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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금정산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2014.12.04 21:18조회 수 1142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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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의 이야기입니다.

2005년쯤이었을 겁니다. 1호선 밖에 없던 부산 지하철에 2호선이 생긴 해였습니다.



부산에는 금정산이라고 하는 큰 산이 하나 있습니다.

산이 높아서 큰 산이 아니고, 그리 높지는 않은데 넓이가 넓게- 큰 산입니다.

산이 가파르게 높지 않고 상대적으로 돌이 많지 않아 편한 구간은 정말 등산하기에 쉽고, 약수터도 많아 동네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입니다.

제가 하복을 입고 있었으니 여름 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루는 동네 뒷산으로 등산을 갔던 아주머니 한분이 등산로에 버려진 검은색 비닐봉지 한 무더기를 발견하셨습니다.

모두의 재산인 산에 어떤 고얀 놈이 이런 만행을, 호쾌하게 들고 내려오시려 했는데

비닐봉투 하나하나 전부다 빵빵하게 가득 차서, 이중으로 꽉 묶어놓은 지라 무거워서 한 번에 다 들고 내려올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선 양손에 하나씩 들고 내려가기로 하시고 들고 내려와서 등산로의 입구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리셨습니다.



사건은 다음날 시청에서 온 청소하시는 미화원 분들이 검은색 쓰레기봉투를 해체하셨을 때 터졌습니다.

생활 쓰레기 투기인 것으로 짐작하고 들고 내려와서 버린 봉투 안에 사람의 유실된 시신의 일부로 보이는 것이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죠.



거기 한가득 쌓여 있었던 봉투가 전부다 사람의 시신이었다는 것 까지는 듣지 못했지만,

넓고 큰 금정산 일대에서 시신이 든 봉투가 랜덤으로, 정말 랜덤으로 여기저기서 속출했고,

급기야 경찰에서 등산로나 산에서 꽉 차 있는 검은색 봉투가 발견되면 들고 내려오지 말고 위치를 기억해서

경찰서나 관공서에 와서 신고하라는 공문이 내려올 정도였습니다.

봉투가 제법 모였지만 워낙 작게 나누어 져서, 신원은 고사하고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구분이 안 될 지경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뒤로 수사에 큰 진전이 없는지, 따로 들려오는 소식 없이 서서히 잊혀 졌습니다.

가을이 되어서인가?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비교적 작게 조각나지 않은 두 번째 시신의 부분이 나왔습니다. 


그때 당시 부산 지하철 2호선이 개통 된지 얼마 되지 않아 사람들이 많이 타고 다니지 않을 때였습니다.

특히 북구는 그 당시 새로 개발 된 지 얼마 안 된 신도시라 더더욱 사람들이 없었지요.

지하철 2호선 중에 수정역이란 곳이 있는데, 그곳의 화장실이 보통 지하철 화장실보다 유난히 음습하고 구석진 곳에 박혀 있습니다.



수정역의 여성 화장실에서 여성분의 것으로 추정되는 다리가 나왔습니다.

이 부분은 뉴스로도 나온 것이라 정확히 기억납니다.

화장실에 칸이 두 개인가 밖에 없는데 한 칸에서 유명 명품 브랜드의 쇼핑백이 있어서 우연히 들어간 여성분이 어머니,

저 횡재했어요. 했는데, 그 안에 들어 있던 건 사람의 다리였던 거죠.



그 뒤로도 수사가 한참 진척되었는지 모르겠는데,

범인을 잡았다는 말은 없었고 봉투가 금정산에서 발견 되었을 때부터 계속 범인을 잡지 못했다는 소문만 무성했습니다.

지금은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많고, 회자 되지도 않지만 가끔 궁금해집니다.



범인은 잡았는지, 피해자는 누구였는지, 과연 그 넓은 금정산에서 발견된 시신의 조각들이 한사람의 것이었는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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