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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저주인형]

돈들어손내놔2024.01.01 08:46조회 수 119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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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 관계로 인해 전근이 잦아 각지를 전전하며 살고 있습니다.

때로는 맨션에, 때로는 셋집에 들어 삽니다.

내가 야마구치의 하기라고 하는 곳에 전근 갔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싸게 집을 빌려준다는 이야기에 혹해 잠시 동안 집을 빌리게 되었습니다.

다만 상당히 깊은 산 속에 있는 집이었던데다가 크기는 해도 상당히 오래된 것이어서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 집에서 산 지 1개월쯤 지났을까, 딸이 집의 정원에서 묘한 상자를 하나 찾아왔습니다.


집 안도 정원도 한바탕 소동을 피우며 청소했던 터라 꼼꼼히 살폈었지만 그런 상자는 본 기억이 없었습니다.

상자가 상당히 독특하게 생겼기 때문에 못 보았다는 것이 더욱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에게는 영감은 거의 없습니다만 그 상자에서는 왠지 모르게 매우 불길한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이 때 나의 선택이 옳았다면 공포를 체험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나는 이 불길한 상자를 태워버렸던 것입니다.

나 뿐 아니라 일반인으로써는 필요없는 것이라면 버리거나 태우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용히 넘어갔습니다.

그 당시에는...

며칠 지나지 않아 비참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내 친구 중 한 명이 자동차 사고를 일으킨 것입니다.

차는 불꽃에 휩싸였고 친구가 병원으로 후송되었을 때는 전신에 화상을 입은채로 이미 숨져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 또다시 나의 친구가 집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있다가 불이 옷으로 옮겨 붙어 오른팔과 얼굴의 오른쪽 반 정도에 큰 화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병원에 찾아가 친구에게 사정을 들어봤습니다.


친구는 사고가 일어나기 전날 몸이 구워지는 꿈을 꾸었다고 했습니다.

나는 미신 같은 것은 믿지 않는 성격이었지만 이 때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간 나는 바로 쓰레기를 소각하는 소각로를 조사했습니다.

그 상자는 타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상자를 조사하려고 손을 뻗자 엄청난 한기가 온 몸으로 전해졌습니다.

상자 안에서 나온 것은 인형이었습니다.


전부 3개.


한 개는 전부 타 있었고 하나는 오른쪽 반만이 불타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는 어떻게 된 일인지 전혀 타지 않은 멀쩡한 모습이었습니다.

인형은 지극히 보통의 일본 인형으로 기모노를 입은 여자의 모습이었습니다.

반쯤 탄 인형을 손에 들자 인형의 옷이 주르륵 미끄러져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인형의 뒤를 보았을 때 나는 공포로 하얗게 질려버렸습니다.

거기에는 방금 내가 만나고 온 친구의 이름이 적혀 있던 것입니다.

완전히 타 버린 인형은 검게 되어 이름이 보이지 않았지만 더 이상 찾을 것도 없었습니다.

타지 않은 인형의 등 뒤에는 내 이름이 적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나는 아직도 이 사건의 모든 것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누가 왜 이런 일을 한 것일까요.
나와 친구들 사이에는 특별히 공통점이라 할 만한 것은 없었습니다.
그들 이외에 다른 친구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원한을 산 기억도 없습니다.

왜 이 집에 이런 것이 있던 걸까요...

이 집에 나를 원망하던 누군가가 살고 있었던 걸까요...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야마구치에 살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무엇이든 모든 것이 이상했습니다.

나는 그 다음날 그 집에서 나왔습니다.

그 인형들은 모두 절에 맡겼습니다.

하지만 주지 스님의 말이 아직도 마음에 걸려 가끔 잠을 설치곤 합니다.

[저희 절에서 거두어 두기는 하겠지만 이것은 공양한다고 한이 떠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살아있는 사람의 원한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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