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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신고 전화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2016.07.25 16:51조회 수 1491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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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911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아, 안녕하세요. 어…… 좀 이상하게 들리시겠지만, 어, 저희집 마당에 어떤 남자가 원을 그리며 뒹굴고 있어요.”

 

“...다시 한번 말씀해주시겠어요?”

 

“그러니까 그게, 음…… 좀 아픈 사람 같아요. 취했거나 정신 나갔거나. 자다 깨서 물 좀 마시려고 나왔는데 집에 창문 근처에서 눈 쌓인 걸 밟는 소리가 나더라구요. 그래서 내다봤더니…… 지금 그 사람이 보여요. 집 창문에서 10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데, 뭔가 좀 이상해요.”

 

“주소가 어떻게 되십니까?”

 

“피넬라 패스, 쿼리 가 1617번지요.”

 

“순찰차를 파견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거리가 좀 있어서 시간이 걸릴 거에요. 혹시 집에 혼자 계십니까?”

 

“네, 혼자에요.”

 

“집에 있는 문과 창문이 전부 잠겨있는지 확인해주시겠어요? 전화는 끊지 마시고요.”

 

“현관문은 확실히 잠겨있을 거에요. 근데, 뒷문도 잠갔는지 확인하고 올게요. 잠시만요.”

 

……

 

“아, 어쨌든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되게 이상하게 들리는 건 알지만, 정말로….”

 

……

 

“여보세요? 여보세요?”

 

“그, 그, 그 사람, 그 사람이 아직도 마당에 있는데. 근데, 미친…… 거꾸로 서 있어요.”

 

“예? 선생님,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까?”

 

“저 사람이 절 똑바로 쳐다보고 있어요. 그러면서 손바닥으로 서 있다구요. 근데 전혀 흔들리지를 않아요. 손바닥으로 서가지곤 웃으면서 절 보는데 아예 안 움직여요.”

 

“저기, 그 사람이 물구나무를 서고 있단 말인가요?”

 

“대체 무슨 수로…… 네. 절 보면서 물구나무를 서는데, 얼굴엔 웃음을 크게 지으면서, 전혀 움직이지를 않아요. 이런 미친…… 빨리 누구 좀 보내주세요!”

 

“선생님, 침착하셔야 합니다. 순찰자를 파견했고 지금 가는 중이에요.”

 

“이빨이 엄청 커요. 말도 안 돼…… 빨리 좀 도와주세요.”

 

“그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계속 주시하셔야 합니다. 혹시 뒷문이 잠겼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 주세요. 집에 들어올 수 있는 출입구가 모두 잠겨 있어야 합니다. 뒷문으로 가시면서 계속 저와 통화하실 수 있나요?”

 

“예…… 지금 뒷걸음을 치면서 저 사람을 계속 보고 있어요…… 손잡이를 잡았고요. 잠겨있어요. 걸쇠가 걸려있는지도 봐야 되니까 아주 잠깐 눈을 좀 떼야 할 것 같아요.”

 

“좋습니다. 순찰자가 금방 도착할 거에요. 전화는 계속 끊지 마시고요. 아무 일 없을 겁니다.”

 

“선생님?”

 

……

 

“여보세요? 들리시나요?”

 

“얼굴…… 얼굴을 유리창에 대고 있어요.”

 

“예? 선생님, 좀 더 크게 말해주세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정말 딱 1초만 눈을 뗐었는데 지금, 얼굴을 창문에 누르고 있어요. 이빨이 어떻게 저렇게 클 수가 있지…... 계속 웃고 있어요. 눈에는 색이 없고, 하느님, 제발 좀 도와주세요. 왜 저렇게 꿈쩍도 안 하고 있는 거야……”

 

“선생님, 지금 당장 가장 가까운 방으로 가서 문을 잠그세요. 혹시 안에서 문을 잠글 수 있는 지하실이나 방이 있나요?”

 

“절 계속 쳐다봐요. 절, 절 해치려고 하나봐요.”

 

“제 말 들으세요. 어디 안전한 방에 들어가서 안에서 문을 잠그세요. 곧 경관이 도착할 겁니다. 알아들으셨나요?”

 

“전…… 예. 알겠어요. 방에서 문 잠그고 있을게요.”

 

“그리고 혹시 집 안에 다른 사람이 없는 건 확실하신 건가요?”

 

“예. 저 혼자 있어요……

 

...잠시만요……

 

저 사람이 움직여요. 머리를 흔들어요. 저한테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우리 얘기를 듣나 봐요.

 

저 혼자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하고 있어요.”

 

……

……

……

 

“여보세요? 선생님? 큰 소리가 들렸는데, 괜찮으신가요?”

 

……

……

 

“여보세요?”

