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단편

목만 있는 병사

여고생2016.08.01 16:32조회 수 811댓글 2

    • 글자 크기


제가 군대에 있었을 때 겪은 일입니다.

저는 몇 번 정도 이상한 일을 겪기도 해서, 귀신의 존재를 믿고 있습니다.

또 괴담도 무척 좋아했구요.

그래서 저는 후임들과 근무를 설 때면 후임들에게 무서운 이야기를 아는지 물어보곤 했습니다.

그러던 와중 제 밑에 새로 후임 한 명이 들어왔습니다.

그 후임은 사회에서 이른바 좀 놀던 친구였는데, 거기에 아마추어 복싱 선수였기 때문에 모든 일에 자신만만한 친구였습니다.

후임은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았고, 그런 것은 모두 지어낸 이야기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이 후임과 근무를 설 때면 저는 귀신 이야기를 하고, 후임은 사람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전술 훈련 때문에 저희는 산으로 올라가 각자 진지에 투입되었습니다.

저는 기관총 사수였고, 후임은 부사수였기 때문에 함께 산병호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 꼽등이가 수십 마리나 들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후임은 벌레 공포증이 있었기 때문에, 저는 어쩔 수 없이 분대장에게 진지를 옮겨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래서 저와 후임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다른 진지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밤이 깊도록 대항군은 오지 않았고, 저는 교대로 자면서 기다리자고 후임에게 제안한 뒤 먼저 눈을 붙였습니다.

그런데 왠지 오싹한 느낌이 들어서 저는 자다가 눈을 떴습니다.

하늘을 보자 보름달이 떠 있어서 그걸 보면서 집 생각을 하고 있었죠.

후임은 졸고 있는 것인지 고개를 푹 수그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군생활 하느라 힘들거라는 생각에 그냥 내버려뒀죠.

그런데 자세히 보니 후임은 조는 것이 아니라 눈을 뜬 채 멍하니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놀라서 후임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후임은 [이 일병님은 그거 못 보셨습니까?] 라고 되물었습니다.

뭔가 있었구나 싶어서 무슨 일인지 캐묻자, 후임은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자고 있는 사이 후임 역시 살짝 졸았다고 합니다.

그러다 잠을 깨서 졸던 자세 그대로 눈만 떠서 바닥이 보이는데, 저와 후임 사이에 군복을 입은 다리가 보이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아, 망했구나... 소대장님에게 걸렸나?] 라고 생각하면서 고개를 들었는데,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저였다면 이미 그 시점에서 귀신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이 후임은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았기에 그냥 헛 것을 봤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참호 안에 누군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다시 제 쪽을 봤지만 저는 여전히 자고 있었다고 합니다.

참호 안에 있는 사람은 무릎을 꿇고 한 쪽 무릎을 세운채 무릎에 팔을 짚고 턱을 괸 채 경계를 서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우선 군복이 얼룩무늬가 아니라 회색의 단색이었습니다.

또 방탄 헬멧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모자를 쓰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상한 점은 목의 각도였습니다.

하지만 후임은 너무 멀어서 잘 보이지 않았던 탓에 자세히 바라봤다고 합니다.

자세히 보니 그 사람은 목이 없어서 손으로 머리를 들고 경계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날 이후 그 후임과는 귀신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한 3달 정도 지난 뒤 저는 넌지시 물어봤습니다.

[너 지금도 귀신 안 믿냐?]

[조심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훅 갑니다.]



    • 글자 크기
댓글 2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414 단편 동창회2 여고생 662 1
413 단편 전화박스 괴담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 799 1
412 단편 나의 아내2 title: 아이돌뉴뉴뉴 1041 1
411 단편 성공1 title: 애니쨩노스트라단무지 482 1
410 단편 무골어(無骨魚)4 title: 팝콘팽귄닮은살걀 184 1
409 단편 외딴섬의 무당귀신1 익명_ddc990 478 1
408 단편 폭로2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952 1
407 단편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2 title: 팝콘팽귄닮은살걀 196 1
406 단편 냉장고2 title: 팝콘팽귄닮은살걀 110 1
405 단편 집나간 아들이 뉴스에 나오고있다.1 title: 양포켓몬자연보호 1424 1
404 단편 유령2 title: 팝콘팽귄닮은살걀 111 1
403 단편 하지 말걸 그랬어요.1 title: 양포켓몬자연보호 865 1
402 단편 줄리앙2 title: 아이돌뉴뉴뉴 633 1
401 단편 당신의 미래가 보이지 않습니다1 여고생너무해ᕙ(•̀‸•́‶)ᕗ 631 1
400 단편 팔척귀신2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943 1
399 단편 남녀 셋1 title: 애니쨩노스트라단무지 476 1
398 단편 죽여버릴거야1 title: 애니쨩노스트라단무지 475 1
397 단편 내 이름1 title: 애니쨩노스트라단무지 481 1
396 단편 고해성사2 title: 애니쨩주차왕파킹 83 1
395 단편 곤충채집2 title: 애니쨩주차왕파킹 71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