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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귀신보는 여자 - 선택

짱구는옷말려2024.06.18 16:22조회 수 71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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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엔 기이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편이다..

아니면,

내가 그것들을 몰고 다니는 것 일수도......














귀신을 본다......

어쩌면 그것은 선택 받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말하는 선택이란 결코 달갑지 않은 일이며,

평생을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무언의 고통과 공포를 느끼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 같은 종류의 사람들은 그 선택이란 단어를 이렇게 바꾸어 부르곤 한다.




“ 저주....................받았다고...... “









3~4년 전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조용한 성격의 회사 동료가 있었다.

입사 시기는 같았지만 워낙에 말이 없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던 언니는 (나보다 언니였다고 기억한다.)

털털하고 붙임성 좋은 나와는 다르게 항상 혼자였고, 굳이 사람들과 어울리려 들지도 않았다.

쩌렁쩌렁 울릴듯한 목소리로 반갑게 인사를 건네도 언제나 내게 돌아오는 건 반쯤 올라가다 만

입 꼬리 끝의 어색한 미소가 전부였기에 언제부턴가 나도 슬슬 그 언니를 멀리했던 거 같다.

그랬던 언니가 느닷없이 사표를 쓰고 회사를 그만 둔건 그다지 충격적인 일이 아니었다.

아니, 처음엔 언니가 회사를 그만 둔지도 몰랐다는 게 맞는 말이다.

언제부턴가 그 언니는 보이지 않았고.. 언니가 회사를 그만 둔지 한참이 지난 후에야

남의 얘기를 하기 좋아하는 누군가의 입을 통해서 근근이 언니의 근황을 들을 수 있었다.





“ 신 받았다며? “




남의 얘기를 좋아하는 누군가의 말에 따르면 그랬다.




“ 어쩐지 좀 무섭다!! “




또 다른 누군가가 되받아 치며 대답했다.




“ 사람들 어깨 위나 머리 위..그리고 등뒤로 자꾸 그렇게 귀신이 보였대 “


“ 어머 어머! “


“ 그래서 웬만하면 사람들하고 가까이 하려 들지도 않은 거래잖아! “




커피를 홀짝이며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 어머 어머 ‘ 와 ‘ 어쩐지 어쩐지 ‘ 를 연신 외쳐 되던

그들 사이에서 난 잠시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 언니도 귀신을 본다...

그리고 결국 신을 받아 무당이 되었다....................!!









내게 그 언니의 전화가 온 것은 그런 얘기를 듣고도 한 두 달이 훨씬 지난 어느 날이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다짜고짜 괜찮니? 하고 묻던 언니였다.

그리곤 당장에 만나자며 약속을 잡았다,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내 주변에 나와 같은 사람은 없었다.

내 주변엔 그저 평범하게 그지없는 사람들만이 있을 뿐이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귀신을 보며 꺅 꺅 소리를 질러 되는 것이 그들이 “ 귀신 “ 이란 존재에게서

느끼는 공포의 모든 것이었다.

그러나 적어도 그 언니는 달랐다.

나와 같은 부류....

진짜 귀신을 보는 여자....






오랜만에 마주한 언니와 나 사이에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그도 그럴 것이 언니와 나는 친한 사이도 아니었을뿐더러 이렇듯 단 둘이 대면해 있기도 처음이었다.

그 지나치도록 무거운 침묵을 깨건 언제나 밝고 털털했던 내가 아니라 언니 쪽이었다.




“ 요즘도 그것들을 자주 보니? “




분명, 언니에게 귀신을 본다고 말한 적이 없었다.

아니, 흔해빠진 연애 상담도, 짜증나는 직장 상사의 험담 조차도 이 언니에겐 꺼낸 적이 없었다.

그렇지만 언니는 이미 모든걸 다 알고 있다는 듯 내게 물었다.




“ 요즘 혹시 더 자주 보이지 않아? “




불길한 예감이 그 아귀를 찾아 들어 맞춰지는 순간이었다.

듣고 싶지 않았던 질문.......


그리고 절대 보고 싶지 않았던 단 하나의 존재!

매일을 하루같이 그 망할 놈의 귀신들을 보고 또 보고 살아간다 해도..

절대 보고 싶지 않았고...보아서도 안되던 그 존재....





무당!





사실 그랬다,

남들처럼 신병이 와서 몸이 아프거나 갑자기 안 좋은 일들이 겹겹이 생겨나는 건 아니었다.

언니의 질문처럼 요즘 들어 그것들이 더 자주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견딜만했다.

