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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하얀치마와 썩은 손

title: 금붕어1ss오공본드2015.01.06 08:17조회 수 1253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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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정도 였을 겁니다.

저희 할머니께서 여관을 하시는데요.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저와 제 동생을 예뻐해주셔서

일주일에 한 번 꼴로 할머니 댁에 가곤 했습니다.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여관을 운영하셔서 여관이 좀 낡은 편입니다.

음.. 여관 구조가

우선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오른쪽이 할머니가 주무시고 관리하시는 방이구요.

바로 왼쪽에는 가정부 할머니께서 쓰시는 방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칸 씩 갈 때마다 양쪽으로 방이 한 개 씩 있구요.

쭉 가면 왼쪽에는 화장실이 있습니다.

이 화장실에서 제가 문제의 일을 겪게 됩니다..

구조를 마저 설명하면..

1층의 중간 정도에 위 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계단은 이상한 무늬가 있는 빨간색이구요.

전등도 빨간색을 켜놔서 마치 정육점에 들어와있는 기분이 들거나

마치 공포 영화에서 보던 그런 배경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계단을 중간쯤 올라가면 바로 정면에 신발장과 창문이 보이고 방이 하나 더 있고

마저 올라가면 2층이 나옵니다.

2층 왼쪽 편은 손님 방으로 썼었는데 이제는 창고로 쓰구요. 

문을 열고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그곳엔 부엌과 저희 할아버지가 쓰시는 방이 나옵니다.

즉 1층은 여관, 2층은 가정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죄송합니다. 설명이 너무 길죠?



화장실은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보면 소변기가 있고 좀 더 안으로 들어가면

변기가 나옵니다. 제가 화장실에서 문제의 일을 겪었다고 했는데요.

그 때 제가 주말에 놀러와서 할아버지, 동생과 같이 자다가 새벽에 소변이 마려워서

잠이 덜 깬 채 화장실을 갔습니다.

그렇게 시원하게 소변기에 볼일을 보고 나오려 하고 있는데..

그 때 였습니다.

하얀색 천.. 아니.. 치마라고 할까요?

크기가 작은 이불 만한 하얀색 치마가 공중에 떠 있다가 

갑자기 천장을 위해 솟구치더니

그대로 없어지는 겁니다.

천장은 물론 막혀있습니다.

영화에서 보면.. 사람이 공포에 질리게 되면 마구 소리를 지르면서 도망가잖아요?

근데.. 전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걸 보고선 그냥 아무 생각도 안 들었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슬리퍼를 벗고서 화장실을 벗어나는 순간

와.. 진짜 그 느낌을 잊을 수 없습니다.

전신에 소름이 쫘악 돋으면서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리고

"으..으아.." 라는 신음소리만 나왔습니다.

몸이.. 제 맘대로 움직여지지 않더군요.

정말 발을 질질 끌면서 올라가는데..

입에선 계속 "아..아으" 라는 소리가 나고

단 1초라도 빨리 잠자리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붉은 조명에 비춘 빨간 계단을 한 칸씩 한 칸씩 오르고..

중간쯤 다다르게 되었을 때..

무의식적으로 창문을 보게 되었고

전 기절 해버렸습니다.

창문 쪽엔.. 사람의 손이.. 손목까지만 있는 손이..

거무튀튀하게 썩어 있는 그 손이 흔들고 있더군요..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나와 손에 묻어있는 물기를 탈탈 털 때의 형상이라고나 할까요. 

그것을 본 후의 기억이 없습니다.

그리고 일어나보니.. 잠자리에 있더군요.

(아시발꿈 아닙니다 ;;)

할머니께 여쭤봤습니다.

아침에 할머니께서 아침밥을 지으시러 올라오시는데

제가 계단에 걸쳐서 자고 있더랍니다.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였던 터라 할머니께서 데리고 올라오셨다고 합니다.

그 때 정말 미친듯이 울면서 할머니께 말을 했었죠.

"할머니.. 나 새벽에 화장실하고 계단 창문에서 귀신봤어요.. 두 번이나 봤어요"

라고 하니 할머니께서는 제가 기가 허해서 그런거라며 보양식을 먹여주시겠다고 하시더군요.

제가 그 때 보았던 것들은 무엇이었을까요?

단지 제가 잠결에 착각 했던 것일까요?

그 때 처음으로 기절을 경험 했었습니다.

지금은.. 할머니 댁을 가도 그냥 아무렇지 않게 화장실도 가고

빨간 조명의 층계도 올라가는데요.

그때 일이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처음으로 느꼈던 미칠듯한 공포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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