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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설화

무덤속에서 온 계집종

마그네토센세2024.07.26 19:05조회 수 338추천 수 1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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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南陽)의 장불의(張不疑)는 도교의 신자로
평상시에 한노인과 왕래가 잦았는데 
그 노인이 먼 여행길을 떠나게 되어 집에 초청하여
조촐한 송별연을 열게 되었다.

그때 도사가 장불의에게 걱정스러운 얼굴로 일렀다.

「실은 당신은 화를 자초하기 쉬운 성품입니다.
내가 이곳에 함께 있는 동안에는 그럴 틈을 만들지 못하게 했지만
내가 없는 동안이 걱정입니다.
내가 돌아올 때까지 조심해야 되겠습니다.
우선 자당과 한 집에 기거하시면 좋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자당을 위해서나 당신자신을 위해서나 종이나 여종을 
사들여서는 안 됩니다.

이 두 가지만 유념하시면 우선 큰 재앙은 없을 것입니다. 」


장불의는 그 이야기를 어머니인 노(盧) 씨에게 알렸다.

노씨 역시 도교에 심취해 있는 터라 그 이야기를 전해듣자
도관 (道館)의 방 하나를 빌어 그곳에 기거하기로 했다.

그리고 장불의는 계집종을 어머니에게 딸려보내
조석의 수발을 들게 하고 매일 아침 문안을 드리러 다녔다.

어느 날 인신매매 소개업자가 노부인의 부탁을 받았다하여
장불의를 찾아왔다. 그 소개업자는 어머니에게 딸려보낸 그계집종을 소개했던 사람이었다.


그가 말했다.
「최 (崔) 씨라는 극히 형편이 어려운 과부가 있습니다.
딸이 다섯 있는데 네 명은 이미 팔려가 기녀가 되었고 
지금 막내인 금홍(金紅)이라는 낭자만 집에 남아 있습니다. 
커가면서 인물도 뛰어나거니와 영리해서 하나를 내보이면
열을 압니다.

최 씨는 그 애만은 남겨두고 싶어하지만 조석 끼니가 어려워
이대로 나가다가는 모녀 둘다 아사할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그래서 소인에게 부탁이 들어왔읍니다만 어찌하시겠읍니까?
더구나 노마님께서도 놓치기가 아깝다 말씀하십니다. 」

장불의는 소개업자의 말에 귀가 솔깃했으나
도사가 남기고 간 말이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집안에 하인이 없으니 만사가 부자유스럽거니와
어머니께서도 알고 계신다는 바람에

「하여간 그 낭자를 한번 만나보기나 합시다.」
라고 반승낙은 했다.

그러자 소개업자는 곧 문제의 아가씨를 데리고 왔다.

장불의는 한눈에 그 아가씨가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즉석에서 홍정된 15만 전(錢) 을 지불하고 아가씨를 인수했다.

금홍은 외모만 잘생긴 것이 아니라 행동거지가 어디 하나
나무랄 데가 없었거니와 모든 일을 시키기 전에 알아서
척척 처리했다. 

장불의는 더없이 마음에 들어 장차 아내로 들여앉힐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그 무렵 도사가 여행길에서 돌아와 장불의의 집에 들렀다.
도사는 그를 대하자마자 크게 탄식했다.
장불의가 의아해서 까닭을 물으니

「당신에게는 재앙이 둘러싸였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볼 수 가 없습니다. 당신뿐만이 아니라 
당신의 자당께서도 이 재앙을 면할 길이 없읍니다. 」
도사의 말이었다. 

장불의는 설마 금홍을 사들여서 동티가 난 것은 아닐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고는

「도사께서 길 떠나신 후 가르침대로 어머니와는 떨어져 
살았습니다만.......」
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러나 도사는 고개를 흔들며
「까닭을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나로서는 속수무책입니다. 
혹시 누군가를 집에 끌어들인 것은 아닌지요? 
그렇지 않고는 이 지경이 될 수는 없습니다. 」
라는 말에 장불의는 실토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은 집에 있던 종을 어머님께 딸려 보냈기에 집안일이
엉망이라 어머님의 양해도 계시고 해서 하녀를 하나 사들였습니다.
아주 착실한.... 」

「어서 만나게 해주시오.」
도사의 안색이 변했다.

「네. 그러지요. 만나보시면 아시겠지만 조금도
이상한 아이가 아닙니다.」
장불의는 그렇게 말하고 안으로 소리를 질러 금홍을 불렀으나
금홍은 나오려 하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해 장불의가 벌컥 소리를 질렀다.


기다리다 못해 장불의가 벌컥 소리를 질렀다.

「내 말을 듣지 않겠다는 거냐!」

그 말에 금홍이 간신히 나와 장불의의 등뒤에 몸을 숨겼다.

그 순간 도사가 여자의 얼굴을 향하여 정면으로 손가락질을 하며

「역시 저것의 농간이었구나!」

라고말했다.



그러자 금홍이 벌떡 일어서 여지껏 상상도 못한 앙칼진 목소리로

「 무슨 말을 그렇게 하셔요 ! 」

라고 도사에게 맞섰다.

「저에게 실수가 있다면 매질을 하셔도 달게 받겠습니다.

더이상 제가 필요없다면 밖으로 내쳐도 좋습니다.

그런데 제 얼굴에 손가락을 들이대고 이거다 저거다하시는 것은

망발도 유분수입니다.

무엇 때문에 당신은 남의 집안에 이리도 간섭이 자심하십니까? ! 」


도사는 금홍의 앙탈에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장불의를 향해서

「내쫓을 의향은 없으신가?」

라고 물었다.


장불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내보내겠습니다.」

라고 순종했다.


