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사라진 증거

여고생너무해ᕙ(•̀‸•́‶)ᕗ2017.03.28 13:55조회 수 727댓글 0

  • 1
    • 글자 크기


작년 여름 방학에 있었던 일입니다. 

심심한 대학생활을 하고 있었던 날, 학교 안에 오랫동안 방치된 건물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굳이 어디인지는 밝히고 싶지 않습니다만, 무튼 별로 유명한 곳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방치된 채로 있는지도 모르겠고요. 

호기심이 생긴 저는 날이 어두워졌을 때 가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특히 이런 곳은 혼자, 그리고 어두울 때 가는 게 스릴있다는 생각에, 정말로 그런 채로 갔습니다. 

폐건물은 산 속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변에는 풀이 무성하게 자라나 있더군요. 게다가 주변에는 불빛조차 없어서 핸드폰의 플래시에 의존하면서 다녀야 했습니다. 

건물이 성한 데가 없는 게, 이런 걸 폐허라고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사실 이런 경험을 하는 게 처음인지라, 신기하기도 하고 좀 무섭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 때 쓸데없는 객기를 발휘해서 여기저기를 들여다봤습니다. 

원래 무슨 건물이었는지 몰랐지만, 방이 많은 걸로 봐선 무슨 과학실험실 같았습니다. 

그런데  전 거기서 못 볼 걸 봐 버렸습니다. 

아마 3번째 사진의 입구 바로 앞에서 발견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무언가 발에 밟히기에 보니, 누군가가 휘갈겨 쓴 글이 써진 종이였습니다. 몸을 숙여서 그 글을 읽다가, 저는 순간 소름이 쫙 돋았습니다. 대충 기억나는 대로 쓰면, 이렇습니다. 

"아무도 안 찾는다. 다 필요 없다. 나는 여기서 죽어도…….

저는 그 때 차마 다 읽지도 못 하고, 사진을 찍을 생각도 못 하고 도망치듯이 나왔습니다. 혹시나 방 안에 누군가의 시체라도 있을까봐, 심지어는 방 안에서 누군가가 절 보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버렸거든요. 

다음 날이 되었을 때, 저는 다시 가 보기로 했습니다. 이번만큼은 되도록이면 지인들하고 같이 갈까 생각했지만, 제 지인들 중에는 그런 곳을 가는 걸 다들 꺼려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또 혼자 가야 했죠. 

그래도 아침에 가면 주변이 밝기 때문에 폐건물이라도 그다지 무서운 분위기는 나지 않았습니다. 

'바로 그 자리'에 갔을 때, 저는 또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유서가 보이지 않았거든요. 

밤에 갔을 때가 저녁 9시경이었고, 낮에 갔을 때가 아침 10시 정도였는데……. 그 사이에 누군가가 왔다 갔다는 뜻일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유서만은 사진으로 남겨둘 걸 그랬다는 후회감도 듭니다. (하지만 사진을 찍느라 그 자리에서 잠시 머물렀으면 또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도 모르겠네요.) 

그 때, 유서를 쓴 사람은 누구였으며, 아침에 다시 왔을 때는 왜 없어졌을까요? 
정말 누군가의 장난이었을까요? 차라리 그렇게라도 믿고 싶습니다.

1101353725.jpg


[추신] 사진은 제가 갔었던 곳입니다. 사진에 특별한 건 없지만, 현장감을 도우려고 동봉합니다.
[투고] 오리자룩님


  • 1
    • 글자 크기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6748 단편 사라진 친구의 행방 여고생너무해ᕙ(•̀‸•́‶)ᕗ 658 1
6747 실화 자취방 title: 두두두두두ㅜㄷ두안구정화죽돌이 1161 1
6746 실화 초딩시절 폐창고를 탐험하다 겪은 이야기 title: 두두두두두ㅜㄷ두안구정화죽돌이 982 1
6745 실화 메주 title: 두두두두두ㅜㄷ두안구정화죽돌이 1003 1
6744 실화 보행자 전용 표지판에 숨겨진 괴담 - 뒷 이야기 여고생너무해ᕙ(•̀‸•́‶)ᕗ 1123 1
6743 실화 낙태 하지마요.txt title: 두두두두두ㅜㄷ두안구정화죽돌이 1408 1
6742 단편 폐가에서의 전화2 여고생너무해ᕙ(•̀‸•́‶)ᕗ 514 1
6741 실화 청량 음료 공장의 비밀 여고생너무해ᕙ(•̀‸•́‶)ᕗ 1619 1
6740 실화 9.11 테러의 기묘한 이야기 여고생너무해ᕙ(•̀‸•́‶)ᕗ 1469 1
6739 실화 홍콩할매귀신을 아시나요? 여고생너무해ᕙ(•̀‸•́‶)ᕗ 634 1
6738 단편 당신의 미래가 보이지 않습니다1 여고생너무해ᕙ(•̀‸•́‶)ᕗ 630 1
6737 단편 호텔 업계의 미신1 여고생너무해ᕙ(•̀‸•́‶)ᕗ 1546 1
6736 단편 건망증 여고생너무해ᕙ(•̀‸•́‶)ᕗ 497 1
6735 단편 하늘을 나는 꿈 여고생너무해ᕙ(•̀‸•́‶)ᕗ 470 1
6734 단편 외로운 죽음 여고생너무해ᕙ(•̀‸•́‶)ᕗ 558 1
6733 사건/사고 육군D병원 살인사건1 여고생너무해ᕙ(•̀‸•́‶)ᕗ 968 1
6732 실화 하남창고의 기이한 존재1 여고생너무해ᕙ(•̀‸•́‶)ᕗ 1586 1
6731 실화 수상한 아르바이트1 여고생너무해ᕙ(•̀‸•́‶)ᕗ 472 1
6730 2CH 키마모리1 여고생너무해ᕙ(•̀‸•́‶)ᕗ 1095 1
6729 실화 선임과 후임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010 1
첨부 (1)
1101353725.jpg
44.0KB / Download 8
1101353725.jpg
44.0KB / Download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