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단편

할머니의 우산

여고생너무해ᕙ(•̀‸•́‶)ᕗ2016.12.04 16:26조회 수 780추천 수 1댓글 0

    • 글자 크기


어느 집에 할아버지와 할머니, 이렇게 두 분이 살고 있었다.

할머니는 치매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래서 집에는 주의사항을 적은 메모들이 여기저기 붙어있었다.


"냉장고는 닫습니다."

"전기는 끕시다."

"화장실은 ←"


등등.


할머니를 걱정한 할아버지가 적어둔 것이다.

할아버지는 항상 함께 있었지만, 가끔씩 구청이나 병원에 약을 받으러 가야했다.

할머니와 함께 가면 제 시간에 갈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혼자 가야했다.

혼자 있는 할머니가 걱정이었지만, 


"밖에 나오지 말 것."


이라고 현관에 써두면 얌전히 기다려주었다.


어느 날,

할아버지가 구청에 볼 일이 있어서 나갔다.

물론 현관에는 밖에 나오지 말 것. 이라고 붙여 두었다.


구청에서 볼 일을 마치고 나오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소나기라 우산을 준비해두지 않았다.


그런데 구청 앞에 할머니가 우산을 들고 서 있었다.

깜짝 놀라 할머니에게 달려갔다.

할머니는 비가 와서 마중 나왔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혼자서 구청까지 올 수 없었던 할머니의 상태가 호전된 것 같아 기뻤다.


우산을 들고 펼쳐 할머니와 같이 쓰려고 했다.

그런데 옆을 보니 할머니는 사라지고 없었다.

우산을 들고 펼치려고 위를 본 건 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할머니는 어디에도 없었다.


불안한 생각이 들어 급히 집 앞으로 달려갔다.

할아버지가 집 앞에서 본 건 할머니가 구급차에 옮겨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할머니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할아버지는 너무 슬펐다.

지금까지 메모를 남기면 지켰는데, 왜 집에서 나왔을까.


할아버지 내외와 친했던 옆집 아주머니가 이야기해주었다.


사고 직전,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주머니는 빨래를 거두어 마당에 나왔는데,

할머니는 우산을 들고 집에 나왔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근무하고 있을 무렵, 할머니는 비가 오면 역까지 할아버지를 맞이하러 갔었다.

그래서 비를 보고 할아버지를 생각해서 우산을 가지러 가려고 했던 것이다.


할아버지도 몇 달 후 병으로 숨을 거두었다.

할머니의 우산과 함께 묘에 자고 있다…



    • 글자 크기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743 단편 <테두리 없는 거울> 계단의 하나코 - 1 여고생너무해ᕙ(•̀‸•́‶)ᕗ 472 0
742 단편 <테두리 없는 거울> 계단의 하나코 - 2 여고생너무해ᕙ(•̀‸•́‶)ᕗ 470 0
741 단편 <테두리 없는 거울> 계단의 하나코 - 3 여고생너무해ᕙ(•̀‸•́‶)ᕗ 472 0
740 단편 <테두리 없는 거울> 계단의 하나코 - 完 여고생너무해ᕙ(•̀‸•́‶)ᕗ 472 0
739 단편 <테두리 없는 거울> 계단의 하나코 - 프롤로그 여고생너무해ᕙ(•̀‸•́‶)ᕗ 473 0
738 단편 '조금 더 있고 싶었는데...'1 가위왕핑킹 632 1
737 단편 (무서운이야기) 무당2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1706 2
736 단편 (재)귀신보는 신병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087 2
735 단편 (펌글) 무서운이야기 '아버지의 고백' 노랑노을ᕙ(•̀‸•́‶)ᕗ 2877 0
734 단편 **부2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 1244 1
733 단편 **부8 title: 병아리커피우유 2556 4
732 단편 ...소용없어 여고생너무해ᕙ(•̀‸•́‶)ᕗ 568 0
731 단편 10년 -12 짱구는옷말려 100 1
730 단편 10년 -22 짱구는옷말려 74 1
729 단편 11시 11분의 전화 (Part. 1) 여고생너무해ᕙ(•̀‸•́‶)ᕗ 471 0
728 단편 13층 아파트 여고생너무해ᕙ(•̀‸•́‶)ᕗ 1071 1
727 단편 1층 보신탕 집 굴요긔 811 0
726 단편 1층 엄마 2층 엄마2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280 1
725 단편 20년 후1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847 1
724 단편 447번지의 비밀 上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 1332 0
이전 1 2 3 4 5 6 7 8 9 10 ... 38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