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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괴이한 목격담

title: 이뻥아이돌공작2017.03.25 12:03조회 수 51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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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귀신을 보는것도, 이상한 힘을 가진것도 아니지만 간간히 이상한걸 보곤 합니다. 
이것이 무엇이냐,하고 물으신다면야 확답을 드릴수는 없겠습니다만, 어둑시니처럼 그저 어둡고, 형태가 정해지지 않은 무언가와, 시야의 저 끝에서 움직이다 급작스레 사라지는 부류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그저 착시나 잔상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제 정신적인 문제인지 그리고 그것도 아니라면 진짜 '무언가'를 보는것인지 보는 주체인 저마저도 이렇다 할 해답을 드릴수는 없겠습니다만, 이와 얽힌 일화는 두어개 정도만이 생각나는군요.

일단 고등학교 2학년 하굣길에 있었던 일입니다. 학교 옆문을 통해 나오는 골목은 오른쪽에 산을 끼고 왼쪽엔 낮은 벽돌담과 멀찍한 간격을 두고 서있는 침침한 가로등이 있었습니다. 
아침에야 주 통학로인만큼 유동인구가 많지만, 야자가 끝난 시간에는 하교하는 학생도 그리 많지않고, 오른쪽에는 조명 하나없는 산이요, 왼쪽에는 영업이 끝난 물류창고가 벽돌담 하나를 두고 있는데다 가로등마저 얼마 없는 탓에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내곤 했습니다. 
그런 길을, 학원을 가기위해 조금 일찍 학교를 나선 탓에 홀로 걷고있자니 조금이나마 무서운 느낌을 받았었지요. 그 어두운 길을 따라 걷던 도중, 전면 코너쪽에 세워진 가로등의 그림자에서 무언가 일렁이는 것이 보이더군요. 
그러더니 느닷없이 검은 색의 비닐 같은것이 쑥 고개를 내밀어 제 쪽에도 그것이 보이덥니다. 그것이 저를 보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눈이라 할만한건 볼 수 없었으니까요, 사실상 민둥민둥하고 평면적인 무언가라, 코도 귀도 없는 달걀 귀신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그것을 직시한 순간, 온몸에 오한이 돋고 본능이 저에게 경고를 보냈느냐하면 그건 또 아니었습니다. 그저 놀랐을 뿐, 순식간에 모습을 감춘 그것에 대한 의문이 커져 발걸음을 빨리했으나 가로등은 그 흔한 전단지 하나 없이 말끔했습니다. 커다란 검은 비닐봉지는 커녕 그저 황동빛 몸체만이 횡덩그러니 놓여있을 뿐. 이때에는 그저 피로따위로. 인한 눈의 착시로 여겼습니다. 

그에 반해 몇달 전 겪은 이야기입니다. 저는 혼자 산책하는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하루는 도림천의 산책로를 따라 걷고있었습니다. 평일 늦은 밤인데다가, 원체 고가도로나 철로가 많으니 어둑하고 음산하여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은 곳입니다. 그런 길을 마찬가지로 혼자 산책중이었는데, 신도림역 근처의 돌다리를 건너 맞은 편 산책로쪽으로 넘어가 걸어가던 도중, 회색빛 무언가가 엄청난 속도로 도림천을 향해 하강하더니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새라고 할라치면 너무 빨랐고, 물에 착륙하는 소리는 커녕 그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것을 괴이쩍게 곱씹을 뿐이었으나, 이내 신경을 끄고 걸어가던 도중이었습니다. 마음속에서 갑자기 초조함과 불안이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맞은 편에서 보이는 인영에 불안감은 서서히 크기를 키워갔습니다. 

본능적인 공포라고나 할까, 왜인지 모를 감정의 파도는 그 인영이 가까워질수록 커져갈 뿐이었으나, 스쳐지나간 그 사람은 그저 평상복 차림의, 마찬가지로 산책을 나왔을법한 사람이었고, 저에겐 눈길조차 주지않고 지나쳤습니다. 하지만 불안은 쉽사리 침전하지않았고, 본능은 경보를 유지하며 계속 신속한 이탈이라는 방어 기작을 작동하라고 명령하는 중이었습니다. 결국 근처의 다리에서 고가 근처로 올라가 신도림역을 통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야간에 산을 타며 탐사할때도 느껴보지 못한 위험한 감각은 여태껏 처음이었고, 그 사건을 겪고나서 큰 사고나 나거나 상을 치루거나 한 적도 없습니다만,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던 체험입니다.

추가적으로 간혹 머리카락을 누군가가 만지는 느낌이 나긴 합니다만, 머리가 붕 뜨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감각으로 생각하곤 있습니다.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웃대 도마뱀기르는미친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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