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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블루투스 귀신?

title: 이뻥아이돌공작2015.01.07 17:33조회 수 990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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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첫 번째 이야기에 흥미를 가져주셔서 감사해요, 헿헿, 기분죠탕.

그래서 즐겁게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서 왔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가고 싶어요.

첫번째 이야기서도 말씀드렸듯이 저의 이야기들은 건너건너건너 전해진 이야기들이고, 과장과 덧붙임이 존재한답니다.

그러니 재미있는 이야기 한 편 듣는다, 라는 느낌으로 함께해 주셨으면 해요.





두번째 이야기는, 이미 말씀드린 대로 '블루투스 귀신?'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제가 직접 겪은 이야기이구요, 사실 제가 살면서 귀신을 봤다던가, 스펙타클하게 소름끼치는 경험을 했다던가 하는 것은 전무해요.

거의 이 이야기가 유일하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뭐, 약간의 섬뜩할까 말까 하는 경험들은 한 두개 있긴 했지만 말이에요.







이상 잡설은 치워두고, 이제 두 번째 이야기 시작할게요.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였어요. 저는 지금 스물한 살의 꽃다운 아가씨? 이니까 아무튼 5년 정도 된 이야기네요.

'블루투스' 하자마자 감이 오셨겠지만 오늘의 이야기는 핸드폰과 아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이야기에요.

요새는 블루투스 같은 거 잘 안 쓰죠?

스마트폰이 있으니까 그냥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면 짠!! 너무 쉽게 사진이며 동영상이며 주고받을 수 있잖아요.





그치만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 일반 피쳐폰 시절에는 카카오톡같은 게 없으니까 블루투스를 이용했단 말이에요.

혹시나 모르시는 분들 있으시려나?

핸드폰으로 블루투스 검색을 해서, 내가 전송하고자 하는 폰의 블루투스 신호를 잡아다가 이어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내는 거에요.

이렇게 설명하려니까 되게 옛날 이야기하는 거 같은데.... 사실 스마트폰이 이렇게나 흔해진 게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았아요.

기억하는 게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보충 때 친구가 스마트폰 샀다고 신기해했었으니까.....

솔직히 흔히 쓰게 된 건 3년? 4년? 얼마되지 않았네요.





아무튼 결론은,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는 거의 대부분 모두가 피쳐폰을 쓰고 있었다는 거죠.





지금 고등학생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제가 딱 고등학교 2학년부터 학원시간 규제며 뭐며 해서 10시 이후던가?

학교 야자도 학원시간도 그 이후로 수업을 못하게하도록 정해졌어요. (참고로 경기도 내의 고등학교를 나왔습니다.)

1학년 때까지는 학원도 12시, 1시까지 다녔었고 

공부를 더 하고 싶어하는 애들과 고3들을 위해서 학교에서 야자할 수 있는 시간도 11시까지 늘려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10시까지는 의무야자, 그리고 11시까지는 자유롭게 공부하고 싶은 아이들이 야자를 하는 시간이었어요.

학교가 비평준화 지역의 꽤나 공부를 한다는 학교인지라 그런 분위기가 있지 않았나 싶네요.





하지만 고등학교 1학년인데.... 순순히 그렇게 야자를 할 리가 없잖아요.

솔직히 1학년 층은 10시 땡!! 치자마자 우르르르, 아이들이 신나서 나갔구요, 11시까지 공부한다는 애들도 사실상 공부를 하기보단 총총히 모여서

속닥속닥 작은 목소리로 수다떨면서 시간을 보내는 거였죠.

저는 대부분 11시까지 남아서 아이들과 노는 편이었어요.





그거 아실려나 모르겠는데, 피쳐폰 중에 '롤리팝' 있잖아요.

디자인 파랗고 빨갗고 매끈매끈하게 얇고 이뻤던 핸드폰이요. 그게 셀카가 그렇게 뽀샤시하게 잘 찍힌다고 한창 열풍이었던 거 기억나세요?

제 핸드폰이 파란색 롤리팝 폰이었어요.

더욱이 저희 학교는 남녀분반이었는데요, 여자애들 대여섯이 모여있으니 뭘 하겠어요? 사진들을 찍고 난리가 난 거죠.