그 말이 떨어지자 금홍은 아무 말 없이 방에서 나갔다.


장불의를 쳐다보는 금홍의 두 눈에는 시퍼런 살기가 번뜩이고 있었다.

잠시 후에 대문을 여닫는 소리가 들렸다.

도사가 눈짓을 보내어 불의에게 일어나라고 이르고

대문을 나서서 두 사람은 먼 발치로 금홍의 뒤를 따랐다.


거리를 벗어나 후미진 산자락에 당도한 금홍은 사방을

휘 둘러보았다.


그리고 어느 무덤 가까이에 쪼그리고 앉았다.

그 순간 도사가 달려나가 들고 있던 석장(錫林) 으로 금홍의 머리를

내려치니 둔탁한 소리를 내고 쓰러졌다.

장불의가 달려가 보니 그것은 명기(明器: 죽은 자와 함께 묻는 토기 즉흙으로 빚어만든 인형)였다.


그리고 인형의 등에는 〈金紅〉이라는 두 자가 씌어 있었다.


도사는 장불의를 시켜 가까운 마을사람들을 모아오게 했다.

여러 사람이 무덤을 파 보니 낡은 관이 있고

관 옆에는 대여섯개의 명기가 놓여 있었는데 그 속의 흙인형이

모두 금홍의 모양과 비슷했다.



그리고 관 앞에는 장불의가 내준 15만전 중에서

10만 전이 놓여 있는데 5만전은 중개인이 구전으로 떼어 가진

것으로 생각되었다.


도사는 흙인형을 모두 부셔 버리고 무덤을 원상태로

흙을 긁어 모은 다음 10만 전은 마을사람들이 나누어 갖게 했다.


그후 장불의는 마치 혼이 나간 사람처럼 눈의 초점이 흐려지더니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


그리고 그의 모친도 외아들이 죽은 후 나흘만에 아들을 따라갔다.





- 唐『博異誌』 『零怪集』-



세상의 모든 마그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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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2024.7.29 14:07

    잘 보고 갑니다

  • 2024.8.2 10:21

    짤린 부분 찾아서 남깁니다. 뭘 좀 올리려면 제대로 올립시다. 이건 뭐 일보고 뒤도 안닦고 나오는 기분이네...

     

     

    「내 말을 듣지 않겠다는 거냐!」

     

    그 말에 금홍이 간신히 나와 장불의의 등뒤에 몸을 숨겼다.

     

    그 순간 도사가 여자의 얼굴을 향하여 정면으로 손가락질을 하며

     

    「역시 저것의 농간이었구나!」

    라고말했다.

     

    그러자 금홍이 벌떡 일어서 여지껏 상상도 못한 앙칼진 목소리로

    「 무슨 말을 그렇게 하셔요 ! 」

    라고 도사에게 맞섰다.

     

     

    「저에게 실수가 있다면 매질을 하셔도 달게 받겠습니다.

    더이상 제가 필요없다면 밖으로 내쳐도 좋습니다.

    그런데 제 얼굴에 손가락을 들이대고 이거다 저거다하시는 것은

    망발도 유분수입니다.

    무엇 때문에 당신은 남의 집안에 이리도 간섭이 자심하십니까? ! 」

     

    도사는 금홍의 앙탈에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장불의를 향해서

    「내쫓을 의향은 없으신가?」

    라고 물었다.

     

    장불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내보내겠습니다.」

    라고 순종했다.

     

    그 말이 떨어지자 금홍은 아무 말 없이 방에서 나갔다.

     

    장불의를 쳐다보는 금홍의 두 눈에는 시퍼런 살기가 번뜩이고 있었다.

     

    잠시 후에 대문을 여닫는 소리가 들렸다.

     

    도사가 눈짓을 보내어 불의에게 일어나라고 이르고

    대문을 나서서 두 사람은 먼 발치로 금홍의 뒤를 따랐다.

     

    거리를 벗어나 후미진 산자락에 당도한 금홍은 사방을

    휘 둘러보았다.

     

    그리고 어느 무덤 가까이에 쪼그리고 앉았다.

     

    그 순간 도사가 달려나가 들고 있던 석장(錫林) 으로 금홍의 머리를

    내려치니 둔탁한 소리를 내고 쓰러졌다.

     

    장불의가 달려가 보니 그것은 명기(明器: 죽은 자와 함께 묻는 토기 즉흙으로 빚어만든 인형)였다.

     

    그리고 인형의 등에는 〈金紅〉이라는 두 자가 씌어 있었다.

     

    도사는 장불의를 시켜 가까운 마을사람들을 모아오게 했다.

    여러 사람이 무덤을 파 보니 낡은 관이 있고

    관 옆에는 대여섯개의 명기가 놓여 있었는데 그 속의 흙인형이

    모두 금홍의 모양과 비슷했다.

     

    그리고 관 앞에는 장불의가 내준 15만전 중에서

    10만 전이 놓여 있는데 5만전은 중개인이 구전으로 떼어 가진

    것으로 생각되었다.

     

    도사는 흙인형을 모두 부셔 버리고 무덤을 원상태로

    흙을 긁어 모은 다음 10만 전은 마을사람들이 나누어 갖게 했다.

     

    그후 장불의는 마치 혼이 나간 사람처럼 눈의 초점이 흐려지더니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

     

    그리고 그의 모친도 외아들이 죽은 후 나흘만에 아들을 따라갔다.

     

     

    - 唐『博異誌』 『零怪集』-

  • @0시나브로0
    2024.8.2 17:57

    오!!!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 2024.8.2 17:57

    잘 읽고 갑니다

  • 2024.8.8 13:57

    잘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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