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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이병상이 정주목사의 혼령과 만나다

title: 유벤댕댕핸썸걸2016.09.06 09:24조회 수 586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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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조하 이병상은 풍채가 좋고 외모가 관옥처럼 하얀 모습에 사람들이 모두 신선같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집은 지금의 서대문구 충정로에 있던 동네에 위치해 있었는데, 어느 날 밤, 촛불을 끄려고 자려는 순간 음산한 한 줄기 바람이 일더니

 

한기가 뼈속에까지 스며드는 듯 하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물체 같은 게 앞에 놓여 있어서 만져 보니 마치 흡사 오래된 고목 같았습니다.

 

이에 사람을 시켜 곧장 촛불을 켜게 하고는 보니 그것은 다름 아닌 옷을 입혀 이불로 감싼 시신이었습니다.

놀라기도 하였고 매우 기이하다 여겨서 풀어보게 하니 그것은 어떤 할머니의 시신이었다고 합니다.

 

이에 다시 감싸고는 마루 위에 놓아 두었고 다음 날에 아침이 밝자 물어보았는데,

동네 어귀에서 살며 떡을 파는 노파로 죽은 게 3일 되었는데, 갑자기 시신이 없어졌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공이 아들을 불러서는 그 시신을 내어주었습니다.

이 노파는 살아 생전에 공의 집을 드나들면서 공의 풍채와 모습을 보고는 흠모하여 존경하는 마음을 잊지 않더니

 

죽어서도 그 마음을 잊지 못하여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서 기이하다고 했습니다.

이때 한 재상이 부사로 중국에 가게 된 것이었습니다.

 

출발하기 직전 하루 전날 그가 모친의 상을 당하자 공이 그를 대신해 하룻밤 안에 떠날 채비를 갖추었습니다.

그리고는 정주의 한 객사에 이르러 잠을 자려고 하는데 밤이 깊어지자 누군가 신발을 끌면서 무어라고 말하며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 것이었습니다.

 

들어오고는 손으로 공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어찌 어머님의 병환도 아니 돌보고 행차하였느냐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공의 생각에 이는 초상을 당한 모친상을 당한 사람의 아버지 혼령인 듯 싶었습니다.

그 사람의 부친은 일찍이 정주목사가 되었으나 그 시절에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공이 '저는 이 아무개입니다. 아무개가 부사가 되어 가려고 했지만 그렇지 못할 일이 생기어서 제가 대신 가고 있는 것입니다.'하고 대답하였습니다.

그 말에 깜짝 놀라서 그 혼령은 급히 문 밖으로 갔습니다.

 

이 일은 전 정주목사의 혼령이 공을 아들이 온 것으로 여겨 생각하기 때문이었고

공의 기백과 정신이 이와 같았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기문총화에서 기록되어 나와 있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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