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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단편] 낙원으로부터의 추방

패륜난도토레스2024.03.09 18:06조회 수 51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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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웃긴대학 초록환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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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신이 든다.

어디지? 사방이 컴컴했다. 순식간에 숨이 가빠온다.

하아, 하아 ... 방향감각이 멀쩡한거라면 난 앞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손이 묶여 있다. 발도 마찬가지다. 있는 힘껏 발버둥을 쳐봐도 소용없다. 손 발을 붙잡고 있는게 뭔진 모르겠지만

철컥 철컥하는 소리조차도 나지 않는다.

"여기 누구 없어요!"

목청이 터져라 소리쳐도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는다. 침착, 침착해지자.

우선, 소리를 크게 외쳤는데도 메아리 같은게 들려오지 않는 걸로 보아 이곳은 야외가 아니다.

밀폐된 방같다. 내 손발을 묶고 있는 장치는 쇠같은 것이 아니라 가죽같다. 부드럽지만 아주 견고한 느낌이다.

손, 손목, 발, 무릎, 허리, 가슴 등 온갖 부위가 묶여있다.

"여기 누구 없어요! 씨이발! 누구 없어요!"


순간 불이 켜진다.

수술용 의료 램프 같다.

눈이 멀어버릴 것 같다. 맙소사, 손 발 뿐이 아니다. 나는 내 눈꺼풀조차도 결박되어 있는걸 깨닫는다.

시력교정 수술을 할 때처럼 윗 눈꺼풀과 아랫눈꺼풀이 각자 쇠 족집게 같은 것에 집혀있다. 눈을 감을 수 없다.

눈물이 줄줄 흐르고 안구에 통증이 엄습한다. 너무 강한 빛이 안구로 쏟아져들어온다.

램프 앞으로 검은 윤곽의 사람이 보인다.

"여기 있으니까, 닥쳐"

필사적으로 눈동자를 돌려본다.

"누구요? 누구야, 대체 왜이러는 거야? 응?"

그가 눈 앞에 다가와 선다. 키가... 나보다 작다.

"제발 부탁이야, 뭘 하려는 건지 모르겠지만 이대로 날 풀어주기만 한다면 신고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게요

제발 날 풀어줘요"

서서히 상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초록색 의료마스크에, 의료복. 수술실에 들어온 의사같은 복장이다.

나는 재빨리 상대의 손에 메스나 그외 비슷한 흉기가 없는지 살핀다. 그런 것은 들고 있지 않다.

"제발 부탁이입니다... 정말로 신고하지 않을게요. 뭘 원해요? 돈? 얼마든지 줄 수 있어. 제발 살려주세요"

상대방은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는다. 아니,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다. 의료마스크에 가려져

상대방이 무슨 표정을 짓는지는 전혀 알 수 없다. 저 눈... 다만 저 두 눈은 고요하다.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없다.

"정말이에요, 정말로 아무짓도 하지만 않는다면 신고같은짓은 하지 않을겁니다."

상대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 어쩌면, 말이 통하는 걸 수도...

"저,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대체 왜..."

나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다. 상대가 긴 바늘을 꺼내는 까닭이다. 족히 30cm는 되어 보인다.

그 손은 바늘을 단단히 움켜 잡은 채,

정확하게 내 성대를 향해 다가왔다.

작은 따가움이, 이윽고 긴 통증이 되어 나를 덮쳐왔다. 나는 비명을 질렀다.

비명을 지르는 내내 목젖을 꿰뚫고 있는 무섭도록 긴 바늘이 목울대를 타고 진동하는 느낌이다.

이윽고 비명이 잦아들자, 상대가 입을 열었다.

"다시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소리 하지마"

상대는, 여자였다.


2.


상대는 바늘을 빼냈다. 몰랐다. 박혀들어오는 것보다 빼내는 과정이 더 고통스럽다는 걸.

놈은 박혀들었던 속도보다 훨씬, 훨씬 더 천천히 바늘을 빼냈다.

나는 조그맣게 신음했다. 그리고 가는 금속이 내 몸을 빠져나가는걸 느끼며 부르르 떨었다.

"당신은, 날 기억하지 못할거야"

상대는 빼낸 바늘을 하얀색 소돔 거즈로 닦아냈다. 옅은 붉은 색이 거즈에 묻어났다.

"하지만 난 당신을, 기억해"

수술용 램프의 불빛이 눈알을 태워버릴것 같았다. 계속해서 눈물이 흘러 쇄골 아래로 뚝뚝 흘러내렸다.

