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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고모

여고생너무해ᕙ(•̀‸•́‶)ᕗ2017.03.25 14:43조회 수 65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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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초등학교 때니까 10년이 넘었네요. 그때 일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고모는 저희 어머니를 굉장히 싫어했습니다. 이유는 모르지만 다른 가족들하고는 잘 지내는데, 저희 어머니만 미친 듯 싫어했습니다. 저희 집은 대가족이라 제사 전날이면 며느리들, 할머니들이 다 모여서 음식을 하는데 아직도 생생합니다.


초등학교를 다녀왔는데 고모가 어머니께 뜨거운 프라이팬을 들고 뛰어가는 모습을요.


어머니는 계단으로 (저희 집은 2층 단독주택입니다) 급하게 피하셨고, 할머니께서 고모를 말려서 진정은 됐지만 씩씩거리면서 입에 담지도 못할 말을 했습니다. 평소엔 착하디착한 고모인데 말이죠. 그런데 이상한 건, 고모할머니께서 고모를 데리고 나가신 겁니다. 집안의 문을 닫아놓고(제사음식은 기름을 많이 써서 보통 문을 열어놓습니다. 냄새나니까요.), 단 둘이 나가셨습니다.


어린 저는 호기심에 문틈 사이로 그 모습을 보았고, 금세 어머니께 끌려 나왔지만 그 모습만은 생생합니다. 고모할머니께서 고모의 등을 툭툭 두드리며 "이제 그만 하고 나가..."라고 말씀하셨죠. 당시 저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고모는 하루에 약을 한 알씩 먹습니다. 병원에서는 ‘분노조절장애’라고 말하면서 신경안정제를 투여해주는데요, 그 약을 먹으면 하루 동안은 괜찮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분노조절장애는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화를 참지 못해야하는데, 고모는 꼭 저희 어머니에게만 그랬습니다. 그것도 화를 안내도 되는 상황, 그러니까 말을 한마디도 안하거나 마주치지도 않았는데 보자마자 죽이려고 들었습니다. 저희 어머니 옆구리에는 아직도 칼에 찔린 흉터가 남아있어요.


제가 고등학생 때, 드디어 일이 터졌습니다.


2층집인 저희 집에서는 1층에 저와 할아버지 할머니 고모, 그리고 2층에 어머니 아버지 누나가 살고 있었는데, 가만히 공부하거나 컴퓨터를 하고 있으면 고모께서 야식 같은걸 간간히 만들어서 주시곤 했습니다. 약을 먹으면 그날 하루는 정말 착하신 분이었죠.


고모께서 야식을 먹으라고 나오라고 하셔서 나갔는데, 할머니와 고모가 떡볶이를 드시고 계셨습니다. 저는 나름 애교를 부린답시고 고모께 "이거 정말 맛있네요!"라며 오버했는데, 고모께서 무표정한 얼굴로 갑자기,


"야, 닥쳐. 니네 엄마 오잖아"


이러시는 겁니다. 어머니께서 그 근처에 계시지도 않았는데요. 저는 당황해서 "네?"하고 물었고, 그러자 고모가 할머니를 홱 쳐다보더니,


"엄마, 이 새끼 죽여버릴까?"


할머니께서 말리셨지만 저는 소름이 확 끼쳐서 그날은 제방 문 꼭 잠그고 잤네요. 나중에 어머니께 왜 그런지 여쭤봤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다른 분들도 그렇겠지만 대체 왜 저런 고모랑 같이 살아야하는지 이유를 몰랐습니다. 너무도 위험한데요.


그런데 어머니께서 해주신 이야기가 충격적이었습니다.


고모는 옛날에 신병을 앓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무당이 될 수는 없어 눌림굿을 받았는데, 그때 눌림굿을 해주신 분이 저희 고모할머니이십니다. 고모할머니께선 무당? 도사? 같은 일을 하고 계시거든요. (지금도 하고 계십니다. 가끔 제사지낸 과일도 보내주시고요.)


그런데 눌림 굿이 끝나고 고모할머니께서 말씀하셨답니다. 눌림 굿은 잘 안 됐다. 귀신의 힘이 너무 세다. 잡신 치고는 너무 강해서 고모는 완전하게 신병이 끝난 건 아닐 거고, 앞으로 집안에 태어날 자식 중에 한명은 잔병치레가 많을 거다. 기도 약할 거고.


지금에서야 말하지만, 저희 누나는 잔병치레가 많습니다. 겨울이 되면 한 달이 멀다하고 감기에 걸리고, 음식 조금만 잘못 먹으면 체하는데다 장염이나 소화불량은 달고 살아요.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옛날의 한 일이 떠올랐습니다.


저희 누나는 기가 약해서인지 가위에 자주 눌려서, 제가 중학생이 될 때까지도 같은 방에서 잤습니다. 혹시나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요. 저는 기가 강한 편인지 아직까지 가위는 한 번도 안 눌려봤어요.


그런데 잠을 자다가, 일어나보니 마루에 불이 켜져 있고 어떤 여자가 한명 서있는 겁니다. 보통 이런 얘기 하면 막 옷차림 말하는데, 옷차림은 모르겠어요. 무슨 색이었는지도 모르고. 그런데 기억나는 건, 허리까지 오는 산발머리였다는 겁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 "누구세요?"라고 했더니 그 사람이 천천히 고개를 돌리는데...


얼굴의 앞까지 머리카락이었습니다.

엄청 더럽고 산발된 머리카락.


그런데 이상한 건, 그 머리카락 사이로 눈이 보이는 그 눈이 흰자 밖에 없었던 겁니다. 저는 너무 놀라서 벌떡 일어났고, 다행스럽게도 꿈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누나에게 그 얘기를 장난스럽게 했는데, 누나가 안색이 하얗게 질리더니 하는 말이…….


"야, 그거 나 가위 눌릴 때마다 나오는 귀신이야……."


가위 눌릴 때마다 똑같은 귀신이 계속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중학생 때라 해프닝으로 넘겼는데 고등학생 때 고모 이야기를 들으니, 뭔가 연관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뒤로 누나 방에는 사방에 부적이 붙어있습니다.


그 뒤, 고모는 약만 먹으면 굉장히 착한 분이라 결혼하셔서 출가하셨고, 누나는 잔병치레는 많지만 더 이상 가위는 안 눌린다고 합니다. 저도 귀신과 관련된 경험은 그게 끝이고요. 저희 집안이 조금 독특한 집안일까요? 귀신은 안 믿는 편인데, 이런 일들을 연관시켜서 생각해보면 귀신이 있다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투고] 김태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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