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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설화

매화나무 고목에 깃든 귀신

Guess레기2024.04.14 21:11조회 수 142추천 수 1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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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씨申氏 성을 가진 사람이 영남 어느 고을을 다스리는 원님이 되었습니다.

그 고을에 있던 동헌 앞에는 조그마한 못이 있었으며 그 연못 속에는 섬이 하나 있었습니다.

섬 위에는 오래되어 보이는 매화나무가 하나 있었고 그 나무 등걸의 모습이 기이한 것이 용과 흡사하였습니다.

 

고을 원님에게는 일을 하기 좋아하는 손자가 있었는데,

그 손자는 이런 나무가 동헌의 외딴 섬에 있는 것이 보기 좋지 않았는지 동헌 뜰에 심으려 하였으며

나무를 캐려고 하는데 뿌리가 온 섬에 이미 퍼져 있었습니다.

뿌리가 매우 깊숙하게 내린 데다 또 온 섬에 여기저기 퍼져 있었으니

1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섬을 돌아다니며 거의 뿌리를 파고 간신히 뽑아 내었습니다.

 

그날 밤에 손자의 꿈에 흰 머리카락의 노인이 나타나 하는 말이

“내가 땅에서 편안하게 살았던 것이 100여년이 다 되어 가고 있는데,

네가 오늘 아무 이유 없이 내 집을 허물고 내 몸을 다치게 하였으니

내가 머물 곳을 빼앗은 너도 결코 오래 살지 못할 것이다.” 하고는 노여워하면서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 합니다.

 

그 손자는 뒤늦게 후회했지만 이미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으며

 

그런 일이 있은 후로부터 매화나무 고목은 말라 죽었고 손자 역시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이에 아! 이상한 일이다. 장미는 떨기로 피는 꽃이요, 매화는 약한 나무인데도 오히려 각각에 정령精靈이 있다.

이것으로 보건대 사물이 반드시 오래 되면 반드시 신神이 있는 것이니,

꽃을 보고 나무를 심는 이들은 삼가하여야 할 것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이덕형선생의 죽창한화에 나오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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