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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지금 생각하니 무서웠던 친구

패륜난도토레스2024.03.09 18:12조회 수 181추천 수 2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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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에 저는 시골의 초등학교에 다녔습니다.

워낙 시골이라서 반이 1개뿐이고, 6학년까지 겨우 100명이 넘을까말까한 학교였었죠.



제가 2학년때 같은 학년에 진구(가명)이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1학년때 다른지역에서 전학을 와서 이제 겨우 1년정도 친하게 지낸 친구였죠.

이 친구는 성격도 좋고 말도 잘하는 명랑한 친구였습니다. 다만 특이한 점이 몇가지가 있었어요 .



첫번째는 소유욕이 참 강했었습니다. 물건이고 사람이고, 우선 자기꺼라는 생각이 들면 무지하게 고집을 부리면서 가질려고 노력했어요. 어릴적에는 딱지치기도 하고 구슬치기도 좀 했었는데, 자기가 딴건 꼭 챙기면서 잃어버린건 절대 내주지 않을려고 했었죠. 그것때문에 친구들이랑 참 많이 싸웠어요.

친구관계에서도 , 자기 친구라고 생각되면 절대로 다른 친구에게 양보하지 않을려고 했었죠. 자기가 마음에 든 친구가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는것을 참 싫어했고, 괜히 다른친구들과 못 어울리게 이리저리 끌고 다닐려고도 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참 욕심이 많았던 것 같네요 .



두번째로, 이 친구는 무서운 것을 보면 꼭 이불을 뒤집어쓸려고 했고, 자기의 장난감이나 잃어버리면 안되는 물건이 있을때도 꼭 이불속에 넣어두는 버릇이 있었어요. -_- 이불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은 세상과 격리되어 아무도 찾지 못한다는, 설령 그사람을 찾는 존재가 귀신일지라도 어쩔 수 없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밤에 화장실을 갈 때도 옆에 작은 담요를 껴안고 갔으며, 어린애들끼리 근처 동굴담험을 할 때도 이녀석만은 이불을 옆에 꼭 끼고 나타나더라구요.



2학년 겨울방학이 될 무렵에, 이 친구는 갑자기 이사를 갔습니다. 동네에서 친구들과 알까기(?)를 하고 있는데, 이 친구 아버님과 어머님이 포터를 타고 한짐 가득 실어서 어디론가 가시더라구요. 뒤에 이 친구가 타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후로는 그 친구를 비롯해서 그 친구의 부모님도 마을에서 전혀 볼 수 없었습니다. 친구가 살던 집만이 덩그러니 마을 귀퉁에 서 있을 뿐이었죠.



겨울방학 도중이었으니, 아마도 1월 중순쯤 되었을 것 같네요.

친구들과 이런저런 놀이를 하며 놀다가, 우연히 진구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때까지도 우리들은, 진구가 이사를 갔는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다만, 한동안 마을에 나타나질 않으니 먼 친척집에 잠시 가 있거니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추워서 밖에 있기도 무섭고, 아직 강가에 얼음이 얼지 않아서 스케이트는 타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들은 진구집에 가서 이녀석이 돌아왔나 안왔나 한번 살펴보러 가기로 했어요.



진구 집 앞에서 "진구야 놀자~" 를 열댓번 외치고 난 후, 그제서야 우리들은 진구네 집이 텅 비어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보통 사람이 사는 집과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은, 그 느낌부터가 확연히 틀리더라구요. 그 당시 진구의 집은 사람이 살지 않는 듯한, 약간은 서늘하고 냉랭한 느낌이 들었던 것으로 기억하네요 .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란 것을 확신한 후, 저를 비롯한 친구들은 곧장 집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저는 어린나이에도 "우리들만의 영원한 아지트"라는 부동산의 개념(-_-;)이 있었기 때문에, 친구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아쉬움은 금새 털어버리고, 우리들의 새로운 아지트가 생겼다는 생각에 많이 들떴었습니다. 마치 신비한 동굴을 탐험하듯이, 우리들은 안방과 부억, 그리고 다락방과 창고를 이리저리 탐험하기 시작했죠.



