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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연기(煙氣)

노사연칸타빌레2024.01.31 04:57조회 수 79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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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물건(物件)이 불에 탈 때에 일어나는 흐릿한 기체(氣體)나 그 기운(氣運)


 제사를 지낼때 향을 피우는것은 그 자체로도 주술적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중요한것은 그것이 뿜어내는 기(氣)이다. 


뿌연 연기는 음기를 모아들이기 쉽기때문에 우린 이것을 항상 조심해야한다,


그러나 끽연중에 생기는 담배연기 샤워중에 생길수있는 수중기 날씨때문에 생기는 안개


생각보다 이것들은 우리에게 가까이있다.


이런것들이 여러 특수한 상황과 겹치게되면 가끔 보여서는 안되는게 보인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 중심에 있다면 그것들 역시 우리에게 접촉하는게 훨씬 수월하다.


나는 이러한 경험을 몇번인가 겪었었다.


화장실에서 용변을 볼때에 난 항상 담배를 챙긴다.


내 좁다란 화장실은 이내 용변을 볼때엔 줄담배로 인해 항상 뿌예진다.


그럴때면 항상 낮은 화장실 천장에서 괴상한 존재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물을 내리려 허리를 굽힐때 그것이 내 머리채를 잡아채려는듯 정수리로 서늘한 기운이 엄습한다.


나의 착각이라고 할수도 있겠으나 잘 생각해보면 우리집 화장실은 항상 기(氣)가 생긴다.


샤워할때엔 뜨거운물을 받아두고 용변을 볼땐 항상 담배를 챙긴다.


담배연기와 수중기


그것들 때문에 그것이 항상 그곳에 있는것일지도 모른다.


애써 그 존재감을 무시하길 여러날


그 일이 생겼다 


나는 그것을 두눈으로 목도했다.


여느날 처럼 하루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위해 샤워를 하던중 모든 불이 일순간 꺼져버렸다.


머리를 감던도중이라 머리가 온통 샴푸투성이었고 거품때문에 눈을 똑바로 뜰수조차없었다.


내가 받아뒀던 뜨거운물에 실수로 손을 담궈 화상을 입었던 일은 이 모든 사건이 끝나고 나서야 자각할수있었다.


떠지지도 않는 아픈눈을 억지로 부릅뜨고 화장실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내가 그때에 느끼던 감정은 원초적인 공포 그 자체였다.


이성이 완전히 마비되고 이곳을 탈출해야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아니 생각이 아니라 동물적 본능에 가까웠다.


다 큰 성인남성이 그렇게 벌벌떠는 광경은 쉬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의 존재감이 평소보다 수십배 수백배 강해져있었고


그리고 눈을 제대로 뜨지 못했지만 난 확실히 느낄수있었다 늘상 느끼던 정수리에 그 서늘한 느낌은 이제 내 머리채를 잡아채려 하고있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난 애써 그 공포를 떨쳐버리기 위해 그것을 마주하고자 그것을 주시했다.


그것이 없길 바라면서 이 모든것이 나의 착각이길 바라며


흡사 궁지에 몰린 생쥐가 고양이를 무는 심정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리석은 만용이었고 기대와는 달리 그것은 그 자리에 있었다.


그것이 서있는지 앉아있는지 분간이 안됬지만 그것은 분명 나를 보고있었다.


뿌연 수중기 사이로 그것을 본 난 그것이 우리가 볼수도 보아서도 안되는것 이란것을 온몸으로 나의 세포 마디마디로 실감할수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나에게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그때 때마침 불이 다시들어오지 않았더라면 나도 내가 어떻게 됬을지 잘모르겠다.


내가 샤워를 하던 시각은 1시경으로 축시에 속하는 시간이었다. 


축시와 어둠 그리고 연기 


음기를 강하게 하는 이런 특수한 상황들은 나같은 일반인들도 가끔 그런것들을 볼수있게한다.


그리고 만약 그것을 보게된다면 당신들이 나만큼 운이 좋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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