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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10년 -2

짱구는옷말려2024.06.18 16:25조회 수 86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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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해서 생각나는대로 짧게 써 봤습니다.








"후우....."

빨갛게 깊어지던 담배불의 농도가 흐려질 즈음에 병철은 한 숨 섞인 담배연기를 뱉어냈다.

중년은 그런 병철을 내려다 보듯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미친일이......'

병철은 납득이 아니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일어나는 곳이라면 텔레비젼 속 밖에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몰래카메라 같은 건가....?'

담배연기를 내 뿜으며 자연스럽게 주위를 살펴본다는 것이 왠지 더 부자연스럽게 느껴져서 눈앞에 중년의

눈치를 살피게 되었다.

그는 여전히 여유로웠다.

이제는 휘파람 까지 불며 싱글싱글 거리고 있는게 아닌가.

'도대체 뭐지.....'

어느새 병철의 담배는 필터 부분까지 타 들어가고 있었다.

마지막 한 모금을 깊게 빨아들인 그는 바닥에 내리치듯 담배를 던지고 거칠게 비벼껐다.

"후우....."

또 한 번의 한 숨.

내쉬어도 내쉬어도 계속 한 숨이 터져나왔다.

"무슨 한숨을 그렇게 쉬나 응?"

"........."

시선을 마주하며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지만, 중절모 안에 숨겨진 그의 눈은 쉽게 보여지질 않았다.

"정말 120억을 주는 겁니까?"

중년의 싱글벙글한 미소가 보여지는 듯 했다.

"물론이지."

"........."

병철은 또 한 번 생각에 잠겼다.

'미치지 않고서야.....'

문득 고등학교 시절이 떠오르는 병철이었다.

방학 과제중에 고전에 대한 독후감을 써 오라는 선택과제가 있었다.

고전따위에 관심도 없는 그였지만, 내신에 높게 반영된다는 이야기에 고전을 찾다보니 아버지가 보셨을

법한 책이 한 권 눈에 들어왔던 것이었다.

'파우스트.....'

낮게 읊조리 듯 되새겨지는 이름.

"이봐 생각은 다 끝났나?"

"........"

그러나 아무리 생각하고 이성적으로 받아들일수록 말도 안되는 결론에 부딪힐 뿐이었다.

그럼에도 무슨 정리가 된단말인가 하고 호소하듯 중년을 바라보자 그저 싱긋 웃을 뿐이었다.

"왜 하필 납니까?"

"응?"

"........."

"이봐 이봐."

중년은 한 걸음 다가섰다.

"자네가 불렀으니까 왔지. 나도 바쁜 사람이야."

"내가 불렀다고?"

말이 도통 이어지질 않았다.

도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반복될 뿐이었다.

"내가 언제 불렀단 말입니까?"

".....이봐.."

중년은 손가락으로 병철의 가슴쪽을 가르켜 보였다.

"예?"

중년은 다시 한 번 찌르듯 가르켜 보였다.

그러자 병철의 눈에 들어온 것은 왼쪽 가슴에 주머니.

분명 아무것도 넣지 않았었는데 뭔가가 있는 것이었다.

"뭐야..."

주머니에서 꺼내 든 것은 복권이었다.

손에 쥔 복권을 무슨 영문인가 하는 표정으로 중년을 향해보니 양팔을 들어 으쓱 해보이는 것이었다.

"자네가 샀겠지..."

"샀다고요?"

"그럼 내가 샀을까?"

"........"

병철은 뭔가가 생각나는 듯 뒷 주머니에 있던 지갑을 꺼내 보는 것이었다.

"아....."

다리에 힘이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정확히 복권 한장 값 만큼의 돈이 비어있었다.

담배를 사고 받은 거스름돈에서 정확히 말이다.

병철은 기억이 없는 그 부분에 대해 무척이나 애를 쓰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복권을 산 기억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 손에 쥔 복권을 바라보자 기억의 조각이 번뜩 하고 생각나는 것이었다.

