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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괴담][번역괴담] 물려받기

여고생너무해ᕙ(•̀‸•́‶)ᕗ2016.12.26 10:50조회 수 60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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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괴담][번역괴담] 물려받기

우리집은 옛날에 엄청 가난해서 (부모님은 내가) 원하는 건 무엇 하나 사주지 않았다.

입을 옷은 근처 애들로부터 물려 받았고, 간식은 얼음사탕 뿐이었지만

그런 나한테도 의무교육만은 확실히 받게 해주었다.

하지만 공부할 때 쓰는 학용품은 전부 남이 쓰던 걸 물려 받은 것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계속 남이 쓰던 걸 물려 받기만 했으니까 별로 이렇다 할 불만은 없었지만
딱 하나 싫은 게 있었다. 그건 물려 받은 공부용 책상이었다.


그 공부용 책상은 물려 받은 것인데도 아직 신품의 광택이 여전하고,
서랍을 열면 목재의 향기로운 냄새가 나서 즐거웠다.
나는 그 공부용 책상이 매우 마음에 들어서, 시간이 빌 때면
어울리지도 않게 그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곤 했다.

공부용 책상이 생기고 일주일 정도가 지났을 때, 이상한 체험을 했다.


언제나처럼 의자에 앉아서 책상에서 책을 읽고 있자니,
오른쪽 다리에 싸늘한 게 닿았다. 집중해서 책을 읽고 있을 때라서
다리에 닿은 것 따위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다리를 싸늘한 것에
닿지 않도록 살짝 치웠다. 잠시 뒤, 또 다시 싸늘한 것이 다리에 닿았다.
기분이 나빠졌기에 오른쪽 다리로 싸늘한 것을 안쪽으로 걷어 찼다.


그러자 다리 끝에서 흐물거리는 이상한 감촉이 느껴졌다.

시선은 책상 위의 책에 놓고, 의식은 책상 밑의 다리 끝에 집중했다.
나는 오른쪽 다리를 살며시 움직여가며 그 흐물거리는 것의 표면을 확인했다.
흐물거리던 건, 들어가고 튀어나온 부분이 있고, 곳곳에 구멍이 있었다.
부드럽다고 생각하면, 딱딱한 곳도 있어서 무엇인지 전혀 몰랐다.

발끝은 핥는 것처럼 흐물거리는 것의 표면에 닿아 가고, 최후에는 위쪽에 도달했다.
그곳에 얇은 실같은 것이 많이 있는 감각을 느낀 순간, 자신의 다리가
만지고 있는 게 무엇인지 알았다. 나는 살짝 몸을 구부려 책상의 밑을 들여다 보았다.


거기에는 창백한 남자 아이가 있었다.

나의 발끝은 남자 아이의 머리를 만지고 있었다.
나는 깜짝 놀라서 의자와 함께 뒤쪽으로 쓰러졌다.

하지만 얼굴은 계속 책상 밑의 남자 아이에게 향했다.

남자 아이도 그 어떤 미동 없이 나를 보고 있었다.

일어나지도 못하는 채로, 아기처럼 엉금 엉금 기어서 방으로부터 나가서
곧바로 아버지가 있는 곳에 가 체험한 일을 울면서 이야기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전혀 믿어주지 않았다. 만약 믿어주었다고 해도
우리집에는 새로운 책상을 살 돈이 없으니까 새로운 것을 살 수가 없었다.
그러니 결국 나는 초등학생 시절 내내 그 책상을 사용했다.


책상에서 공부를 하고 있으면, 다리에 싸늘한 것이 닿을 때가
몇 번 있었지만, 책상 밑은 보지 않도록 했다.

또 그 남자 아이가 있으면 무서우니까.
있는 건 확실하지만 보지 않고 넘기기로 했다.

중학생이 되자 어머니에게 물어 보았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책상은 누구로부터 받은 거냐고.
그러자 어머니는 조금 곤란한 듯한 얼굴을 하면서,
그 책상은 근처의 와타루군의 집으로부터 받아 온 거라고 가르쳐 주었다.


와타루군은 나와 같은 나이로 같은 유치원에 다녔었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며칠 전에 강에 떨어져서 죽었다.

머리가 좋았던 와타루군은 입학하기 전부터 공부를 했었다고 한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책상에서 공부하면서, 이제부터 시작될 학교생활에
설레여 두근대지 않았을까. 사정을 안 나는 책상 밑에 있는 와타루군이
무섭지 않게 됐고 그의 몫까지 공부하기로 했다.

그 이후로도 와타루군은 내 발에 닿은 적이 있었다.
나는 와타루군이 다리에 닿을 땐 열심히 공부 하라고 격려해주는 거라고 생각했고,
그 격려가 힘이 되어 나는 꽤 공부를 잘 할 수 있게 됐다.

얼마가 지나, 중학교에서 야구가 유행했다. 나도 참가하고 싶었지만
방망이나 글러브를 살 돈이 없어서 곤란했다. 나는 언제나처럼
아버지에게 부탁했고 그러자 아버지는 잠시 기다리라고 말했다.

수개월 후, 아버지는 야구방망이와 글러브를 나에게 주셨다.
역시나 또 남이 쓰던 거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이제 야구를 할 수 있어.
나는 야구 멤버에 끼워져서 마음껏 즐겼다. 그런데 어느날, 친구 한 명이
나의 글러브를 보고 말했다. "그거, 요시로의 글로브 잖아"

요시로는 중학교에서 야구부에 소속되어 있던 동급생이다.
야구의 재능이 있어서 중 1때부터 레귤러에 들어가 있었다.
그러던 요시로는 바로 전에 죽은 것이다.
돌아가던 길에 강에 떨어져 빠져 죽은 듯하다.
자신이 사용하던 글러브가 요시로의 것이었던 걸 알고 나는 생각했다.
요시로의 몫까지 야구를 즐기자고.

그때, 문득 생각했다.

요시로와 와타루군은 뭔가 닮았네, 하고.
두 사람은 둘 다 어릴 때 죽고, 죽은 이유와 장소도 같다.
그리고 두 사람의 유품을 내가 물려 받았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

수개월 뒤, 또 다시 나는 아버지에게 부탁을 했다.
이번에는 텔레비전 게임이 가지고 싶다고. 그러자 아버지는 언제나처럼 잠시 기다리라고 말했다.

2주일이 지나고, 아버지는 텔레비전 게임을 주셨다. 이번에도 역시나 남이 쓰던 걸 물려 받은 거다.

아버지로부터 텔레비전 게임을 받기 조금 전, 나는 신문에 실려 있던 기사를 떠올렸다.

근처에 사는 중학생이 근처에 강에 빠져 죽은 듯하다고. 몸 전체에 오한이 느껴졌다.

그날 밤, 언제나처럼 내 방에서 공부를 하고 있자니 발끝에 무언가 닿았다.
몇 년 동안이나, 그 무언가를, 죽은 와타루군이 나를 격려해 주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그 무언가는, 필사적으로 호소하고 있던 거다.


나는 지금도 책상 밑을 들여다 보지 못하고 있다.​

[2ch괴담][번역괴담] 물려받기

출처: 2ch

번역: 루리웹 괴게 - 미오띠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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