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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title: 유벤댕댕핸썸걸2016.09.06 09:34조회 수 839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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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청소 일을 하던 때가 있었다.

 

죽은 사람 방이나 애완동물 시체 처리, 쓰레기집 청소까지 온갖 일이 다 있었다.

 

죽은 사람이 나온 집이나 쓰레기집은 대개 의뢰인이 거기서 살려고 하거나 안에 있는 가구나 물건을 사용하려 하기 때문에, 집안을 치우며 물건 철거도 같이 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내가 다니던 회사는 계약서마다 집안 모든 물건은 회사 측이 맡는다는 조항을 넣었다.

 

그렇기에 작업 도중 나오기 마련인 돈이나 보석 같은 것도 굳이 안 돌려줘도 되긴 했다.

 

사장님은 처리비를 돈으로 받으니까, 추억이 서린 물건이나 가욋돈은 돌려주자는 생각을 가진 분이었다.

 

 

 

영업 담당이나 작업원들에게도 그걸 철저히 교육하기는 하지만, 실제 현장에 나서는 작업원들은 대개 찾아내면 자기 호주머니로 집어넣곤 했다.

 

나도 200만엔을 찾아낸 적이 있었다.

 

욕구를 이성으로 억눌르는 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더라.

 

 

 

어느 휴일, 영업 담당에게서 전화가 왔다.

 

시내 2층 주택의 특수청소와 물건 정리 의뢰가 들어왔다는 것이었다.

 

목을 매 죽은 사람이 있었단다.

 

 

 

당시 나는 작업원 겸 사무원으로 2년 가량 그 회사에서 일했기에, 현장 책임자 역할을 맡아달라는 부탁이었다.

 

쓰레기 양과 상황을 확인해보니, 작업원 서너명이서 사흘 정도 달라붙으면 끝낼 수준이었기에 받아들이기로 헀다.

 

죽은 사람은 혼자 살던 노인이었다.

 

 

 

생활비가 다 떨어졌는데, 차마 자식들에게 손을 벌릴 용기가 없었던지 죽음을 택했던 듯 했다.

 

 

조금 슬퍼졌지만, 일은 해야지.

 

작업원들도 다들 여러번 같이 손발을 맞춰본 사람들이었다.

 

 

 

40대 선배랑 종종 아르바이트하러 오는 할아버지 등등.

 

안심하고 계획을 세웠다.

 

작업 첫날, 집안에 들어서보니 썩은 냄새는 그리 심하지 않았다.

 

 

 

영업 담당이 견적을 내러 왔을 때 창문을 열어둔 듯 했다.

 

가구나 생활 용품 배치는 전해들은 그대로였기에, 사건 현장인 2층으로 올라가봤다.

 

다른 방에 비해 썩은 냄새가 강하기는 했지만, 참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바닥을 보니 문 안쪽 바로 아래에 검다고 해야할지 갈색이라고 해야할지 모를 얼룩이 있었다.

 

문 위편에는 로프가 쓸린 자국이 남아 있다.

 

문고리는 구부러져 있어, 어떻게 죽었는지 눈에 선해 더 서글펐다.

 

 

 

다른 작업원들도 들어와서 [목을 맸구먼.] 이라고 한마디씩 했지만, 곧 익숙하다는 듯 어느 세제를 고를지 토의를 시작했다.

 

둘째날은 별 문제 없이 작업이 이어졌다.

 

40대 선배는 그 얼룩을 약품으로 지우고, 집 전체에 소취 작업을 실시했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물건을 옮겨 트럭에 실었다.

 

사흘째 오전쯤 되니 대부분 작업은 끝났다.

 

뜰이 넓고 담도 있어서, 점심은 다들 모여 거기서 먹기로 했다.

 

 

 

선배랑 다른 작업원 하나가 차를 몰고 도시락을 사러 편의점으로 간다.

 

아르바이트하는 할아버지랑 둘이서 한가롭게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10분 정도 지나자 갑자기 할아버지 안색이 점점 나빠지기 시작했다.

 

얼굴이 창백해져 비지땀을 흘려, 나는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하지만 그대로 토하기 시작해 신음소리를 냈다.

 

[병원 가실래요?]

 

말을 걸어도 대답은 없고, 신음소리만 이어진다.

 

 

 

구급차를 부르려고 전화기를 꺼내자 또 할아버지는 웩웩하고 게워내기 시작했다.

 

조금 패닉에 빠졌지만, 등을 두드려주며 [토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라고 말하고 있을 적이었다.

 

할아버지의 입이 눈에 들어와, 나는 손을 멈췄다.

 

 

 

입에서는 무언가가 나오려는 듯, 거무스름한 게 보일듯 말듯 하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게워낼 때마다 그것은 조금씩 나온다.

 

몇번 반복하는 사이,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로프였다.

 

전부 나올 때까지, 나는 그저 옆에 서서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50cm 정도 되는 로프였고, 끝이 올이 풀려 있어 중간에 잘려나간 듯 했다.

 

 

 

도대체 왜 몸안에 그런게 있었는지 나는 알 도리가 없었다.

 

[괜찮아요?] 라고 물어도, 할아버지는 [나는 몰라, 나는 몰라.] 라고 대답할 뿐이었다.

 

비지땀을 뚝뚝 흘리며 푹 수그린채.

 

 

 

곧 선배가 탄 차가 돌아왔다.

 

나는 황급히 달려가 선배를 불렀다.

 

선배는 달려와 할아버지의 상태를 확인했다.

 

 

 

선배는 할아버지가 토해낸 로프를 보더니, 잠시 말없이 있다가 할아버지를 향해 말했다.

 

[뭘 챙긴거야.]

 

할아버지는 겁에 질린 듯한 얼굴을 했지만, 대답은 없었다.

 

 

 

선배는 나한테 할아버지 주머니를 뒤지라고 하고, 할아버지의 가방을 살피기 시작했다.

 

손으로 더듬자니 가슴 주머니에 뭔가 단단한 게 들어있었다.

 

꺼내보니 지금은 쓰지 않는, 쇼토쿠 태자가 그려진 1만엔짜리 지폐 몇장과 반지, 목걸이가 들어 있었다.

 

 

 

선배는 할아버지 멱살을 잡았다.

 

[절도라고, 당신.]

 

그리고는 두번 다시 오지 말라는 듯 가방을 던지고 밀쳐냈다.

 

 

 

할아버지는 새파래진 얼굴로 걸어갔다.

 

작업이 끝나고 사무소로 돌아오자, 선배는 사장님한테 할아버지 주머니에서 나온 걸 건넸다.

 

로프에 관해서는 굳이 설명하지 않았기에, 나도 모른채 하기로 했다.

 

 

 

사장님은 곧 손님에게 전화를 걸어, 그걸 돌려주기로 했다.

 

온갖 생각이 다 들었지만, 무엇보다도 200만엔을 찾았을 때 그걸 슬쩍하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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