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 경남 해동 물귀신

여고생너무해ᕙ(•̀‸•́‶)ᕗ2017.03.25 13:47조회 수 921댓글 0

    • 글자 크기


제가 겪은 이야기가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기억으로는 초등학교 2학년 때니까 아마도 18~9년 전 이야기겠네요. 경남 김해 대동이란 곳에서 살았습니다. 나름 촌구석에 속하는 터라 5~6km 정도 되는 거리를 고학년(6학년) 형들이 인솔자가 되어 논 밭 시골길을 거쳐 등하교를 했습니다.

어느 날, 평상시와 다름없이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려고 했는데, 그날 수업에서 구구단을 외우지 못해서 나머지 수업을 받았습니다. 같은 동네친구들은 먼저 하교를 하고 저를 포함한 몇몇 친구들과 같이 구구단을 외우기 위해 나머지 공부를 했습니다.

다 끝났을 때는 이미 해가 어느 정도 기울어지고 있었습니다.

혼자 하굣길에 올라 시원한 바람과 함께 주변 풍경을 바라보며 룰루랄라 논 밭 시골길을 거쳐 귀가하고 있었죠. 아직 저물지 않은 태양 때문인지, 더운 날씨에 땅이 식지 않아서인지 눈앞에 아지랑이가 올라옵니다.

간혹 무더운 여름날 보이던 아지랑이와는 사뭇 다른 느낌 그리고 좀 많다? 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대략 100m 정도 갔을까…….

눈앞에 보이는 다리 아래 뭔가가 보입니다.

참고로 제가 살던 동네의 등하굣길은 낙동강과 양쪽 하굿둑의 형상을 마치 축소시켜 놓은 것처럼 유사합니다. 대략 1/10 정도 크기로, 강폭은 약 15미터 정도며, 2단짜리 둑이 있습니다. 강 깊이는 자세히는 모르지만 종종 익사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니 깊었던 것 같네요.

여하튼 다리 밑으로 뭔가 보였습니다.
흰색인데 움직이고 있었죠.
집에 가기 위해서 꼭 거쳐야 하는 곳이라 계속 그걸 바라보면 걸었습니다.

점점 그 형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다리아래에서, 움직이던 그 형체가 눈에 들어왔을 때 머리와 온몸의 털이 곤두섰습니다.

어찌해야 할까!? 도망갈까!? 뛰어서 통과를 해볼까!?

이런 생각을 우선해야 할 텐데, 그냥 저는 한발자국 점점 그 형체에 가깝게 갈뿐이었습니다. 이제는 눈앞에서 그 형체의 모습이 다 담겨졌습니다.

하얀 소복을 입고, 고개를 숙인 채 마르지 않은 검고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리고, 강물과 둑의 1단 부분을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습니다.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느낌으로 알 수 있습니다.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구나…….

도망가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했지만, 온몸이 떨려 뛸 수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도망치긴 커녕, 아무런 생각 없이 그냥 한발자국씩 그 형체에게 가깝게 다가만 가고 있었습니다. 마치 제 의지인양.

점점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와 가까워집니다.

이제는 얼굴의 형체가 어느 정도 자세히 보일 수 있는 거리지만, 여전히 눈과 코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으로 인해서 눈과 코가 가려진 것인지 아니면 없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하나는 보입니다.
진한 화장을 한 그 붉은 입술이 보였습니다.
굳게 다문 입술……. 아주 빨간 립스틱을 바른 것처럼 강렬한 입술…….

이제는 손만 뻗으면, 닿을 것처럼 가까워졌습니다. 저의 온몸은 이미 땀으로 범벅이 된 것 같고, 마치 가위에 눌린 마냥 움직이기도 어렵습니다. 이제 그 형체는 움직이던 방향을 틀어 저에게 한발자국 옵니다.

굳게 다물었던, 무척이나 빨간 그 입술이 왼쪽위로 치우치며, 마치 어서 오라는것처럼 보였습니다. 무기력하게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한발을 더 내딛는 그 순간,
귓가에 누군가가 이러더군요.

"야이야, 너 여서 머하노? 퍼뜩 가라~ 퍼뜩."

그러시고는 제 손을 잡고 둑 위(2단)로 올려주시더군요 펑퍼짐한 몸빼 바지를 입으시고 머리에는 새참용 대야를 이신 아주머니께서 저를 구해 주셨습니다.

아주머니께서 둑의 1단 (제가 있던 곳)에서 하얀 소복을 입고 있던 여자와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를 보고 마치 어서 가라는 듯, 손짓하셨습니다.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어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달렸습니다. 몸이 제 의지대로 움직이더군요. 그런데 집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앞에 있는 다리를 건너는 것이 무섭더군요. 그래서 다시 아주머니에게 같이 가달라 말하려고 뒤를 돌아봤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없었습니다.

불과 10초도 안 되는 순간이었는데,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도, 아주머니도 모두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그 뒤로는 어떻게 집에 왔는지 기억도 안 납니다. 신발이 벗겨지는지도 모르고 달렸던 모양입니다. 

집에 와서 생각하니 그 아주머니를 동네서 뵌 적이 없던 분이었습니다. 작은 동네라 누가 어디 사는지 다 아는 형편인데.. 누구신지도 모르지만, 지금도 그 아주머니 덕분에 살아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투고] dbwhl1님


    • 글자 크기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2777 미스테리 란더노티카 후기 ( 무서운장소를 알려주는 어플)5 title: 하트햄찌녀 4563 4
12776 실화 택시기사의 체험담 - 벽제화장터5 title: 금붕어1ss오공본드 1715 2
12775 실화 내친구는 귀인(귀신보는친구) 23탄5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4719 3
12774 실화 왜관터널의 원혼5 여고생너무해ᕙ(•̀‸•́‶)ᕗ 2209 1
12773 실화 내가 살면서 제일 무서웠던 일5 title: 아이돌뉴뉴뉴 1564 3
12772 실화 성당에 장미꽃을 바치러 갔을때5 title: 하트햄찌녀 8191 3
12771 실화 이병장의 장난5 욕설왕머더뻐킹 11362 2
12770 혐오 손톱성애자5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417 0
12769 실화 자기 목숨과 돈이 중요한 할머니5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753 1
12768 실화 굶어죽은 귀신의 보은5 title: 하트햄찌녀 8078 2
12767 실화 야간경계근무5 형슈뉴 1027 1
12766 실화 에이즈녀 실화5 title: 이뻥아이돌공작 2511 3
12765 실화 지난 주 일본에 겪였던 일입니다. 야밤에 산가지 마세요.5 title: 이뻥아이돌공작 2568 2
12764 실화 산에 있는 귀신, 산에서 해꼬지 안당하는법 등등 썰 풀어주는 법사님인터뷰5 title: 하트햄찌녀 937 3
12763 미스테리 여기 '마귀굴'이란 존재에 대해 들어보신 분 계신가요?5 title: 하트햄찌녀 1803 3
12762 실화 귀신은 있다5 title: 병아리커피우유 2524 10
12761 단편 ♥♥♥에서 아는 여자애를 봤어요5 익명_577d92 1927 1
12760 기타 동사 직전에 옷을 벗고 사망5 사나미나 603 2
12759 실화 나이트클럽에서 일할때 들은 이야기5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4800 2
12758 실화 게잡 레전드 엣센스님 혼령이야기 6-105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2906 4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