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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생명의 은인, 그리고 그의 비밀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2014.11.24 06:11조회 수 1196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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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기분이 무척이나 좋다.

회사에서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맡았고

오늘 성공적으로 그 일을 마쳤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장님으로 부터 

조만간 승진이 있을 거라는 귀띔도 들었다.

기분이 날아갈 듯 기쁘다.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회식 자리,

모두 나를 축하해주고 다들 기분이 좋아보인다.

그렇게 내가 잘 했나?

나는 뿌듯해 하며 주위 사람들의 술 권유를 

뿌리치지 않고 다 받았다.

사실 아까 프레젠테이션 끝나고 나서부터

머리가 조금 띵하며 아프다. 

무엇인가 내 머리를 찌르는 듯한 느낌..

하지만 나는 내색하지 않았다.


오늘 만큼은 기분이 정말 좋기 때문이다.


회식은 노래방에서 열정적인 2차를 끝으로 마무리 되었고

나는 집으로 향했다.


승진을 하게 되면 그동안 적은 월급 때문에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도 만날 수 있고

엄마..우리 엄마한테도 당당히 자랑하며 

용돈도 쥐어 드릴 수 있게 된다.


집에 도착했다.

오자마자 전화기를 충전 시켜 놓고 

샤워를 하기 위해 옷을 벗고 있었다.

바지를 벗으려 일어서는 순간 눈 앞이 흐려지고

다리에 힘이 풀리는 동시에 나는 쓰러졌다.


평소 빈혈이 심했고 

요즘은 프레젠테이션 준비와

여러 스트레스로 인해 고생을 했는지

고열, 몸살 까지 겹쳐 쓰러졌다.

평소 건강 관리 좀 제대로 할 껄...

하지만 이미 늦었다.

게다가 쓰러지며 머리가 탁자 모서리에 박아

머리에서 피가 흐르는 것 같다.


손발에 감각이 없다.

숨도 제대로 쉴 수 가 없다.

코에선 피가 흐르고 입에선 침이 계속 흐른다.

119에 연락 하려 해도 전화기는 저기 멀리 충전 중이다.

소리 조차 지를 수 없다.


아니다 이렇게 내가 연락이 안 되면

누군가는 연락이 안 되는 날 걱정하며 신고를 하겠지.

아니다 그건 또 아니다.

내일 부터 주말...회사에 나가지 않으니

회사 사람들은 당연히 나의 연락을 기다리지 않겠지..

친구들...내 친구들은 원체 내가 먼저 연락하지 않는 성격이니

연락이 안 되더라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겠지.

제길..평소 연락 좀 할껄


이대로 죽는 구나..

이제 겨우 꽃을 피우려는 내 인생

이렇게 끝나는 구나.


나는 눈물을 흘리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난 걸까.

밝은 빛 한 줄기에 나는 눈을 떴다.


병실..

나는 병실에 누워 있었다.


몇 분 후 간호사가 들어왔고

나는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과도한 피로로 인해 쓰러졌으며

정수리 쪽이 찢어서 과다 출혈로 하마타면

일이 커질 뻔했다고..


수술은 잘 마쳤고

며칠간 여기서 휴식을 취하며 간호를 받으면

곧 회복이 될 거라고 했다.


그리고는 이웃의 신고로 입원 할 수 있었다며

천만 다행이라는 말도 건네 주셨다.


정말 고마운 사람..

퇴원을 하면 

그 사람에게 고마움을 전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다시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나는 퇴원을 했고

이제 일상으로 돌아왔다.

신고를 해준 이웃에게 감사드리려 찾아가려 했지만,

그의 대한 정보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익명의 신고..

정말 정의로운 사람이라 생각을 하며

마음 속으로 감사함을 전했다.


며칠 후


경찰에서 연락이 왔다.

그 때, 내가 쓰러진 그 날

신고를 해준 이웃이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경찰들은

그를 경찰서로 불러

조사를 해보니 

아무래도 여태 나의 모습을 훔쳐 본 것 같아서

그의 집을 수사 해봤다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방 창문에선 

나의 집 안 모습이 내 베란다 창문을 통해

고스란히 다 드러나 있었고

그의 컴퓨터엔 내가 속옥만 입고 있는 사진,

내가 집에서 다이어트 한다며 

아이돌 가수의 춤을 따라 추는 모습이 담긴

비디오등 여러 자료들도 

발견 되었단 경찰의 말을 들었다.


내가 쓰러진 그 날도

내가 집에 들어와서 불을 켜자마자

바로 방 창문에 달려들어 

몰래 숨죽여 나의 모습을 훔쳐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내가 쓰러지자 몇 분 동안의 고민 후

신고를 하게 되었다고 그는 결국 자수를 했다.


그를 나름 나의 제2의 인생을 살게 해준

생명의 은인이라 생각하며

문득 문득 그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떠올리며 살았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그래도 그 사람 아니었음

지금쯤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머릿속이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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