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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 가곡동 용두교 괴담

여고생너무해ᕙ(•̀‸•́‶)ᕗ2017.03.26 10:44조회 수 707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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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자주 다니는 PC방에 있습니다.

집 앞 1분 거리에 있는 것이라서 거의 매일 출석합니다. 알바생들과도 친해지고 그 PC방 단골들하고도 안부를 주고받곤 합니다.

그 단골들 중에 고등학생 녀석들도 3명 있는데요. 학교도 거의 매일 조퇴하고(출석은한다고 하더라고요) 담배에 오토바이에, 할 말 다했죠. 뭐.

앞서 말했듯이 저희 집이 PC방과 가깝습니다.

또한 녀석들이 애용하는 오토바이 라이딩 코스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평소 오토바이 타는 소리가 들려 나가보면 엄청난 가관입니다 한 오토바이에 3명이 옹기종기 붙어 뭐하는 짓인지 자다가도 이 생각만하면 웃겨죽습니다.

문제는 그날 새벽이었습니다. 평소 큰소리를 내며 오토바이를 타는 녀석들이 아닌데 그날따라 술 마신 것처럼 고성방가하며 오토바이를 몰더군요. 아무리 막 나가는 애들이지만 심한 것 같아서, 다음날 잔소리 좀 해야겠거니 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다음날 PC방에 가보니 그 녀석들이 없었습니다. 매일 오는 애들이라 당연히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없었습니다. 그 다음 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보이지 않더군요. 전 녀석들이 사고가 나지 않았나-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열흘도 지난 어느 날, 녀석들이 PC방에 와있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음료수를 사주며 물었습니다.

"니네 어디 갔었냐? 뭔일 있어?"
"……형 사실 우리들 그동안 입원했었어요."

겉모습은 멀쩡했습니다. 다만 초췌한 얼굴일 뿐.

"멀쩡해 보이는데 약 했냐?"
"아니, 형 그게 아니고요……." 

셋 중 한명의 이름은 재한이였는데, 재한이의 부모님이 집을 비운 어느 날. 사건은 일어났다고 합니다.

"오늘 우리 집 비는데 올만에 술판 함 벌이보까?" 
"오 웬일이고?" 
"마침 술땡깄는데 잘됬구마." 

이렇게 재한, 명수, 지훈 이 셋은 밤샐 기세로 죽어보자 놀기로 결심을 했었다네요.

먼저 일차로 노래방에 다녀온 녀석들은 이차로 PC방에 갔었답니다. 하지만 스타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거의 자정 무렵에 PC방을 나섰습니다.

"야들아 저기 봐라"
"이 시간에 길도 어둡고 무거울 낀데"
"역시 남자는 노인공경을 해야 되는 기라" 

PC방을 나서 오토바이를 끌고 가는 어두컴컴한 길에 차도 사람도 뜸한 그 시간에 어떤 할머니혼자 무거운 짐을 지고 다리를 건너가는 모습이 보였답니다.

"할매요 이 시간에 어디가십니꺼?"
"할머니 그 짐 무거울 낀데 저희가 들어 드릴끼예 이리주소" 

이때 명수가 이상한 표정으로 갑자기 가자는 겁니다.

"시바 걍 가자" 
"와그라노? 니 그래살믄 지옥간데이" 

그런데 지훈이도 뭔가 낌새를 알아채고 재빨리 오토바이에서 내리려다가 갑자기 속력을 내며 달리기 시작했답니다.

"니 와그라노 빙시야 떨어질 뻔 했다이가" 
"……저 할매 뭔가 이상하다. 짐도 엄청나게 커서 우리도 못들거 같은데... 그래, 눈까리 눈까리도 검은자 밖에 없더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속도에 정신이 팔릴 무렵, 이때 맨 뒤에 타고 있던 명수가 뭔가를 느끼고 뒤돌아봤답니다.

"으아악 시바 저게 뭐고 시바아아아"
"으아 으아 시발"
"이이힉 아아악 시바아아"

(아마도 이 부분을 제가 집에서 들었던 것입니다.)

그 할머니가 한손엔 자기 몸만한 짐을 머리에 이고 한손엔 시퍼렇게 날이 선 식칼을 들고 엄청난 속도로 오토바이와 맞먹게 뛰어오고 있었답니다. 집 앞에 도착할 무렵 엄청난 코너링으로 겨우 떨쳐내고 도착했답니다. 지훈이가 말하길 자기가 운전한 것 중에 이보다 더 잘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거랍니다

) "저거 뭐였노 시발"
"아오. 너거 점마 얼굴봤나? 한 백 살 가까이는 됬을낀데 시바 난 맨 뒤라서 거의 닿을뻔했다이가 시발."
"니미……. 울집까지 쫓아오는건 아니겠제?"

셋은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때.

쿵쿵쿵쿵쿵쿵쿵-
쿵쿵쿵쿵쿵쿵쿵-
쿵쿵쿵쿵쿵쿵쿵-


숨을 겨우 돌릴 찰나 격한 노크소리가 현관문에서 들렸다고 합니다. 놀란 재한이가 초인종 카메라로 그 모습을 보니 그 할머니가 그 칼 손잡이로 자기 집 현관문을 계속 치고 있던 것입니다.
명수는 재빨리 112에 신고를 했답니다.

"ㅈ, ㅈ.저기요, 빨리와주세요 뭔 미친놈이 칼 들고 집 앞에서 문두들겨요 빨리요" 
"주소가 어떻게 되십니까?" 
"미, 밀양시 삼문동 ㅇㅇㅇㅁㅁㅁ이요 빨리요 제발"

이때 카메라를 주시하고 있던 재한이가 소리를 지르더랍니다. 
"으아아아아아악~!!"

그 뒤로 세 명은 정신을 잃었고 눈을 떠보니 병원이었다고 합니다. 뭐 때문에 소리 질렀냐고 묻자,

재한: 할매가 담을 폴짝 뛰넘어서 오더라구요.

부모님들하고 의사, 경찰들이 서있었답니다 

"우리 어떻게 된 거에요?" 

경찰아저씨가 말씀하시길,

"우리가 출동명령 받고 가곡동 다리 건너가는데 어떤 할매가 요상하게 건너는 기라"
(셋이 동시에) "할매요?!"
"그래, 한손에 엄청나게 큰 짐 지고 자세히 보니 한 손으로 뭘 끌고 오는 기라. 난 새벽에 어디 시장 가는가 싶어가 생각해보는데 시장방향하고 정반대인거지 자세히 보니까 어거들한테 무슨 새끼줄 꼬아가 왼쪽손목에만 묶어서 그래 끌고 오대"

셋은 놀라서 자신들의 손목을 쳐다보니 피멍이 들어 있는걸 보고 식겁했답니다.

"그래가 차에서 내려서 '당신 뭐야' 하고 소리치면서 다가갔다만 대우아파트 뒤쪽에 기찻길 밑에 풀숲으로 바로 도망가드라."

그 셋은 동시에 서로 얼굴만 쳐다볼 뿐이었습니다.

"와 이제 밤에 못 댕기겠네."
"시바! 깜짝이야" 

어느 틈엔가 알바도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더군요.

"형 근데 그거 정체가 뭐였을까요?"
"글쎄……."

이 이야기를 들은 저는 아무 말도 잇지 못했습니다.

[투고] 뒹글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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