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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귀신보는 여자 - 옥상

샤샤샤2024.09.01 08:57조회 수 49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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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엔 기이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편이다..

아니면,

내가 그것들을 몰고 다니는것 일수도...














어릴적, 나는 호기심이 많은 아이였다.

그것은 내 긍정적 마인드의 밑천 이였으며, 끝없는 자신감의 원동력이기도 했다.

그러나 내 호기심들은 결코 좋은 쪽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다.

나는 그 호기심이란 명목으로 어린 나이에 술이란 것을 처음 알았고,

그 시절 마땅히 갈 곳 없던 나와 내 친구들이 그 빌어먹을 아파트의 옥상을 함께 찾은 것도

단순히 호기심으로 시작한 그 술이란 것을 마시기 위해서였다.




열 아홉....

고3이란 타이틀이 목을 죄어오기 시작한 그 해의 무더웠던 8월.

하늘 한 가득 붉게 물들인 저녁 노을이 조금씩 어둠을 동반하기 시작했을 때 즈음

난 친구들과 어느 한 아파트의 옥상으로 올라갔다.





- 미주야 종이컵은 샀어?






과자와 참치 캔..그리고 소주가 들어있는 검정 봉지를 바닥에 내리고 있는 내게

지영이가 다가와 물었다.






- 당연하지.. 것도 언니가 간지나게 플라스틱으로 사지 않았겠어?







나는 흡사 뭔가 대단한 일을 해낸 것처럼 가슴을 쭉 펴고는 지영이를 향해

플라스틱 종이컵 뭉치를 자랑스럽게 내밀었다.

길에서 주워온 생활 신문지로 우리의 엉덩이를 디딜 자리를 만들어내던 친구들이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뭐가 그리도 신이 나는지 낄낄 거리며 웃었다.

그렇다..그때의 우린 낙엽 굴러가는 소리만 들어도 자지러지는 꽃다운 십대였다.

그렇게 대충 자리를 만들어 앉고 우리의 본격적인 술자리는 시작되었다.

오늘 만큼은 시험이나 공부 따위의 스트레스에서 해방되고 싶은 마음에

소주가 가득 담긴 플라스틱 종이컵을 하늘을 향해 들며 그렇게 건배를 외쳤다.



가고 싶은 대학 얘기와 집안 얘기.. 하다못해 짝사랑하는 누구누구 오빠의 얘기까지 해대며

그 놈의 가벼운 주둥이를 놀린지 얼마나 되었을까?

빙그르 기분 좋은 어지러움을 느꼈을 때... 주위는 이미 어두운 밤의 그림자로

짙게 둘러싸여 있었다.






- 야! 너무 어두워졌다.. 이제 우리 가야하는거 아냐?







살짝 꼬부라진 혀로 지영이 말했다.





- 그래도 술은 깨고 들어가야지..우리 엄마 나 학원간 줄 안다고!!







피부가 유난히 까맣고 목소리가 큰 윤주가 지영이를 살짝 흘겨보며 대답하더니

이내,





- 아 모르겠다~~그냥 기분 좋다~~!!





라고 말하며 그 자리에 벌러덩 드러 누웠다.

윤주의 그 모습이 흡사 돌에 맞아 죽은 개구리를 연상케 하여

아이들로 하여금 폭소를 자아냈다.

그리고 낄낄 거리던 아이들 역시 하나 둘 윤주와 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 벌러덩 누웠다.

나도 그런 아이들을 따라 차가운 옥상 바닥에 내 몸을 눕혔다.






- 아 좋다...






별 하나 없는 까만 밤하늘을 바라보며 내가 조용히 읇조렸다.

그 까만 하늘 아래로 형형색색의 화려한 네온사인들이

마치 부자연스러운 듯 자연스러운 앙칼진 모순을 자아내고 있었다.

시끄럽던 아이들의 목소리가 볼륨을 줄여낸 것 처럼 조용해지는 순간이였다.







‘쾅아앙 철컥 ’






한참을 밤하늘에 넋을 빼앗기고 있던 나는 갑작스런 소리에 놀라 후다닥 몸을 일으켰다.

누군가가 아파트 옥상의 문을 난폭하게 열어 재끼는 소리였다.

하지만 이미 술과 밤하늘에 한껏 취한 아이들은 그런 소리 따위에 방해받지 싶지 않은 듯

여전히 까만 하늘을 올려다보며 뭔가 몽환적인 표정에 젖어있었다.




‘투벅 투벅.’




벌겨 벗겨진 듯 환히 열려진 문 사이로 누군가가 스윽 들어오는 형상이 보였다.

정확히 어떠한 형상인지 알수는 없지만 그 까만 그림자의 크기로 미루어보아

어린 아이나 여자의 모습은 아닌 듯 했다.




‘ 투벅 투벅 ’




그것의 형태가 좀 더 가까워졌다..

그리고 그 커다란 그림자가 점점 선명하게 내 눈에 들어왔다.

손질도 하지 않은 듯한 기름진 장발의 머리..

그 머리는 코까지 내려와 그것의 두 눈을 가리고 있었다.

터벅 터벅 걸음을 옮길 때마다 진동하던 살들의 울림..

그것은 크고 커다란 남자의 모습 이였다.





- 야..좀 일어나봐....




옆에 누워있던 지영이의 몸을 흔들어 깨우며 내가 말을 이었다.





