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어느날 이었습니다
살을 빼보겠다고 집앞 공원에 나가서
밤에 비지땀을 흘리며 운동했습니다
낮에는 뭔가 제 살찐 모습이
창피하기도 해서 사람이 없는
시간인 늦은밤에 운동을 갔습니다
그런데 그 공원옆에는 작은
테니스장이 있는데 항상 밤에 보면
그시간이 한 11시? 정도에 제가 운동을
했는데
그시간에 테니스장에서 항상
뒤로 걷는 할아버지가 있었습니다
옛날 티비에서 뒤로 걷는게 건강에
좋다는 허황된 말도 나와서 그시절에
한창 뒤로 걷던 노인네들을 봤던지라
저는 그 할배도 그런거에 속아서
뒤로 걸으시는거구나 했고 웃었는데
어느날 밤에 또 그할배를 보았는데
저랑 딱 눈이 마주친겁니다
근데 그할배눈이 매우 충혈되고
핏기가 서려있다고 해야할까요
보기만해도 오싹해지는 눈알이었습니다
저는 놀라서 아씨 눈병있나 하고
그 할배를 지나쳐갔습니다
겁은 났지만 테니스장에는 쇠사슬로
만든 철장이 쳐져있어서 저를
뭐 해코지하려면 한참을
돌아서 와야 했으니까요...
그렇게 지나쳐서 가는데
뒤에서 말소리가 들리더군요
"너 왜 계속 뒤로 걷냐!"
할배의 목소리 였습니다
저는 순간 놀라서 ...
"네?"
라고 했는데 할배가 또다시
말하더군요
"너 왜 계속 뒤로걷냐고.."
저는 좀 이해가 안가서..
머리를 긁적이면서 말했습니다
'아닌데요 뒤로 걷는건
할아버지신데요..'
그러자 할아버지가 다시
고개를 돌려서는...
저를 핏기어린 눈동자로
정면으로 보면서 말했습니다
"너 죽은자가 아니구나...
너... 산 사람이야?"
그말은 진짜 천둥소리 같이 들렸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그대로 집쪽으로 전력질주로
달렸습니다
그런데 그뒤로도 한동안.. 그..소리가
계속 생각나고 귓가에 맴돌더군요..
"너 산 사람이야?"
"너 산 사람이야?"
"너 산 사람이야?"
"너 산 사람이야?"
"너 산 사람이야?"
"너 산 사람이야?"
... 그할아버지는 정체가 뭐였을까요
저보고 산사람이냐 묻는건
그할아버지는 죽은사람이라서
망자라서 그렇게 말했던걸까요..
그뒤로 밤에 운동을 가지 않았습니다
밤11시경 아직도 그 야심한
시간에 테니스장 주위를 계속 거꾸로
뒤로 걷던 할아버지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
귀신은 산사람과 행동을
반대로 한다는 글을 어디서 봤는데
정말 그 할아버지는 정체가 뭐였을까요;
잘 보고 갑니다
잘봤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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