좀더 심해진 스트레스를 제외하고는 그냥 평범한 일상의 연속이었다.

단지 조금 다른 게 하나 있다면... 꿈인지 현실인지도 모를 모호한 정신의 경계 안에서

화려한 무늬의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방울을 들고 있는 왠 여인네를 본다는 것이었다.

그냥 가끔씩 보아오던 귀신이라 치부하기엔 이상하리만큼 단아한 모습이었다.

그저 묵묵히 바라보다가 내가 “ 누구세요? “ 라고 물으면 소리 없이 사라지던 여인네...

굳이 누구인가에 대한 그 여인네의 대답은 들을 필요도 없었다.

듣지 않아도 그 여인네가 무당이라는 것을 내 몸이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 그래, 무당이 맞아! “




단지 생각에 잠겨있을 뿐이었다.

아직 언니에겐 요즘 내가 보는 그것에 대해 그 어떤 설명도, 티끌만큼의 단서도 주지 않았다.

항상 어색하게 입 꼬리의 반만을 억지로 올리며 힘겹게 미소를 짓던 언니가.

지금은 온전히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내 두 눈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그렇게 언니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한참을 신병에 시달리던 언니의 눈에 귀신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언니는 극도로 예민해져 갔다.

그것들은 단지 보이는 것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자꾸 이야기를 건네고 때론 언니를 조롱하기도 했다.

언니의 어머니가 자궁암에 걸린 것도 언니는 그것들 때문이라 생각했다.

언니의 아버지가 운영하던 조금한 가게가 망해버린 것도 그것들 때문이라 믿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만나오던 다정한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를 만나 떠나 버린 것도...

그 여자가 언니의 절친했던 친구인 이유도 언니는 오로지 그것들 때문이라고 말했다.

언니와 가까이 하는 사람들에겐 꼭 안 좋은 일들이 생겨나기 일쑤였다.

그렇게 언니는 사람들과 멀어졌다.

언제나 귓속을 간질이는 그것들의 웅성거림에 말문을 닫았다.

언니는 그것들의 선택을 피해 몸을 숨기고 귀를 닫고 말을 아꼈다고 했다.

그렇지만 자기 자신이 어머니와 같은 자궁암에 걸린걸 알고서는 모든걸 포기했다고.........

점점 기울어져만 가는 집을 지켜보는 것도 고통스러웠다고 고백했다.

선택 받아진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하고 회사에 사표를 썼다.

그리고 자신을 선택한 그 신을 받아들이고 무당이 되었다.

그런 언니에게 희한한 일이 생긴 건 한달 전쯤이라고 말했다.

꿈속에 왠 단아한 무녀가 나와 한참을 춤을 추다가는 곧 쓰러질 듯 넘어져 울고 간다는 것이었다.

근데 웬일인지 그 무녀가 낯설지 않았다고...

그리고 어느 순간 그 무녀의 얼굴에 오버랩 되는 내 얼굴을 보았다고 말했다.




“ 많이 슬퍼하더라.. 그리고 많이 미안해했어 “




꿈속 무녀는 한참을 춤을 추다가 쓰러져 나를 위해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 불쌍한 것...아이고 불쌍해서 어떻게 해.....나 때문에....내 정성이 부족해서...... ‘


땅을 치며 통곡하는 무녀의 한탄에 언니 역시 눈물을 흘렸다고...

무녀가 직접 무언가를 언니에게 얘기하진 않았지만 언니는 무녀의 한탄 속에서 그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고 했다.

언니 자신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선택 된 무녀는 아주 오래 전 내 조상 중 한 명 인듯하며

자기 자신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결국 끊을 수 없는 연결 고리가 되어 대대손손 물려 내려가는 것이

바로 신 내림이라는걸 알기에 어린 자식을 버려두고 집을 나와 무녀가 되었다 느껴졌단다.

비록 자신의 인생은 선택 되었지만 내 자식만은,,, 또 그 자식의 자식만은 자신과 다른 인생을

살아갈 수 있기에 스스로를 위로하며 살아갔을 거라고....

그렇게 세월이 겹으로 흐르고 흘러 그녀의 자식이 아이를 낳고

또 그 아이의 아이가 자식을 낳고 낳기를 거듭하여 오늘날의 나까지 오게 된 것 같다고……

그리고 그녀의 오랜 바램과는 다르게 나는 그녀와 마찬가지로 다른 무언가를 볼 수 있는..

선택 받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분명 미주 넌 나 같은 무녀의 길을 살진 않겠지만 그래도 자기 때문에 네 주위에 잡귀가 꼬이는 거

같다며 용서를 빌고 싶으신 거 같아.