그리고 깨달았다. 지금 난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다. 나체의 상태로 묶여 있다.

"날 죽일겁니까?"

목소리가 갈라져나왔다.

"아니"

두려워 숨막힐 것 같고, 눈알지 타버릴 것 같은 상황에서도 한조각 안심이 되는게 미친듯이 비열하다.

"죽이는건, 당신에겐, 사치야. 그런 간단한걸, 하겠다고 이렇게 재미있는걸, 준비했을리가 없어"

상대가 갑자기 램프 불빛을 탁, 꺼버렸다.

순식간에 암흑이 찾아왔다. 눈에 얼음을 얹어 놓은 듯한 기분이다.

"오랫동안, 준비했어. 기대해도 좋을거야. 처음엔, 당신 말대로, 그냥 죽여버릴까도, 생각했었지.

하지만 생각해보니까, 너무 쉬운거야. 그리고 당신이, 반성할만한, 시간도 고통도 없이, 모든게 끝난다고 생각하니,

그건 또 싫었어. 하지만 오늘, 난 기다림의 가치를, 알게 될거야. 당신도 마찬가지야."

다시 불이 켜진다. 의료용 램프가 아니다. 낡은 영사기계다. 눈알을 돌려보니 내 머리 위에서 빛이 들어오고 있다.

정면에 있는 하얀 벽으로 빔 프로젝트가 켜지고, 영상이 돌아가기 시작한다.

한 남자가 나온다.

"자, 이거 받으렴"

"딸기맛이에요?"

"음... 아니란다. 아마 이건 사과맛 같구나"

"전 딸기맛이 좋은데"

"아저씨가 다음에는 딸기맛으로 사오마. 투정부리면 못된 아이인거 알지?"

"네, 감사합니다"

"그러면, 저번에 알려준걸 마저 해보자꾸나. 아픈걸 참아야 용감한 아이라고 말했지?"

"네에"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여자아이가 남자 앞에 무릎 꿇었다. 작은 단발머리가 천천히 흔들리기 시작한다.


3.

빔 프로젝트가 꺼지자 다시 어둠이 찾아온다.

"잘못이야. 잘못했어. 내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부탁입니다"

듣고 있을까? 보이지 않는걸 둘째치고 아무런 소리조차 들려오지 않는다. 대답이 갑자기 왔다.

"좋았어?"

"제발...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좋았어?"

"아닙니다... 제발..."

다시 수술용 전등이 켜지고, 핏발선 눈이 확 다가들었다.

"대답해! 씨,발! 좋았느냐고! 그 때 내 동생이 몇살이었는지는, 기억하겠지? 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도?

처음엔 간단했겠지? 입으로 하라고, 했어? 마치 사탕을 빨아먹는 것처럼? 아니면, 손으로 하라고 했나?

인형놀이를 하는 것처럼? 부모님이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하지 말라고 했겠지? 아저씨와 둘만의, 약속이라고?

비디오 테이프로, 찍었어? 두고 두고 간직하려고? 그러다 결국엔 그 더럽고, 입에 담기도 힘들만큼 그 더러운, 욕망으로

뭘 했는지, 기억나? 좋았어? 씨,발... 대답해"

"제발...부탁입니다... 정말 잘못했습니다. 하루도... 후회하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

매일 후회하고... 후회합니다. 정말이에요. 저는... 죄값을 치렀습니다. 매일 치르고 있지요. 그러니까 제발..."

상대는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그래, 너 돈 많지. 내 비싼 수술비 전액을 다 내주고... 불쌍한 우리 엄마 입, 틀어막게 한다음에...

술에 꼴아사는 내 아비란, 개,새끼한테 돈 몇푼 찔러주니까... 아동 성폭행,이 합법이 되는 나라였지, 우리 나라가.

내 동생은 꽃도, 못 핀 몸으로... 욕망에 찌든 돼지새끼 정액이나, 받아주고... 난 그돈으로... 목숨 부지하고, 말이야"

나는 체념한다.

"죽일거면, 죽여! 이 씨,발년. 애초에, 애초에 살려줄 생각도 없었지? 그래 내가 니 동생 따먹었다 이 씨,발.

나잇살 처먹고 어린것들이 좋아서 돈주고 사서 먹다가, 이제 정신줄 나가서 뭣도 모르는 새하얀 것들 건드려봤다.

재수없게도 그게 니 동생이었고. 재미? 좋았지. 좋아죽었어. 착한 짓해야, 아픈거 참아야 언니가 빨리 낫는다는

소리에 쪼그만 것이 이를 악물었던게 생각나네. 좋았어. 좋아 죽었다 이 개,같은 년아!"