몇번 와본 경험이 있는 진구의 방 앞에 왔을 때, 갑자기 코를 쓰라리게 만드는 쾌쾌한 냄새가 느껴졌습니다. 창호지 문을 뚫고 나올 정도인걸 보니 어지간히도 냄새가 지독했었던 것 같네요. 마치 암모니아 냄새같기도 하고, 푹 삭힌 음식물 쓰레기 같은 냄새인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저를 비롯한 어린놈들은(;;) 용감하게 문들 박차고 들어갔지요. 왠지 이 냄새에 굴복하기에는 우리의 모험이 너무나도 위대했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요. 동네 형이 문을 열고, 제가 몽둥이를 휘두르며 뛰어들었죠.



생각과는 다르게, 방 안은 무지 깨끗했었어요. 물건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책상은 그대로 있고, 작은 장롱도 그래도 있더라구요. 구석에는 빗자루와 쓰레받기가 포개져있고, 그 옆에는 공책과 필통이 떨어져 있더라구요.

그런데 잠시 눈을 돌려서 책상밑을 봤는데, 그 밑에 이불이 놓여져 있었어요. 그것도 그 친구가 항상 들고다니던 이불이 어지럽게 펼쳐져 있더라구요. 그 옆으론 살짝 시커먼 액체가 고여 있고, 퀴퀴한 냄새도 거기서 나는것 같았습니다.

냄새의 원인을 찾자, 저를 비롯한 겁없는 초딩들은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우리들은 왜 그리 호기심이 왕성했던걸까요..ㅠㅠ 왜 하필 그 이불쪼가리까지 정복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요..;;



물을 열어젖힌 한살 위의 형이 또다시 막대기로 이불을 끄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슬쩍 올리니 뭔가 시커먼 털뭉치가 보이더라구요. 옆에 있는 녀석까지 합심해서 이불을 젖히고, 박스를 열어젖히듯이 사방으로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곤 한두명씩 구역질을 하기 시작했죠.



이불안에는 로보트 장난감 몇개, 퍼크(표준어로 불어넘기는 딱지?), 구슬 여러개, 만화책 여러권, 지폐 몇장.....그리고 새끼고양이 두마리, 강아지 한마리, 병아리 세마리(?) 기타 여러 잡동사니들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게다가 강아지는 몇달 전에 우리집 백구가 낳은 강아지더라구요. 눈뜬지 얼마 안되서 사라졌길래, 산짐승이 물어갔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친구의 이불속에서 발견이 된 겁니다.



어린 나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더럽고 역겨워서 그냥 나와버렸습니다. 무섭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구요. 게다가 그 로보트 장난감중 하나는 다른 제 친구가 잃어버린 것이었기 때문에, 진구를 도둑놈이라고 욕하기에 바빴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장난감과 구슬을 씻어서 다시 사용할까 말까를 고민하기만 했었죠.



진구는 그 이후로 본적이 없네요. 가끔 저는 그때 생각을 하곤 합니다.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할때 가장 무서웠던 점은, 동물들의 사체에서 정확히 목부분에만 칼질을 해놨더라구요. 목에만 피가 굳어져서 새까맣게 되어 있었습니다. 겨우 초등학교 2학년밖에 되지 않은 진구가, 그런건 어떻게 알았을까요;



상황이 눈에 들어옵니다. 강아지와 고양이, 병아리를 이불 속에 두었는데 자꾸 도망가니까 죽인거겠죠. 움직이지 않게 해서 이불안에만 두면 아무도 이 소중한 보물들을 찾지 못할것이라고 생각했겠죠.

어떻게 생각해보면 철없는 어린나이에 저지를수도 있는 일인것 같지만, 가끔은 무서운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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