제 폰이 롤리팝이었으니까 애들이 이 폰으로 셀카를 찍겠다면서 가져가서 사진을 찍더래요.





"이거 이쁘게 나온 사진들 나 보내주라."





하니까 "응, 블루투스 켜봐." 하면서 블루투스 검색을 한 거에요.





이름들이 두세개가 뜨는데 거기에 하나가 'lina♥' 였어요.

저 까만하트까지 정확히 기억나네요.





"야, 여기 리나가 너냐?"





친구는 아니래요, 그래서 애들한테 리나가 누구냐고 묻는데 아무도 아니라더군요.

그럼 누구야? 옆 반? 이렇게 생각하는데 그 때 저 밖의 복도에서 남자애들이 떠들면서 우르르르 나가더라구요.

그래서 애들한테, 야야, 누가 자기 여친이름을 블루투스 이름으로 설정해놨다보다, 어휴, 염장하고는. 하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더랬죠.

그게 저와 리나와의 첫 만남이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 후에 언제였던가, 1학기 중간고사였던가 그때, 담임 선생님께 허락을 맡고 친구들 몇몇과 학교에서 저녁때까지 공부를 하기로 했었어요.

지금 생각하는 것이지만 저희 학교는 유달리 학생들에게 학교를 굉장히 쉽게 개방해준 것 같아요.

그러나 뭐, 아시겠지만.... 그렇게 열심히 공부를 했겠어요?

밥 먹고 들어와서 약간 휴식을 하겠다는 핑계로 또 모여앉아서 수다를 떨기 시작한 거에요.

최근에 개봉한 영화는 뭐가 재미있녜, 거기서 어느 배우가 멋있게 나오녜, 그런거 있잖아요.





그러다 그 때 문득, 친구가 전에 보내달라고 했던 사진이 생각났어요.

아마도 그게 제가 길가다가 찍은 쌍무지개 사진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래서 그때 다시 블루투스 검색을 했죠.





그런데 친구 블루투스와 함께 또 다시,





lina♥





그 때 슬슬 이상한 기분이 들기 시작하더라구요.





"왜 그러냐?"





친구의 물음에 아무것도 아니야!! 하며 웃으며 대답해주고, 사진은 나중에 보내준다고 이야기하며 서둘러 블루투스를 껐습니다.

하지만 이상한 기분도 그 때뿐, 사실 그 미스테리한 블루투스에 대해 그렇게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어요.

우연히 누군가 핸드폰 가지고 가는 것을 잊어버렸다던가?

아니면 옆 반에서 누군가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가 있다던가?

그럴테지, 하면서요.





리나라는 이 블루투스에 대해 정말로 이상한 기분을 느끼게 된 것은 여름방학 때였어요.

고등학생들은 여름방학 때 보충들으러 오잖아요. 저도 마찬가지로 저의 부진한 수학성정을 위해 보충신청을 했구요,

물론 그 보충수업은 쥐꼬리만큼도 제 수학에 도움이 되지 않았고 2년 후 언외탐 성적으로 대학에 가기로 결정을 하죠.

아무튼 보충수업을 듣기 위해 학교에 왔어요.





친구와 노닥거리며 보충수업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수업 끝났다!! 하며 신나게 친구랑 가방을 챙겨 내려갔어요.

그런데 문득 저희 교실 옆을 지나다가 그 'lina♥' 가 생각이 났던 거에요.

그래서 괜시리 교실 사물함에 가지고 갈 것이 있다며 슬금슬금 들어가, 블루투스를 검색했었어요.





여전히 그 'lina♥' 는 검색창에 뜨더군요.





그 때 어쩐지 무서워져서 후다닥 나왔던 기억이 있어요.





글쎄요? 그 이후로도 몇 번 그 블루투스 검색창에서 리나를 보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고등학교 1학년의 여고생은 그런 것보다는 훨씬 더 신경써야할 것들이 많기 마련이거든요.

그런 블루투스 따위는 기억의 저 편으로 사라져 버리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언제였더라, 아마도 2학기 기말고사가 끝나고 모두들 공부따윈 이제 지긋지긋해!! 하면서 어떻게 하면 야자를 빠질 수 있을까,

돌아가지도 않는 머리들을 열심히 굴릴 그 무렵이었을 겁니다.

