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단편

건널목에서

여고생너무해ᕙ(•̀‸•́‶)ᕗ2016.11.28 13:13조회 수 597추천 수 1댓글 1

    • 글자 크기


지방출장을 갔다.
술을 즐겨 마시진 않지만, 거래처의 부담스러운 접대에 어쩔 수 없이 평소 주량보다 많이 마시게 되었다.

회사에서 지정해둔 숙소는 유흥가에서 조금 멀었다.
택시를 타고 가기에도, 걸어가기에도 애매한 거리.
술도 깰 겸, 걸어가기로 했다.

숙소 근처에는 철도 건널목이 있다.
도시에선 낯설지만 이 곳에는 주택 근처에도 철도 건널목이 있다.
건널목에 도착하자 차단기가 내리고 경고등이 켜졌다.

잠시 후 기차가 지나간다.
하지만 차단기가 올라가지 않는다.

몇 분을 더 기다려 봤지만 차단기는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손으로 올려보려고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취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왠지 오기가 생긴다.
온 힘을 다해 올려보니 차단기가 올라가는 것 같지만 다시 내려온다.

악전고투하고 있으니 뒤에서 경적소리가 들린다.
택시기사가 손짓하며 부르고 있다.

"손님! 손님!"

택시 탈 거리가 아니어서 안 탄다고 말하고는 다시 차단기를 올리려 했다.
그런데 택시기사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아까보다 더 큰 소리를 부르고 있다.

무슨 일이라도 있나 싶어 택시기사에게 갔다.
택시기사는 내가 오자 일단 타라고 재촉하며 자신도 자리에 탑승했다.

"봤어요?"
"네???"

택시기사는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물었다.

"흠, 손님은 못 봤군요……"
"뭘 봤냐는 거죠, 뭔데요?"

택시기사는 다행이라는 말투로 내게 말했다.

"아까 손님이 건널목에 서 있길래, 차단기에 매달리고 있는 아이한테 내려오라고 하는 줄 알았죠.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까…….
없었어요. 그림자가. 
그 아이한테는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필사적으로 부른 거에요."

아마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였을거다.
내겐 보이지 않았던 그 아이는…….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4663 단편 어린 아이의 순수함은 어디까지1 굴요긔 870 1
4662 Reddit [펌/영미권번역괴담] 저번달에 형무소에서 나왔어. 그때 있었던 일들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경험이야1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367 1
4661 실화 가위 눌림 경험담1 바니바니 475 1
4660 실화 방배동에서 생긴 일 1-7 화 합본1 익명_82e36f 2754 2
4659 실화 자전거 귀신1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596 1
4658 실화 방문자1 백상아리예술대상 484 1
4657 실화 무서웠던 경험1 title: 금붕어1ss오공본드 765 1
4656 실화 GOP에서 봤던 '그것'의 정체는...?1 가위왕핑킹 476 1
4655 기묘한 신기있는 친구 6-1 title: 밧대리Dorothy 1172 0
4654 기묘한 조상꿈, 특히 예지몽 관련해서 다들 이런 경험 있니?1 title: 메딕셱스피어 1424 0
4653 실화 예비 무속인 이야기1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2679 4
4652 2CH [2CH] 이상한 유흥업소1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420 1
4651 실화 탄약고사건1 앙기모찌주는나무 828 1
4650 실화 비닐봉지 속의 무언가1 title: 팝콘팽귄노인코래방 834 0
4649 실화 물귀신 이야기1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 1299 0
4648 실화 산속의 도깨비자리와 장사를 하면 안되는 곳 (짧음)1 title: 메딕셱스피어 2410 3
4647 사건/사고 함평 독극물 비빔밥 사건 (2012)1 클라우드9 765 0
4646 2CH 하치로1 title: 잉여킹아리수드라 692 1
4645 실화 [실제 목격] 가평 빠지 물귀신 괴담1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 8507 1
4644 Reddit [펌/영미권번역괴담] 현실은 허구보다 섬뜩하다1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167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