- 누가 올라왔는데...남자인거 같애...



- 그래? 경비 아저씨 올라왔나?







지영이 귀찮다는 듯 누웠던 몸을 일으키며 대답했고.

그 순간,






, 후 다 다 다 닥 ,







그 커다란 몸이..

땅에 손을 짚고는 흡사 네발 달린 동물의 모습처럼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다.



- 헛,



짧은 비명이 내 목구멍에 박혀 차마 밖으로 꺼내어 지기도 전에

그것이 내 얼굴, 그것도 바로 코앞에 자신의 얼굴을 디밀어 넣었다.

순간 떡진 앞 머리 사이로 그것의 눈동자가 번뜩였다.

섬짓할 만큼 하얀 눈!

그리고 그 눈 사이로 빨간 핏발이 금방이라도 터져 버릴 듯 서 있었다.

이내 그 하얀 눈이 초점 없이 빙그르 돌아가기 시작했다.

숨소리조차 나지 않는 긴장감..

그 싸늘한 한기에 뒷목이 뻣뻣해 지는 걸 느낄수 있었다.

귓가엔 뭐라 자꾸 떠들어대는 지영의 목소리와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들려왔지만..

뭐랄까? 수영을 하거나 물에 빠졌을 때 귀에 물이 들어간 느낌이랄까?

바로 옆에서 떠들고 있을 지영의 목소리와 아이들의 웃음 소리는

그저 위잉위잉 귓속을 울리며 아득히 멀어질 뿐이였다.

그리고 나는 마치 누군가의 조각상 처럼 그 자리에 꼼짝없이 굳어버려

움직일 수도..그렇다고 뭐라 한마디 말을 꺼낼수도 없었다.

그저 딱딱히 굳은채 그것의 눈동자를 바라볼 뿐 이였다.

내 인생 최대의 공포였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분명 시간상으로 1분이 조금 넘지 않는 짧은 시간 이였을 텐데...

당시 내겐 그 1분이 넘지 않는 시간이 그 어떤 때 보다 길고 두렵게 느껴졌다.






‘ 짝 ’





명쾌한 소리와 함께 한쪽 뺨에 욱신한 아픔을 느낀건 그때였다.

옆에 있던 지영이가 내 이상한 행동에 뺨을 때린 것이다.

그제 서야 정신을 차린 나는 서둘러 주위를 둘러 보았다.

놀란 아이들의 모습과 걱정에 가득 찬 지영이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금방까지 내 눈앞에 있던 그것의 모습은 마치 꿈처럼 사라지고 없었다.

뭐지... 나는 아직도 뻐근한 뒷목의 축축한 식은땀을 느끼며 한동안 멍해있었다.





- 뭐야~김미주 술 완전 취했어~!!


- 앉아서 조는거 최고든데...?


- 키득키득..





그리고 졸지에 술취한 사람 취급까지...

그러나 내가 본 것을 아이들에게 얘기 할 수는 없었다.

분명 미쳤거나, 완전히 술에 취한 취급을 받을테니.....




- 그만..내려가자..





아직도 두려움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내가 떨리듯 얘기했고,

아이들도 그러자며 하나 둘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는 주위에 쓰레기를 대충 치운 후 하나 둘 옥상 입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 그르렁 그르렁 ’




내가 막 옥상 문을 벗어나려 할때 어디선가 사나운 짐승의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조심스레 뒤돌아본 내 눈에 들어온건,

금방이라도 그 네발로 달려들어 내 목줄기를 물어 뜯어놓을 듯 사납게 으르렁 거리는

그 덩치 큰 남자의 모습 이였다.

처음 하얀던 그의 눈은 어느새 핏줄이 터져 버린듯 빨갛게 피 버범이 되어있었다.




‘ 쾅 ’



두려움을 느낀 내가 서둘러 옥상의 문을 닫자





- 크아아아앙




아파트 전체를 울리는 포효하는 듯한 그것의 소리가 내 고막을 찢어 놓을듯 들려왔다.




















==================================================================================================♡



안녕하세요!

귀신보는 여자...쥬쥬짱입니다♡

일단 제 글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또 제게 용기를 주시는 모든 분들의

관심과 사랑..댓글 하나하나...쪽지...추전...너무 감사드려요!

오늘의 에피소드는,

제가 19살때 겪었던 이야기고요..

그것의 정체가 정확히 사람인지..귀신인지...아님 짐승인지... 아직도 아리송합니다 ㅠㅠ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술을 먹고 잠깐 졸다가 가위에 눌린건 아닌가? 생각하기도 하는데..

마지막 아파트 옥상을 나서며 뒤돌아본 그것의 빨간 눈과 두려운 으르렁 소리가 맘에 걸리네요!!





아! 그리고...

간혹 제게 소설 쓰지 말라며 말하는 분들이 계신데요..

제 글이 실화가 아니고 소설이라 생각하신다면..

그저 소설이거니하고 재밌게 읽어 주세요...

무언가를 본다는게 자랑도 아니고.. 지금껏 그것들을 본다는 이유로 미친년 취급을 많이 당해봐서..ㅠㅠ

용기내어 그 이야기를 글로 옮기는 제게 많은 상처가 되네요 ^^



몇일후 귀신보는 여자 다음 에피소드로 찾아뵐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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