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2CH

[2ch] 유언 비디오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2016.11.30 21:40조회 수 492추천 수 1댓글 0

    • 글자 크기


회사 동료가 죽었다.

맨손 암벽 등반이 취미인 K였다.

 


나와는 무척 사이가 좋아,

가족들과도 익히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K의 암벽 등반 취미는 본격적이라,

휴일이면 이런저런 산이니 벼랑이니 항상 찾아다니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K가 죽기 반년 정도 전이었나.

갑자기 K가 내게 부탁이 있다며 말을 걸어왔다.

 


[야, 내가 만약 죽을 때를 대비해서 말인데, 비디오 하나 찍어주라.]

취미가 취미이니만큼 언제 사고가 나 세상을 떠날지 모르니, 미리 영상 메세지를 찍어두겠다는 것이었다.

만약의 때에는 가족에게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을 담아, 가족들에게 보여준다고 한다.

 


나는 [그렇게 위험한 취미인 걸 알면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그만 둬라, 좀.] 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K는 단호했다.

 


[암벽 등반만큼은 절대로 그만둘 수 없어.]

그것도 K답다 싶어, 나는 촬영을 도와주게 되었다.

 


K네 집에서 찍었다간 들킬게 뻔하니,

내 집에서 찍기로 했다.

 


흰 벽을 배경으로 하고,

소파에 앉은 K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어.. K입니다. 이 비디오를 보고 있다는 건, 내가 죽었다는 뜻이겠죠. 여보, S야. 지금까지 정말 고마웠어.]

K는 우선 아내와 딸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내 제멋대로인 취미 때문에 가족들한테 폐만 끼치고, 정말 미안합니다.

 저를 키워주신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다른 모든 친구들도. 내가 죽어서 슬퍼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부디 슬퍼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천국에서 즐겁게 지낼테니까요.]

K는 한숨을 몰아쉬고 말을 이어갔다.

 


[여러분과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건 안타깝지만, 천국에서 여러분을 지켜보고 있겠습니다.

 S야. 아버지는 언제나 천국에서 널 지켜보고 있을게. 그러니까 울지 말렴. 웃으면서 배웅해 줘. 그럼, 안녕.]

그리고 촬영이 끝나고 반년 후, 정말로 K는 세상을 떠났다.

암벽 등반 도중 실족으로 인한 사고사였다.

 


같이 산을 오르던 동료에 의하면,

보통 떨어져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도록 아래에 안전 매트를 깔고 등반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 때는 하필 낙하 예상 지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떨어지는 바람에

사고를 막을 수 없었다고 한다.

 


울부짖는 K의 부인과 딸.

나조차도 믿을 수 없었다.

그 K가 이렇게 세상을 떠나다니..

 


장례를 치루고 일주일 가량 지난 후,

나는 전에 찍었던 그 비디오를 K네 가족에게 보여주기로 했다.

 


가족들도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았는지,

내가 K의 영상 메세지 이야기를 하니 부디 보여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리하여 7일째 법요를 할 때, 그 자리에서 영상을 틀기로 했다.

내가 DVD를 꺼내자, 가족들은 벌써부터 울기 시작했다.

 


[이것도 공양이 될테니 부디 봐 주세요.]

나는 DVD를 넣고 재생했다.

 


브.. 하는 소리와 함께, 깜깜한 화면이 10초 가량 이어진다.

어? 녹화가 제대로 안됐나?

 


그 순간,

어둠 속에서 갑자기 K의 모습이 나타나더니 말하기 시작했다.

 


분명 내 방에서 찍은 건데..

이렇게 어두웠던가?

 


[어.. K입니다. 이 비디오를 ..고 있다는 건, 내가 ..었다는 ..이겠죠. 여보, S야. 지금까지 정.. 고마...]

K의 목소리에는 아까부터 계속 들려오던 브.. 하는 잡음이 심하게 섞여, 목소리를 잘 알아들을 수 없었다.

