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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무섭지도 스릴넘치지도 않는일상

title: 고양이3티끌모아티끌2024.01.03 05:49조회 수 140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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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난다..
'빰 빰 빰~'
핸드폰의 울림이 내 귀를 자극한다
일상이 반복될수록 지쳐만가고 쳐져만간다
초췌해진 얼굴을 보곤 턱선을 쓱 훑고 찬물을 얼굴에 가져간다
세수가 끝나고 보송보송한 수건으로
내얼굴의 물기를 닦아낸후
옷을 입는다

옷을 입는건가?
아니, 나를 증명하기위해
가식을 입는다
벌거벗은 나체가 창피해서 입는가?
아니다
나체보다 부끄러운 내 진짜 모습을 가리기위해 입는다

속으론 썩었다 썩었다, 노래를 부르지만
시대에 발맞춰 뒤쳐지지 않기위해 악바리 근성으로 여기까지 올라온 나다

나는 이 빌딩숲과 계급사회에 너무나도 잘적응했으면서도
그것을 부정하려 애쓴다

솔직히 별것아니다
그냥 나혼자
'그래. 내가 아니라 세상이 썩었다'
해버리면 끝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걸못한다
그래서 난 창피하다


소지품을 챙긴다
나를 속박하는 핸드폰
나의 외로움을 달래주려 애쓰는 담배
내가 사회적으로 누구인지 보여주는 지갑과
내눈엔 종이쪼가리일 뿐이지만
이것때문에 서로를 헐뜯고 울고 웃게만드는 돈까지 챙긴다

'철컥'

군말없이 문을열고 숨을 고른다
1층으로 내려가기위해 엘리베이터버튼을 누르려다
담배한대가 너무나 피고싶어 계단을 이용한다
'쓰읍.. 후..'

달다
아무도 없던 내집과는 다르게
계단을 내려오며 피는 담배 한대는
어제와 같던 일상을 알리는 알람이다

시계를 본다
AM 07:45
늦지않았다 이른아침 고등학생들보단 조금늦고 중학생들보단 조금빠른시간에 출근한다
당연히 지각은 면한다

그저 지하철역을 향해 전진한다

'삑'
1050원이 내카드에서 쏙빠져나간다

지하철이 온다
매일아침 상상한다
철로에 몸을던진다.. 만약 이러면 행복할까?
내가 두고가는 사람들은?
무책임한 행동이다
아니 내가 싫다
아직 보고싶은사람들도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도 많다
아직은 이르다

지하철에 몸을 맡기고 교대역을 향해 간다
다시 담배 생각이 난다
꾹 참는다

내린다.

교대역에서 강남역방향으로 조금 걸어와
마을버스를 탄다
'환승입니다'
밝은 저아가씨의 전자음목소리보다
항상 우리의 삶은 축처진다

거의다 왔다

버스에서 내려 담배한개피를 꺼내문다

오늘의 시작이 지금부터다

가끔 이런삶을 사는것에 대해 회의감이 든다


모아놓은 돈은 3억 남짓하다
물론 또래에 직장인들보다 많은 돈을 모았다
그만큼 참고 견뎠기 때문에
남들은 차사고 술먹고 하고싶은것들을 다할때 난 견뎠다
그러자 3억이 생겼다

하지만 3억은
3억일 뿐이다
돈은 돈이기에 돈으로써 돈의 할일을 다한다
돈은 열심히산다
돈은 돈의 의무 말고는 하는일이 없다
돈을 불쏘시개나 휴지등으로 이용하지않는다 그러므로 돈은 자기할일을 다한다



담배한대를 다피고 꽁초와 잡생각을 한번에 버린다

회사에 들어간다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사원들이 날 반긴다

젊은 나이에 경력과 스펙을 인정받고 여러 업무실적을 내자
승진을 했다

난 과장이다
31살이지만 난 회사가 원하는걸 제공했고
회사는 내게 그에 맞는 명칭과 보상을 주었다

일은 말단일때보다 쉬웠고
시간이 남았다

점심시간이 되고
사원들을 불러모아 점심을 산다

속은 전혀 아니지만
겉으론

'기분이다!' 를 연신 내뱉는다
점심값이 24만원이 나왔다
아깝지 않다
나도 말단일때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한지 알고있다

그 스트레스를 달래주는건 상사의 회식일지도 모른다
단체로 카페에 간다
커피를 산다
커피값아 또 10만원이 나왔다
개의치 않는다
내한달월급의 30분의 1을 오늘 점심에 썼고 또 이 금액은 내통장에 있는돈에 붙는 연이자의 50분의 1이다
한달에 한번 또는, 2~3주에 한번의 회식으로 사원들의 마음을 산다면 그걸로 난 충분하다

다시오후일과를 시작한다
그럭저럭 오후일과가 끝났다
집을가기위해 다시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탄다
또다시 사람사이에 끼어 제대로 서지도 못한채 내가내릴 정거장의 이름만 찾는다

아파트 앞
다시한번 숨을 크게
들이마쉬고 들어간다
외로움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간단한 서류 정리를 서재에서 마치고
인터넷 서핑을 하다 베란다로 나와 바깥공기를 쐰다

여름이라 그런지 해가 이제야 뉘엿뉘엿넘어간다

핸드폰이 바삐울린다 친구놈전화다
받지않는다 오늘 안받은 부재중만해도 30건이 넘는다

내 초고속 승진과 연봉에 탐이나
술한잔 사주지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에 내게 전화를 거는놈이 태반이다

잠시 눈을 붙이자
침대에 눕는다
잠이들고

해가뜬다
다시 아침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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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진 않지만 경험한 소소한 이야기 (by 변에서온그대) 무섭지는 않은데, 내가 세상에 귀신같은게 있을수도 있다고 믿게된 부모님실화 (by 강남이강남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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