실제로 꽤나 그럴듯한 변명으로 야자를 빼는 녀석들도 꽤 있더라구요.

저 또한 야자시간에 쿠션과 방석, 그리고 담요의 삼박자 아름다운 조합으로 달콤한 취침시간을 즐겼더랬죠.





당연히 10시 땡!! 하자마자 교실은 텅텅 비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친구 한 명이 저를 불쌍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하는 거에요.





"까막아, 너 집 가깝지....? 야, 나랑 열한시까지 있어주면 안되냐?"





이 친구는 집이 멀어서 어머님이 차로 항상 데리러 왔는데, 오늘은 어머님이 일이 있으셔서 열한시에 데리러 온다고 그러셨대요.

근데 교실에 혼자 있기 좀 그러니까, 집이 학교랑 10분? 거리밖에 되지 않았던 저를 꼬여낸거죠.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 라는 말에 홀랑 넘어가서 열한시까지 충실히 친구와 수다타임을 가졌습니다.





여자의 수다란 대단한 거 같아요.

시기가 시기이다 보니, 고3들도 수능 끝났다고 학교에 없고, 있어봤자 저기 2층 위의 2학년들 몇명이 남아있을 테고,

1층에서 2층에 달하는 1학년 교실들은 일제히 불이 꺼져 있고 텅 비어있는데, 수다를 떠는데 집중하다보니 무서움도 못 느끼겠더라구요.





아무튼 11시가 거의 다 되어서? 아니면 11시가 더 넘었는 시각일지 몰라요.

어머님이 오셨나 안 오셨나만 신경썼지 시계를 제대로 보진 않았거든요.





어머님이 거의 다 도착했다, 라는 연락을 받고 친구랑 저는 총총히 교실 밖으로 나왔어요.

와, 근데 정말 복도에 불이 다 꺼지고, 양 옆으로 교실들의 불이 다 꺼져서 정말 한치 앞도 안 보이게 깜깜하더라구요.

저기 계단 위로도 빛이라곤 한 줌도 안 보여요.

우리가 진짜 늦게 나오긴 나왔다 싶더라구요, 중간에 수위아저씨한테 애들 다 갔다고, 너희들은 뭐하냐고 구박받는 소리도 좀 들었는데

수위아저씨의 그 말이 아주 거짓말은 아니었나봐요.





우선 그래도 교실 문은 잠그고 가야 하니까, 친구한테 핸드폰 불빛을 비쳐줬어요.





그런데 핸드폰을 키자마자 딱 생각나는 게

이 친구가 제 폰에 있는 예쁜 배경화면을 보고 이거 보내달라며 되게 보챘었거든요.

그게 딱 생각이 나서는





"야야, 니가 그 때 보내달라던 배경화면들 보내줄게."





하면서 블루투스 검색을 딱 눌렀죠.





"야야, 나 배터리 없어서 블루투스 꺼놨어, 잠깐만."





하는 친구 말이랑 동시에





'블루투스 검색이 완료되었습니다.'





그리고 핸드폰 창에 뜬 단 하나의 이름.





lina♥









정신 나간 사람처럼 친구 손을 잡고 막 학교 밖으로 달려나왔었어요.

정말 등 뒤로 소름이 쭉 돋더라구요.

그 후로 저는 저희 교실에서 절대로 블루투스를 켜본 적이 없어요. 그리고 한달도 안되서 2학년으로 올라가게 되었지만 말이에요.

아마 제가 좀 더 용감했더라면 한번 그 이름에 사진전송요청이라도 해보는 건데 말이에요.

그런데 전송요청 했다가 '전송요청을 수락하였습니다.' 이런 거라도 뜨면 정말 무서웠겠죠?









사실 별 거 아닌 스토리 같긴 하지만..... 그 리나라는 블루투스가 대체 정체가 뭔지 아직도, 여전히 미스테리에요.





두 번째 이야기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마도 세 번째 이야기는 다음에, 학원 끝나고 쓰게 될 것 같은데요. '놀이터 아이들' 이 쯤 되지 않을까요?

그럼 여러분, 다음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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