상대는 다시 말이 없다. 이걸 듣고 싶었냐? 빨리 죽여라 이제.

 

4.


"말했다시피, 나는 당신 안죽여. 절대로, 안죽여. 당신은 그보다 더 오래 오래 살아서, 반성을 해야 돼"

두려움은 사람을 실성하게 한다던가, 아니면 호기로워지게 한다던가. 그게 그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나 돈많아서 어린애 강간하고도 멀쩡히 태연자약하게 잘 산다. 그리고 어쩌냐? 아직도 돈 많아.

길게 말할것도 없이 빨리 죽여라. 죽이지않으면 내가 너 죽인다. 지금 여기서 나 죽이지 못하면 니가 죽는다."

갑자기 다시 빔프로젝트가 켜진다.

커다란 사진이 눈 앞에 펼쳐졌다.

"이런 씨,발..."

딸, 내 딸이다.

"이런 개 잡같은 년이... 내 딸 건드리기만 해봐, 정말로 가만 안놔둔다. 정말로 가만 안놔둬! 개같은 년!"

"밖에서는... 존경받는 기업가이고, 유력한 지역 인사고, 자상한 남편에, 자상한 아빠겠지? 그래서,

왠 미,친년이 딸 사진만, 꺼내보여도 입에 거품을 무는, 그런 아빠란, 말이지. 그런데...

왜 내 동생한테는 그런짓을, 했어?"

온 몸을 발버둥쳐보지만 결박은 풀리지않는다. 흠조차 생기지 않는다.

"발버둥치지마. 난 너한테, 받은 돈으로 병이 다 나았어. 그나마도 내 아비가 술이랑 도박으로 탕진해서

수술만 끝냈을 뿐이야. 차후에 우리 어머니가 온갖 일을 도맡으며 날 살려냈어. 난 여러번 죽을 뻔했어.

내 동생과 내 엄마가 날 살렸어. 난... 공부를 잘했어. 불행인지 다행인지 항상 일등이었지.

엄마가 참 좋아했어. 하지만...

동생은 트라우마 때문에 남자들과 말도하지 못했어. 자라나면서 알게됐거든. 자기가 어릴 때 입에 물었던게 뭔지,

자기 안에 들어왔던게 뭔지, 자기 위로 뿌려지던 끈적끈적한 액체가 뭔지... 남자라면 기절하려고했어.

눈을 벌벌벌 떨었지. 그러다가,

자살했어"

딸칵, 소리와 함께 사진이 바뀐다.

"내 동생이야, 너무 예쁘지. 이렇게 예쁜 아이가, 죽었어. 안타깝게 말이야.

유서에 이렇게 써놨어. 언니는 똑똑하니까, 꼭 아픈 사람들을 고쳐주는 의사가 되라고 써놨어.

식당일을 하는 어머니와, 성폭행당한 여동생과, 술과 노름을 일삼는 아버지에다가

공부를 잘하는 의대지망생 언니라니 너무도 그럴듯한 구식 드라마잖아? 그래서 그렇게 했어.

나는 꼬박 꼬박 장학금을 받아서 대학교까지 갔어. 당신네 회사에서 후원하는 장학금으로 말이야.

외과의학 수석 입학까지 했어 나는"

내 눈이 번뜩인다.


5.


오른손의 결박이 약간 느슨해졌다. 계속해서 힘을 주는 사이 아주 조금씩 끈이 점차로 느슨해지고 있다.

이걸 풀어낼 수 있을까? 아주 견고한 결박이다. 있는 힘을 다해 팔을 비틀어야만 미세하게 결박이 느슨해진다.

어쩌면 내 기운이 먼저 빠질수도 있겠어.

조심해야한다, 저 년이 눈치채게 해서는 안된다. 말을, 말을 붙이자. 주의를 돌려야한다.

"내 돈으로 공부한 년이, 지금 이렇게 날 붙잡아놓고 있다는 소리아냐. 어이가 없어도 개좃구녕만치도 없네.

이런 씨,발. 그럼 왜 나를 붙잡아둔건데? 죽일테면 빨리 죽여. 거듭거듭 말하지만, 내 딸 건드리면 넌 죽어.

너같이 근본없는 것들이랑 같은 애가 아니야. 알아!"

딸칵, 다시 사진이 내 딸의 얼굴로 바뀐다.

"미안하지만, 말했다시피 난 당신 안죽여. 죽이는 것보다 더 한걸 해줄 작정이라고 했잖아.