 


[저를 키워주신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다른 모든 친구들도. 내가 죽어서 슬퍼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부디 슬퍼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즈봐아아아아아아아아아 S, 아버지 죽어버려어어어어어어어 죽고 싶지 않아!

 죽고즈봐아아아아아아싶지않아요오오오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등골에 소름이 끼쳤다.

 


마지막 부분은 잡음으로 거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K의 말은 분명히 촬영할 때와 다른, 단말마의 절규 같이 변해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K가 말을 마칠 무렵.

어두운 구석에서 무언가가 K의 팔을 잡아 끌고 가는게 확실히 보였다.

 


가족들은 울부짖고 있었다.

K의 부인은 [도대체 뭘 보여주시는 거에요!] 라며 내게 매달리고, K의 아버지는 나를 후려갈겼다.

부인의 남동생이 [K형이 이런 걸 장난으로 찍었을 리 없어요.] 라며 달래준 덕에 그 자리는 어떻게 무마가 됐다.

 


하지만 나는 무릎 꿇고 빌며,

[이 DVD는 곧바로 처분하겠습니다.] 라고 가족 모두에게 사과했다.

 


다음날, DVD를 가지고 근처 절에 갔더니, 뭐라 말을 꺼내기도 전에 문전박대 당했다.

주지스님은 DVD를 넣은 봉투를 보자마자 [아, 그건 저희가 맡기에는 무리입니다.] 라고 말했다.

 


그 대신 받아줄 수 있을만한 곳을 알려주겠다기에 거기로 갔다.

거기서도 [말도 안되는 물건을 가지고 오셨군요.]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거기 영매사 말에 따르면,

K는 비디오를 찍은 시점에서 이미 완전히 지옥에 떨어진 상태였다고 한다.

 


[어떻게 반년이나 더 살아있었던 건지 모르겠네요.

 원래대로라면 그걸 찍은 직후에 사고를 당해 죽었을 겁니다.]

 


출처 : VK's Epitaph


    • 글자 크기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908 기타 우주에서 발견된 제일 신에 가까운 존재 title: 메르시운영자 4506 1
907 2CH 배고파1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 4515 1
906 사건/사고 헬스장 사망사고 (놀람주의)6 title: 하트햄찌녀 4519 2
905 사건/사고 연쇄살인마들의 소름끼치는 말9 형슈뉴 4520 2
904 실화 친척형이 흉가 갔다오고 나서 체험한 이상한 이야기 -上2 내이름은유난떨고있죠 4520 3
903 실화 친구네가족이 병원에서 겪었던일(약간스압) 클라우드9 4524 0
902 실화 하얀강아지는 귀신을본데요 title: 하트햄찌녀 4529 0
901 실화 무조건 모르는척하세요2 title: 하트햄찌녀 4538 2
900 실화 우리집에 애기 귀신이 산다고해..(살짝스압)3 클라우드9 4539 1
899 실화 부동산 일할때 있었던 실화2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4545 1
898 실화 회사 팀원들이 흉가 체험하고 생긴 일5 도네이션 4550 1
897 실화 한국 전통 문화 대학교2 한량이 4552 2
896 사건/사고 디아틀로프 패스 우랄산맥 미스테리 사건!!1 익명_a933b7 4557 0
895 미스테리 란더노티카 후기 ( 무서운장소를 알려주는 어플)5 title: 하트햄찌녀 4558 4
894 실화 이종카페 유저 귀신 썰모음 2 title: 메딕오디 4560 1
893 실화 회사에서 사용할 창고장소를 찾다가 4화2 title: 금붕어1ss오공본드 4562 1
892 실화 박보살 5탄입니다~5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4571 4
891 실화 11년전 한 오피스텔에서 있었던 실화입니다5 앙기모찌주는나무 4579 0
890 Reddit 완벽한 가족.1 title: 메딕제임스오디 4581 2
889 실화 눈팅만 하다가 저도 많은 경험담 중에 하나 끄적여봅니다. "귀접"입니다...5 수빠돕 4583 2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