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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눈깔사탕의 추억

백상아리예술대상2024.01.12 08:19조회 수 97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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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외갓집에서 들은 이야기를 각색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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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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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도 없고 휴대폰도 없던 시절.

나는 언제나 마을 입구의 버드나무 앞에서 장터에 나가선 아버지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저 멀리서 얼큰하게 취해 콧노래를 부르며 비틀비틀 걸어오시는 아버지의 모습은 약간 부끄러웠지만 

언제나 처럼 낡은 자켓 주머니에 들어있을 눈깔사탕은 날 기대하게 만들었고 

동생들보다 하나라도 더 받아 먹어 우쭐해지고 싶은 마음이 이 기다림의 지루함을 해소하게 해 주었다.

 

-아버지예~ 오늘도 눈깔사탕 사왔습니꺼?

-으헤헤헤~ 우리아들. 아버지 기다렸나?

 

알콜냄새를 풍기며 기분좋은 듯 안겨드는 아버지는 안중에도 없고 나는 자켓 주머니에 눈이 가 있을 뿐이다.

 

-내 사탕 주이소 아버지. 기다린다고 목 빠지는줄 알았습니더.

 

아버지는 아랑곳 하지 않고 그저 웃고있을 뿐이다.

이렇게 시덥잖은 실랑이를 벌이는 중 뭔가 싸한 기분이 든다. 어디서 이렇게 한기가 느껴지나 하니

버드나무다. 버드나무 위에서 누군가가 쳐다보는 기분이 든다.

버드나무 가지 위에 검은 사람 형상이 보인다.

5~6살 쯤 되는 어린아이가 양반다리로 앉아 눈도 깜빡이지 않고 계속 날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나는 잘못 본게 아닌가 해서 계속 그쪽을 응시했지만 아무 미동도 없이 그 아이도 날 쳐다만 보고 있다.

이상하게 생각 들어 한번 불러 보았다.

 

-야야~ 니 거기 있으면 위험하데이. 퍼뜩 내려온나.

-............

-니 말 못하나? 내가 손 잡아 주께 이리 와봐라.

-.............

-자 내 손 잡아봐래이

 

나는 손을 아이쪽으로 내밀었다.

아버지가 내 행동을 보고 슬쩍 나무위로 쳐다 본다.

나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한마디 거든다.

 

-아버지~ 쟈 나무위에서 올라가가 몬내려 온다.  함 봐보이소.

-(한참 쳐다보신 후)...그 있기는 머가 있노? 암것도 안보이구만

  쓸데없는 소리말고 집에 가자~ 

 

술이 꽤나 취한 아버지는 듣는둥 마는둥 나를 밀치며 집으로 유도했다.

나는 잘못 본게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아버지 손을 잡고 집으로 걸어갔다.

 

그때 시간은 대략 밤 10시 즈음,

우리집은 동네 입구에서 꽤나 깊숙한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동네 회관을 지나 몇차례의 논길을 가로질러 가야만 한다.

논길은 좁고 질척 했으며 가로등 하나 없어서 논에 고여있는 농수에 비친 달빛을 전등삼아 걸어갈 뿐이다.

오늘따라 개구리의 개굴~ 개굴~ 우는 소리도 스산하다. 

 

스윽~ 스윽~

 

무언가 우리를 뒤따라오는 기척이 느껴진다.

 

잠깐 걸음을 멈추면 그 소리도 멈춘다.

이미 아버지는 저만치 앞에서 걸어가고 있고 나는 계속 이 신경쓰이는 소리를 들으며 걸어갔다.

흔한 산짐승이라고 생각 했으나 뭔가 미묘하게 달랐다.

궁금하기도 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무섭고 겁이나서 그 존재를 확인하고 싶지가 않았다.

단지 집으로 들어가 따뜻한 안방에서 어머니, 동생들과 함께 눈깔사탕을 먹고싶을 생각 뿐이었다.

그런데 점점 가까워지는 기운을 느껴 위기감에 휩싸인 나머지 슬쩍 뒤돌아 봤다.

 

- 으악~~~!!!

 

아까 버드나무에서 본 아이가 논길을 네발로 기어오고 있는 것이다.

흰자가 없는 검은 눈은 여전히 나를 바라보고 있고 입은 사람이 지을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 귀까지 찢어진 상태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하고 있었다. 

 

- 아버지!! 아버지요!!

 

나는 비명을 지르면서 아버지를 쫒아가려 했으나

아버지는 어느샌가 사라져 보이지가 않았다.

 

스윽~ 스스스윽~~스윽~ 스윽

 

날 쫒아오는 소리가 더욱 빨라진다.

 

이 악몽같은 순간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조건 달려서 집으로 가야 했다.

슬리퍼에 돌이 들어와 발도 아프고 무서워서 눈물이 나지만 어쩔수 없다.

머리를 비우고 계속 달리고 또 달렸다.

 

가까스로 집으로 들어와 재빨리 대문을 잠그고 쓰러지듯 주저앉아 가쁜 숨을 쉬었다.

 

- 헉...헉

- 아까 그게 뭐꼬?? 아버지는 어디가뿌고?

 

혼자서 중얼거리고 있을때 아버지가 타올을 목에 두르고 런닝 차림으로 안방에서 터덜터덜 걸어 나온다.

만신창이가 된 내 모습을 보고는 아버지가 놀라신다. 

 

-니 어디갔었노? 갑자기 사라지가 1시간만에 들어오네.

 니 어디 가면 간다카고 나가라 짜슥아.

 

그러면서 헛기침을 하며 태연히 화장실에 소변을 보러 가신다.

 

이 모든게 믿기지가 않은 상황이므로 어린 나는 어떻게 할 수도 없이

악몽이라고 자기 자신을 세뇌시키며 어머니의 품에서 공포를 잊어가야만 했다.

 

그날 밤은 유난히 길고 길었다.

.

.

.

 

다음날 아침 무언가가 대문바닥 문틈에 끼어있다.

너덜너덜하고 피뭍은 오래된 빗자루가 실에 둘둘 감겨 괴상한 형상을 하고 있다.

 

세수를 하러 나온 아버지가 그걸보고 한마디 하길

-아이고 저거 뭐꼬. 누가 도깨비 만들라꼬 저짓을 했노...쯧쯧

 우리집에 들어왔으면 클날뻔 했네~  빨리 가온나. 태우뿌자.

 

나는 잡 쓰레기들과 함께 타고있는 빗자루를 바라보며 

전날 달리다 넘어져 무릎에 생긴 상처의 쓰라림을 다시한번 느낀다.

문득 바지 호주머니 안에 무언가가 느껴진다. 눈깔사탕이 하나 있다.

투명한 껍질을 까서 곧바로 입속으로사탕 하나를 넣는다.

 

이 기억은 평생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달리다 다친 무릎의 시큰함과

혀에서 녹아드는 눈깔사탕의 달콤함은 여전히 기묘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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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써보는 괴담이라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이해해 주시고 봐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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