내 눈이 커진다. 부릅뜬다.

여자가 단단히 밀폐된 줄 알았던 수술실 문을 열고, 이동용 매트리스를 밀고 들어온다. 누군가 눕혀져있다.

천이 덮여있어 누군지는 알 수 없다.

"죄없는 아이라는걸 알아. 하지만 그걸 알아두었으면 해. 내 동생도 죄가 없었어."

천을 풀어내자, 잠들어있는 딸아이가 보인다.

죽었나? 눈알을 미친듯 굴리며 쳐다보지만, 미약하게 오르락 내리락하는 가슴이 보인다. 호흡하고 있다.

"이게 대체 무슨 짓이야 씨,발!"

그년이 내 팔에 쥬브를 묶고 혈관을 떠올리고 있었다. 손바닥으로 몇번 얌전히 어르자 팔꿈치 안쪽에 혈관이 선명해진다.

"조금만 참아, 아프진 않을거야"

"이 씨,발년아, 이게 뭐야! 무슨 약이야!"

"가만히 있어, 곧 알게될 테니까."

차가운 약물이 혈관을 따라 몸으로 들어가 구석구석 퍼지는게 느껴진다. 눈에 핏발이 서고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

"에피네프린이야. 아드레날린과 같은 효과를 가지지. 흥분, 운동능력증가, 판단성 상실을 가져오지. 통증도

없애주기도 하고. 니 딸에게 투여한 약물과 정 반대되는 약물이지.

딸에겐 몰핀을 좀 놔두었어. 적량보다 좀 많이 넣었어. 로큐로니움도 넣었고, 그래서 근육이 다 풀려져있는

근육이완 상태야. 프로포폴도 섞어 투약했으니까. 외과수술할때의 전신마취랑 비슷해. 두시간가량은 무슨 일이

있어도 안일어난다고 보면 돼"

심장박동이 점차로 빨라진다. 숨이 가빠지고, 전신에 땀이 맺히기 시작한다.

다시 수술용 램프가 켜진다. 안구가 타들어갈것 같다.

"간과하고 있는게 있는데, 내가 널 묶어둔 장치는 근육장애가 있어서 스스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장애인들을 위한

특수 침대야. 그걸 내가 좀 개조했어. 몸이 단단히 묶여있으면 좋을텐데.. 그래야 내 의지대로 할 수 있거든. 하긴

사실 간단한 동작만 할 수 있으면 되긴하지만"

심장이 터질것같이 빨리뛰고 이제 입으로 숨을 몰아쉬지 않으면 호흡이 곤란할 정도가 된다.

"이쯤이면 내가 원한 상태가 될텐데? 아, 됐군"

그 년이 다가와 손가락으로 내 아래를 퉁 건드려본다.

"좋아... 아주 단단해. 에피네프린은 아드레날린과 같아서. 발기를 유발시키거든. 그럼 이제, 기다려봐"




6.

그 년이 딸의 옷을 벗기기 시작한다.

"무슨 짓을 하려는거야? 그만 둬 이 미,친년아!"

개의치않고 상대는 옷을 벗기기 시작한다.

"아주 예뻐, 남학생들한테 인기도 많지? 어떻게 아느냐고? 말했잖아. 오랫동안 준비했다고. 내가 의사가 될 때까지,

그리고 이 약물을 구하게 될 때까지, 너무 오래걸렸어. 그래도 네 딸은 열일곱이나 되잖아. 내 동생은 여덟살이었어"

그 년은 벗겨낸 브래지어와 팬티를 내 쪽으로 던진다.

"너같은 짐승에게서 이토록 예쁜 딸이 태어난 것이 신기해. 그리고 고마워. 예쁘고 아름다운만큼 너의 속죄도 크겠지?

아냐, 묘할걸? 넌 짐승이니까. 넌 진짜 짐승이니까"

그 년이 손을 움직여 딸의 자세를 바뀐다. 어릴때, 씻겨준 이후로 보지 못했던 딸애의 아래가 다리와 함께 활짝

펼쳐져 내 쪽을 향해있다.

"자, 시작할게"

그년이, 그년이 침대를 내 쪽으로 밀고온다.

"그만해! 씨,발!"

넌 미쳤어! 제발 그만해!

그만 우아아아악!"




"잘 들어갔네.. 소름 끼칠 정도로 딱딱한 걸? 어때? 딸 안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 따듯한가?"

