공중전화6 title: 하트햄찌녀 8983 2
323 실화 복숭아 먹으면서 들은 우리 할머니썰.txt12 형슈뉴 8995 7
322 실화 내친구는 귀인(귀신보는친구) 3-1탄8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9087 3
321 실화 귀신보다 인간이 더 무섭다2 title: 다이아10개나의라임오지는나무 9097 1
320 실화 모텔에서 귀신목소리를 들었습니다.2 title: 다이아10개나의라임오지는나무 9110 2
319 기타 한국 산속 나폴리탄 괴담3 title: 양포켓몬반지의제왕절개 9121 4
318 실화 어릴적 시골에서 겪은 기묘한이야기1 title: 다이아10개나의라임오지는나무 9162 1
317 미스테리 예언가들의 말한 제 3차대전에 대해서4 title: 두두두두두ㅜㄷ두독도는록시땅 9189 2
316 기타 터널 안에서 감성사진 찍는 여자 둘9 title: 아이돌미션임파선염 9192 2
315 실화 실화1. 스님에게 전해들은 무서운 이야기6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9204 4
314 실화 개복치2 title: 다이아10개나의라임오지는나무 9238 2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