'영수증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담배를 사고 거스름돈을 받으며 맨 밑에 깔려있던 영수증을 보니, 요즘은 영수증도 주나보다 라고 생각한

기억이 난 것이었다.

그것은 영수증이 아니라 복권이었었던 것이었다.

그래도 풀리지 않는 것은 그것을 언제 샀느냐 하는 기억이 없는 것이었다.

"파우스트 라고?"

생각을 깨고 끼어 들어오는 목소리에 병철은 고개를 들어 중년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어렵거나 거창한게 아냐. 물론 나도 메피스토가 아니고..."

"........"

"너희는 가끔 그럴 때가 있더라고. 그걸 기도라고 하던가?"

"기도?"

"그래 기도.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는 것을 누군가에게 원하곤 하지."

"........"

"그런데 그 대상이 누구인 줄 알고 있나?"

병철은 머리로는 생각이 났지만, 말로서는 나오지가 않았다.

"그건 나도 몰라. 분명한 것은 나같이 나타나 주는 경우도 있다는 거지."

"내가 기도했다고요?"

"마음속으로 원하지 않았던가?"

"......그야..."

"그래. 그럼 된거야. 자네는 운이 좋은 거라고."

이야기는 왠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느낌이었다.

눈 앞의 존재에 대해서도 왠지 꺼림직한 느낌이 새삼스례 일고 있는 중이었다.

"지금 저랑 장난하시는....."

"이봐."

중년의 목소리에는 단호함이 담겨 있었다.

"한 번 더 묻게 된다면, 나는 사라질거야. 담배나 한대 더 피우라고."

"........"

그러면서도 자신에게 뭔가를 아쉬워 하고 있는 중년의 낌새를 느낄 수 있었다.

'그냥 사라져 버리면 될 것 아닌가?'

하는 물음이 몇번이고 들었었다.

"뭐 사라지신다면야 그렇게 되겠지만, 당신이 뭘 요구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군요?"

"그래? 자네 마음속 120억에 대한 미련 같은 것이 내게도 있는 모양인가보네."

정확히 찔리는 느낌이었다.

병철은 궂이 부정하려거나 할 생각도 없었다.

"당신이 나라면 의심 할 것도 없을까요?"

"물론이지."

"왜 그렇게 확신하죠?"

"그야 나는 자네가 아니니깐. 그전에 나는 자네들과는 다른 존재야. 뭔가를 가질려고 간절해 본적이

없어. 아마 자네 같은 상황까지 가지도 않았을거야."

"훗...지금 당신의 태도가 딱 그런데요?"

"그건 나도 부정하진 않겠어. 그래도 말이지 자네와 내가 다른 건 자네는 내가 아니면 안되지만, 난

자네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가질 수 있다는 거야."

"....그렇겠군요."

병철의 머릿속에서 떠올리고 싶지 않은 단어가 계속 멤돌고 있었다.

'거래.'

떠올리고 싶지 않아도 끊임없이 떠올려지는 단어.

그는 지금 거래를 하기 위한 협상을 하는 중이었다.

"뭐 이젠 의심도 들지 않는 군요."

"그러면 다행이고...."

"당신이란 존재를 인정해 버리면 되는 것이니까요."

"그래 그러라고."

싱긋 웃는 중년.

병철의 머릿속엔 이젠 돌이키기에는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제안을 들어보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지경에까지 온 것이다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중이었다.

눈앞에 갑자기 나타나는가 하면, 주머니속에 있었을 라이타라던가 사지도 않은 복권따위는 이미 그의 쇼에

놀아나고 있는 느낌이었다

'내가 바랬다는 것은 거짓말이겠지. 이미 나를 찍어두고 진행하고 있었던 거야.'

거부따위 할 필요도 없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목표는 나의 무엇이겠지....'

병철은 생각이 정리되는 중이었다.

그가 과연 무엇을 원할까?

그것이 얼마나 무거운 것일까에만 생각이 집중되자 병철은 중년과의 거래를 진행하기로 했다.

"제게 원하는게 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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