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단편

건널목에서

여고생너무해ᕙ(•̀‸•́‶)ᕗ2016.11.28 13:13조회 수 596추천 수 1댓글 1

    • 글자 크기


지방출장을 갔다.
술을 즐겨 마시진 않지만, 거래처의 부담스러운 접대에 어쩔 수 없이 평소 주량보다 많이 마시게 되었다.

회사에서 지정해둔 숙소는 유흥가에서 조금 멀었다.
택시를 타고 가기에도, 걸어가기에도 애매한 거리.
술도 깰 겸, 걸어가기로 했다.

숙소 근처에는 철도 건널목이 있다.
도시에선 낯설지만 이 곳에는 주택 근처에도 철도 건널목이 있다.
건널목에 도착하자 차단기가 내리고 경고등이 켜졌다.

잠시 후 기차가 지나간다.
하지만 차단기가 올라가지 않는다.

몇 분을 더 기다려 봤지만 차단기는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손으로 올려보려고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취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왠지 오기가 생긴다.
온 힘을 다해 올려보니 차단기가 올라가는 것 같지만 다시 내려온다.

악전고투하고 있으니 뒤에서 경적소리가 들린다.
택시기사가 손짓하며 부르고 있다.

"손님! 손님!"

택시 탈 거리가 아니어서 안 탄다고 말하고는 다시 차단기를 올리려 했다.
그런데 택시기사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아까보다 더 큰 소리를 부르고 있다.

무슨 일이라도 있나 싶어 택시기사에게 갔다.
택시기사는 내가 오자 일단 타라고 재촉하며 자신도 자리에 탑승했다.

"봤어요?"
"네???"

택시기사는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물었다.

"흠, 손님은 못 봤군요……"
"뭘 봤냐는 거죠, 뭔데요?"

택시기사는 다행이라는 말투로 내게 말했다.

"아까 손님이 건널목에 서 있길래, 차단기에 매달리고 있는 아이한테 내려오라고 하는 줄 알았죠.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까…….
없었어요. 그림자가. 
그 아이한테는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필사적으로 부른 거에요."

아마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였을거다.
내겐 보이지 않았던 그 아이는…….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743 단편 [단편] 그대의 향기3 패륜난도토레스 39 2
742 단편 [단편] 바퀴벌레2 패륜난도토레스 42 2
741 단편 [단편] 실수2 패륜난도토레스 44 1
740 단편 [단편] 천적2 패륜난도토레스 46 1
739 단편 엑스트 - 저승사자 -2 노사연칸타빌레 57 1
738 단편 낮잠1 패륜난도토레스 57 2
737 단편 표식2 title: 애니쨩주차왕파킹 64 1
736 단편 그녀의 머리3 title: 섹시킴가산디지털단지 65 2
735 단편 곤충채집2 title: 애니쨩주차왕파킹 66 1
734 단편 10년 -22 짱구는옷말려 67 1
733 단편 [단편] 낙원으로부터의 추방2 패륜난도토레스 67 1
732 단편 정전3 Guess레기 71 1
731 단편 공동샤워실2 패륜난도토레스 71 1
730 단편 봉투2 6시내고양이 73 2
729 단편 벽돌1 돈들어손내놔 79 1
728 단편 연기(煙氣)2 노사연칸타빌레 79 1
727 단편 고해성사2 title: 애니쨩주차왕파킹 80 1
726 단편 그들은 모르고 있다2 패륜난도토레스 81 1
725 단편 엄마의 대답2 title: 애니쨩주차왕파킹 82 1
724 단편 2 패륜난도토레스 83 1
이전 1 2 3 4 5 6 7 8 9 10 ... 38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