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2CH

은혜갚은 원숭이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2016.07.25 16:52조회 수 1127추천 수 3댓글 0

    • 글자 크기


산동료에게 들은 이야기다.

 

지인의 오두막에서 묵을 겸, 술자리 벌이던 어느 밤이었다.

 

현관 쪽에서 소리가 났다.

 

 

 

무슨 일인가 싶어 확인하러 가보니, 숲속으로 허연 것이 빨려들어가더란다.

 

더러운 붕대 다발이었다.

 

마치 투명한 통에 감겨있는 것처럼, 천이 빙빙 감겨 하늘에서 흔들흔들 떠돌고 있었다.

 

 

 

허나 오두막에서 새어나온 빛 사이로 잠시 보이던 그것은, 곧 나무 사이로 사라져버렸다.

 

[무슨 일이야?]

 

뒤를 보니 오두막 주인이 안주를 손에 들고 창고에서 나오고 있었다.

 

 

 

괴상한 걸 봤다고, 지금 본 걸 이야기했다고 한다.

 

오두막 주인은 뭐라 말할 수 없는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꽤 옛날 일이지만 말야, 이 오두막 옆에 웬 원숭이가 쓰러져있더라고. 나이도 먹을대로 먹었는데 상처가 엄청 심했어. 무리에서도 포기하고 내쫓았겠지, 아마.]

 

 

 

 

회한에 젖은 듯, 그는 말을 이어갔다.

 

[무심코 동정심이 일어서 치료를 해주고 붕대도 감아줬어. 한동안은 오두막 근처에서 머물다가, 상처가 나으니까 쓱 사라져버렸어.]

 

[뭐, 야생동물이라는 건 대개 그런 법이지.]

 

 

 

[그런데말이야, 그놈은 다 나았는데도 붕대를 벗으려 하질 않더라고. 그리고 매년 치료를 받았을 때 즈음에 꼭 답례를 하러 찾아와.]

 

그리고는 현관을 열어젖혔다.

 

문 바로 앞에 그리 많지는 않지만 과일과 버섯이 얌전히 놓여있었다.

 

 

 

원숭이가 은혜를 갚는건가.

 

신기하면서도 훈훈한 기분에 잠겼지만,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단다.

 

붕대는 분명히 보였는데 왜 원숭이는 안 보인거지?

 

 

 

[말했잖아, 한참 전 일이라고. 애시당초 늙은 원숭이였으니 죽은지도 꽤 됐어. 네가 본 건 살아있는 게 아니라고.]

 

오두막 주인은 한참동안 숲속을 바라봤다고 한다.

 

[솔직히 이제 은혜갚기는 충분하니 성불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말이야.]

 

 

 

외로운 듯, 그렇게 말하더란다.



    • 글자 크기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233 실화 내친구가 박보살을 만난다면 ? 귀신보는내친구 1탄8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5982 4
232 미스테리 지구 반대편에서 들려온 심해괴생명체 소리8 title: 두두두두두ㅜㄷ두독도는록시땅 11343 1
231 혐오 혐) 방탄복 입고 총에 맞으면 어떻게 될까?8 Double 2208 2
230 미스테리 지난 몇세기 동안 많은 점성술사들이 2020년에 큰 변화가 있다고 예언.jpg8 title: 두두두두두ㅜㄷ두독도는록시땅 11894 2
229 실화 퍼온자료가 아닌 밤놀에 직접 쓰는 직,간접 경험담 이야기. 7-18 title: 샤샤샤님이좋도 1475 6
228 미스테리 토막살인 썰 & 미스테리 사망썰8 title: 하트햄찌녀 1391 2
227 단편 과연 당신의 선택은?8 title: 한승연1도발적인늑대 1287 4
226 실화 학교에 찾아온 미친무당8 title: 하트햄찌녀 9872 2
225 2CH 옆집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8 title: 메딕제임스오디 718 2
224 혐오 요즘 쥐덫8 title: 하트햄찌녀 11126 2
223 실화 제 지인얘기 입니다 -2-8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3381 3
222 혐오 어떤 공포영화보다 무서운 짤.gif8 책에봐라 2504 1
221 실화 제 지인 얘기입니다. -3-8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2897 4
220 실화 익사체 만져본 썰8 title: 하트햄찌녀 1563 4
219 기타 어플때문에 찍힌 귀신8 title: 연예인1버뮤다삼각팬티 1712 1
218 실화 직접 경험한 이상한 일들 7탄 -외전 1부-8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2543 5
217 기묘한 정호야 미안해8 title: 하트햄찌녀 1458 3
216 실화 집보러 다니다가 겪은 섬뜩한 체험.8 title: 메딕제임스오디 11065 3
215 기묘한 넷상에서 화재가 되었던 무서운사진들8 title: 하트햄찌녀 1979 1
214 실화 내친구는 귀인(귀신보는친구) 2탄!8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8206 3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