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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o꼬미o 님의 이야기[동물]

title: 금붕어1ss오공본드2014.12.27 08:49조회 수 1130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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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꼬미o 님께서 겪은 이야기를 제가 좀 더 다듬어본 이야기입니다.

몰입을 위해 1인칭으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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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대개 5살 때 자신이 뭘했었는지 기억하기 힘들지만, 내게 이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5살 여자 아이였던 나는 더운 여름에 시골에 계신 외할머니 집에서 부모님과 따로 지낸 적이 있었다.

외할머니 댁은 부유한 편이라 기왓집에서 사셨고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마당이 있었고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멘트로 만들어진 수돗가와 펌프식 수도 시설이 있었고,

나무로 된 마루가 있었고 신발을 벗고 마루에 올라가게끔 되어있었다.

신을 벗고 마루에 올라서면 제일 왼쪽에는 아궁이로 불을 때는 부엌이 있었고 쪽문으로 연결된

방이 3개가 있었다. 화장실은 푸세식 화장실이었고 그 옆에는 돼지우리가 있었다.

나는 부엌 바로 옆 방에서 지냈었다.

두 분의 문제로 잠깐 내가 외갓집에 맡겨지고, 하루가 지나고 이튿날 밤에 어둠 속에서 형광색으로 빛나는

그 당시 내 키만하며 두 발로 걷고 말도 하는 너구리가 멜빵 바지를 입고 한 손에는 축구공을 든 채 나를 

찾아왔다.

시골인지라 주위에 또래 친구도 없어서 밤에 살짝 빠져나와 너구리와 놀고는 해가 뜰 때가 되면

내일 놀자고 한 후에 너구리와 작별 인사를 하고 다시 외할머니 집에 들어와 잠을 자곤했다.

내가 빠져나가는 것을 아무도 못 본것인지 외할머니도 외삼촌도 내게 묻지는 않으셨고,

나 또한 말하면 더 이상 너구리와 못 놀까봐 말하지 않았다.

너구리와 노는 것이 3일째였다.

3일째 되던 밤에 너구리가 나타나서 그 날은 내게 좋은 곳이 있다고 따라오라고 했다.

따라가려는 순간, 가위가 눌린 듯 몸이 움직이지 않았지만 이내 너구리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무엇에 홀린듯 주변 어떤 것도 인식되지 않고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발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눈을 한 번 감았다 뜨자 주변이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러자, 날 붙잡고 마구 흔들며 뺨을 때리는 외할머니가 보였다.

그러는 중에도 내 입에서는 내 의지와는 달리, '가야하는데...가야하는데...' 하는 말이 나오고 있었고

내 귓가로는 너구리의 '아깝다....갈 수 있었는데...' 하는 소리가 내 귓가에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듣고 조금의 시간이 지나자 할머니께서 날 끌고 가더니 부엌에 가두셨다.

아마 다시 푸세식 화장실로 갈까봐 걱정이 되서 그러셨으리라.

'할머니~ 안 그럴게요. 빨리 꺼내주세요. 무서워요.'

부엌에 갇히고는 정신을 차리고 꺼내달라고 할머니께 말했지만 꺼내주지 않으셨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내 입에서 나오던 울음도 멈추고 주변을 살피자 더 무서워졌다.

2m 정도의 높이에 뚫린 환기구에서 눈이 까맣고 오른쪽 입가에선 피가 흘러내리며 검은 머리에

흰 소복을 입은 처녀귀신이 한 쪽 팔을 내쪽으로 향해 손을 휘젓고 있었고,

그 창문 아래에는 나이가 있어보이는 중년 남자 귀신이 가만히 날 지켜만보고있고

불을 때는 아궁이에서는 아까 본 너구리와 요괴 같은 것들이 내게 자꾸만 뭐라고 말을 하는 것이다.

처녀 귀신의 팔은 늘어나서 내 코 앞까지 다가와 팔을 마구 휘저었고 너구리와 아궁이의 불 속 요괴들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내게 했다. 너무 무서워 기억도 나지 않는다.

울음도 비명도 나오지 않고 눈만 동그랗게 뜬 채 벌렁거리는 가슴에 나도 모르게 기절을 한거 같다.

'꼬끼오~'

하는 소리에 눈이 떠졌다.

부엌에 갇혀 처녀귀신과 남자 귀신, 너구리와 요괴들은 사라져있었고 날이 밝아오자

할머니께서 '아이구, 내 새끼. 죽을 뻔했네 고생했다'며 머리를 쓰다듬고 안아주셨다.

무서웠지만 동화 속에 들어갔다 나온거 같아 나는 잘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할머니가 부엌문을 열어주고 내가 나오자 어른 주먹만한 두꺼비 한 마리가 나를 따라다녔다.

할머니는 '이런건 요물이여.' 하시더니 집 옆 개울가에 두꺼비를 풀어주고 왔지만,

점심 때가 되자 다시 두꺼비가 내 옆에 왔고 할머니께서는 그제야 '이 두꺼비가 우리 강아지를 지켜줄라고

오는거다' 라고 하시더니 내가 두꺼비랑 놀 수 있게 해주셨다.

징그러운지도 모르고 마냥 두꺼비를 고무 대야에 담그고 물을 끼얹어주고 놀던 중에

외삼촌이 어제 있었던 일때문에 걱정이 되었던지 물놀이를 가자고 했다.

튜브와 삼촌이 사다 준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10분정도 걸리는 계곡으로 놀러 갔다.

깊은 곳은 아니었지만 혹시 내가 빠질까 튜브를 끼고도 발이 닿는 곳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던 중에

'꼬미야, 삼촌 과수원 가서 복숭아 좀 따올테니까 꼼짝말고 여기 있어.'

하시고는 과수원으로 가셨다.

나는 '웅~' 하고 대답했고 물놀이를 하던 중에 계곡 옆에 있던 동굴에서 까맣고 긴게 물을 헤엄치며

나한테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저게 모지?"

하던 중에 그 까맣고 긴 것은 어느새 내게 가까이 왔고 내 몸을 휘어감기 시작한 그것은 뱀이었다.

뱀이 얼마나 컸던지 내 몸을 휘어감기 시작하자 끼고 있던 튜브는 빵하고 터졌고 난 뱀에게 휘감겨서

물에 잠겼다가 나오고를 반복하고 힘이 빠져가는 중에 애타게 삼촌을 불렀다.

'삼춘~ 삼춘~~'

마침 복숭아를 따서 가져오던 삼촌이 보고는 과수원에 잡초를 베던 낫을 들고 뛰어오더니

날 휘감고 있던 두꺼운 뱀을 낫으로 마구 찍었다.

삼촌이 3~4번 낫으로 찍자 뱀은 '끼아악~~' 하는 소리와 함께

나를 조이던 것을 풀고는 나왔던 동굴로 다시 들어가버렸다.

놀란 나를 안고 집으로 온 삼촌과 어제부터 오늘 있었던 일을 할머니와 외삼촌에게 말했고

내가 설명하는 귀신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어제 본 나이있으신 남자 귀신이 우리 외할아버지시라며

우리 외손녀 구해줬다고 눈물을 글썽거리셨다.

이윽고 할머니는 부모님께 전화를 했고 나는 이틀 뒤에 부모님과 다시 살게되었다.

내가 올라가고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날 구해주었던 외삼촌은 행방불명 되었다.

여느 날과 다른 점은 없었다고 한다...혹시 그 뱀이 복수를 한 것은 아닐까 한다...

[동물] 끝- 다음 편은 [스님과 고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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