원래 조상들은 꿈을 통해 이런 얘길 많이 하시곤 하는데...아무래도 무녀로 사시던 분이라 그런지

잡귀가 많이 딸려오나 봐..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내 꿈에 오신 거 같아! 그나마 네 주위에 너와 비슷한

사람은 나뿐이 없고, 잡귀가 오더라도 내가 모시는 장군님이 쳐내주실걸 안거지...“





아마 요즘 들어 부쩍 그것들을 많이 보는 이유가 이것 때문인 것 같았다.

그리고 꿈과 현실 사이의 모호한 경계 안에서 내가 보아온 여인네가 그 무녀라는 것도 느낄수 있었다.




“ 나도 무당이 되나요? “




떨리는 입술 사이로 가까스로 뱉어낸 한 마디였다.




“ 아니야! 아니라고 얘기했잖아! “




언니는 단호하게 말했다.




“ 그 치만... 언니도 귀신을 보잖아요...그리고 무당이 됐잖아요... “




나 역시 귀신을 볼 수 있는 선택 받은 사람이었기에 갑자기 모든 것이 두려워졌다.

그저 조금 남들과 다를 뿐이라고 애써 스스로를 위로하며 살았지만..

언제나 그 신 내림이란 것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내 타고난 사주가 좋고 거기에 대운까지 끼고 있어서

그것이 내 기를 돕는다고 언니가 말했다.

그 말인즉 신기는 있으나 신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충분히 버틸 힘이 있다는 소리였다.





“ 신 내림이나 무당에 관한 얘기를 하려고 널 만나게 아니야!

단지, 저렇듯 통곡하는 꿈 속의 그분의 마음을 전해주고 싶어서 널 만난 것뿐이야..”




언니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음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렇게 헤어진 게 언니와의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 더 이상 언니의 소식을 들을 수가 없었다.

남의 얘기 좋아하던 그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도 지워져 버렸는지..누구 하나 언니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없었다.

더 이상 꿈과 현실의 경계선에서 무당을 보는 일도 없었다.

그저 가끔씩 지나치듯 귀신을 보았고.. 더러는 큰 에피소드도 겪으며 살아왔다.

기게 센 건지……아니면 기가 약해서 그런 건지….

귀신을 보는 것도 모자라 홀려 보기도하고.. 어쩔 땐 그것이 귀신인지도 모르고 지나쳤다가

느닷없이 깨닫고는 미친듯한 오싹함에 한참을 떨기도 했었다.

더러 나를 아는 누군가는 내게 반 농담조로 미쳤다고 얘기를 했으며..

더러 누군가는 한참을 번뜩이는 호기심으로 날 관찰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말했다,



“ 부러워. 귀신을 볼 수 있게 선택 받은 네가…. “









선택이라고?


아직도 모르겠는가?


나 같은 부류의 사람들은 이것을 선택이라 부르지 않는다.


평생을 사람과 귀신 사이를 오가며 매번 죽음과도 같은 공포를 느끼고 더러는 목숨까지도 위협받는 사람!


그것도 모자라 자기와 조금 다른 것을 본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호기심 대상이 되고


결국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사람도 귀신도 아닌 존재!


나 같은 부류의 사람들은 그것을






“ 저 주 “ 라고 부른다!











================================================================♡


안녕하세요! 쥬쥬짱 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글을 올리네요……^^

소재 고갈이다 보니 이제 이런 쓸데없는 개인사까지 올리게 되었네요!

부끄럽지만 3~4년 전 직접 겪은 이야기 이고요!

그 후 이름도 가물거리는 그 언니와는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잘 살고 계신지…?)

아무튼,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 귀신을 보는 것은 절대 부러운 일이 아니다 “ 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 귀신을 본다고 해서 모두다가 무당이 되고 신 내림을 받는 것도 아니다 “ 라는 것이고요!

가끔 올라오는 저와 같은 실화 글들의 댓 글을 보면 “ 무당이나 되라 “ 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러지 마세요 ㅜ-ㅜ 직업의 귀천을 따지는 건 아니지만….

그거 생각보다 무서운 일이 거든요 ㅠ.ㅠ


아..오랜만의 글이라서 무척 떨리네요! 헤헤 ^^

앞으로 자주 올리도록, 노력…또 노력하겠습니다~!!

제 글에 관심과 사랑..더불어 추천까지 주시고,

쪽지나, 사물함, 그리고 댓 글을 통해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

정말 고개 숙여 감사 드립니다!(__);;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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