눈물과 콧물이 질질 흘러내려 딸의 배로 뚝뚝 떨어진다.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움직이지 않으려고 해도 소용없어, 에피네프린이 투여된 이상 그 돌같은 발기는 세시간은 멈출일 없이 지속될테니까.

니 딸 얼굴좀 봐. 소름끼칠정도로 고요하지? 마치 잠들어있는 천사같잖아. 아무것도 모르고 새근 새근...

가장 연약한 부분으로 이렇게 단단한게 거침없이 들어갔는데도, 통증도 못느껴.

내 동생도 그랬어?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얼굴을 가지고 니 좃을 물었나?"

그 년이 네모난 리모컨을 들어 올린다.

"자 기대해"

그리고 나를 묶고 있는 구속구의 골반부분이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런 미,친! 미,친년아! 씨이발! 씨바알!... 그만해!"

"어때?"

"씨파할... 씨,팔!! 그만둬 씨,팔..."

"눈도 못감게 해두기를 잘했네. 똑똑히 봐. 딸 얼굴을. 그리고 정신없이 피스톤질하는 추악한 니 좃도 똑똑히 봐."

그 년이 버튼을 하나 더 누르자 움직임이 좀 더 격렬하고 빨라졌다.

눈물과 침이 아래로 흐르지않고 공중으로, 사방으로 비산하기 시작했다.

"우아아아아! 우아아아!"

"굉장해. 나이먹고도 굉장한 기력이야"

"죽여버리겠어, 이 미친 년, 우아아!"


7.


"자 잘 사정했나? 깊숙이, 한방울도 남김없이. 딸 안에 남기고 왔어? 그런것 같네

자 이로서 공평해진것 같아. 난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뭐 만족이야.

내 동생은 죽었지만 넌 살아있잖아. 그것만으로 엄청난 차이라고 생각해 나는"


나는 눈물이 질질흐르는 핏발선 눈으로 그 년을 쳐다봤다.

"그렇게 쳐다보지마. 아직 멀었으니까. 다음은... 컥"

나는 오른손으로 그 년의 목젖을 움켜잡았다.

"컥, 커억...!"

단 한번의 기회다. 지금 여기서 이 년을 죽이지 못한다면 내 딸도, 나도 모두 죽을 것이다.

이런 미친년이 애초에 나와 딸을 살리겠다는 생각으로 이런 일을 꾸몄을리가 없다.

왼손과 다리는 아직도 묶여있다. 내 앞에 있는 딸은 아직도 나와 붙어있다.

놓치면 끝장이다. 평생 쓸 힘을 오른손에 끌어모아 살을 찢어내겠다는 심산으로 목을 졸라야한다.

"컥, 커거거..."

년의 손이 무기력하게 내 오른팔을 할퀴고 꼬집지만 소용없다. 나는 눈물과 콧물이 흐르는 얼굴과 눈으로

똑똑이 죽어간느 년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다. 고정된 눈꺼풀이 유용하다.

움직임이 조금씩 잦아들더니, 이윽고 년이 몸을 부르르 한차례떤다. 죽은듯 하다.

하지만 년이 움직임을 멈춘 이후에도 난 한동안 목을 조르고 있다.

팔에 쥐가 난 것 같다.

그정도 힘으로 졸라냈던 것이다. 힘겹게 년을 수술실 바닥으로 집어던진다. 다 끝났다.

모든건 수습할 수 있다. 오른손이 풀려있으니, 이제 이곳을 빠져나가기만 하면 된다.

저 년이 비밀리에 일을 진행했겠지, 상황만 냉정하게 본다면 다시 존경받는 기업인이자 자상한 남편과 아버지로

돌아가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딸의 전라를 쳐다보자 다시 충격적인 파문이 인다. 잊자, 다 잊자. 지금은

수습만 생각하도록 하자. 울음이 나온다. 혼자 끅끅거리며 오른손으로 왼팔의 구속을 풀어내려고 해본다.

그때였다.

빔 프로젝트가 갑자기 켜졌다.

나와, 딸의... 교접 장면이 빔 프로젝트로 생생하게 흘러나온다. 나의 비명과 절규, 흔들리는 딸의 모습이며

허리를 흔드는 나의 모습. 한가지 앵글이 아니다. 몇개의 앵글이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동영상이다.

그리고, 동영상들은,

나의 회사 홈페이지와, 딸의 페이스북으로 업데이트되기 시작한다.

15분 여간의 영상이, 회사와 SNS로 로드되자 화면이 암전되더니, 글자가 떠오른다.


'동생곁으로 갈게, 너희도 따라오길 바래. 안오고 배기겠어?'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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