 

[기록]

 

위험한 내용이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경찰서에 있는 동료에게 암암리에 경찰 기록을 입수했습니다. 2주 전 현장에 파견되었던 경관이 작성한 보고서에요. 해당 경관의 개인 정보는 톳씨 하나 만큼도 새어나가서는 안됩니다. 현재 수사가 진행중이고, 께름칙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요. 아래를 읽어보시면 무슨 뜻인지 알게 되실 겁니다.

 

경찰과 보도국에서 사건 내용이 새지 않게 하려고 아주 기를 쓰고 있습니다. 마을 전체에 불안한 공기가 감돌고 있죠. 만약 제 상사가 이 글을 읽기라도 한다면 전 당장 모가지겠죠. 그렇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다음은 유일하게 공개된 “공식” 성명입니다.

 

애쉬랜드 경찰에서 알림: 피넬라 패스 쿼리 가 1617번지에서 반경 8km 이내에 있는 모든 가정과 작업장에서는 어떤 조치를 취해서든 건물 내의 문과 창문을 단단히 봉할 것.

 

지금 즉시 유효한 경고. 애쉬랜드 시의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통금이 발령됨. 일몰 후 옥외에서 발견되는 자는 변질 종교 활동에 연루된 것으로 판단하여 구금 및 심문을 받게 될 것임. 

 

애쉬랜드 시 북서부의 채석장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였음. 추후 공지 전까지 절대 출입을 금함. 출입금지 지역에 접금을 시도하는 자는 현장에서 체포될 것임. 경관들은 임의의 판단 하에 무력 사용을 허가받았음. 예외는 없을 것.

 

……

 

그리고 아래는 현장에 도착했던 경관이 직접 작성한 보고서의 사본입니다. 사실, 동료가 어떻게 이 사본을 손에 넣었는지는 모르겠고,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보고서 시작

 

ㅁㅁ경관은 오전 2015년 2월 09일 수상한 사람을 발견했다는 911 신고 전화에 따라 4:37시에 피넬라 패스 1617번지에 파견되어 해당 주택에 접근함. 경관은 즉시 집에 켜진 불이 하나도 없는 것을 식별했고, 경관이 문을 여러 번 두드리며 신원을 밝힌 후에도 아무런 응답이 없었음.

 

ㅁㅁ경관은 집 앞뜰에 면한 창문 밑에 중구난방으로 찍힌 손자국과 발자국을 발견함.

 

ㅁㅁ경관은 앞뜰의 창문으로 강제 침입한 흔적을 전혀 발견하지 못함.

 

집의 뒷편을 살핀 ㅇㅇ경관은 집에서 20미터 가량 떨어진 채석장의 경계로부터 이어진 발자국을 발견함. 발자국은 곧장 집의 뒷뜰로 이어졌음. 발자국은 또한 비정상적으로 넓은 간격으로 찍혀있었음. 침입 용의자는 단 몇 걸음으로 수십 미터의 거리를 주파한 것으로 관찰됨.

 

경관은 또한 집의 알루미늄 측벽을 따라 이어진 손자국과 발자국을 발견함. 일련의 자국들은 3층 다락의 창 바로 밑에서 끊겨 있었음. 다락의 창문이 바깥에서부터 깨어진 것으로 보였음.

 

근처에 사다리나 밧줄 등 침입자가 3층의 창문에 닿기 위해 사용한 도구는 보이지 않았음. (주: 제가 받아본 사본에는 바로 이 부분에 경사가 밑줄을 치고는 주석을 달았습니다. “뭐? 즉시 조사 및 확인 필요.”)

 

경관은 집 주변의 조사를 마쳤으나 영장 없이는 가택에 진입할 수 없었음. ㅁㅁ경관은 4:43시경 자신의 순찰차를 타고 복귀하기 시작. 

 

경관은 경찰서에 보고하기 위해 무전을 시작했지만, 교신 시도중 집에 있는 모든 창문에 창백하고 웃는 얼굴이 동시에 나타났다고 주장했음. 그는 후에 그들의 얼굴이 “즐겁고 신나보이는 호기심 어린 표정”이었다고 묘사함.

 

-보고서 끝

 

위에도 나와있듯, 시에선 통금을 시행하고 통제 구역의 정보는 철저하게 차단되었습니다. 제가 아는 한 상세한 보고서들은 기밀 문서로 보관되고 있고, 이 사건 전체가 불길한 흔적으로 가득차 있죠.

 

추가: 제가 이 글을 작성하는 동안, 또다른 동료이자 친구가 또 정보를 줬습니다. 현장에 파견되었던 경관이 행방불명이라고 하는군요. 거기다 인근 시에서도 경찰력을 동원해서 수색을 개시할 거라고 합니다.

 

경관을 마지막으로 본 사람은 그의 아내였는데, 집을 나서면서 “그 집을 다시 한번 확인해봐야겠다”고 중얼거렸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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