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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테두리 없는 거울> 계단의 하나코 - 2

여고생너무해ᕙ(•̀‸•́‶)ᕗ2017.03.31 10:28조회 수 470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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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연재는 출판사 아르테의 협찬으로 진행됩니다.




계단의 하나코 - 프롤로그

계단의 하나코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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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 드실래요?”


현관으로 가는 도중에 지사코가 사탕 하나를 꺼내 포장지를 벗긴 후 입속에 넣었다.

아이카와와 지사코가 나온 대학의 교육학부는 필기시험으로 치르는 일반전형 외에 피아노나 그림 같은 실기시험으로 입학할 수 있는 특별전형이 있는데 지사코는 특별전형으로 입학했다.

전공은 성악. 발성의 기본을 갖추었기에 연극부의 소중한 재원이었다.

그래서 목에 신경을 많이 썼고 지금도 늘 사탕을 갖고 다닌다.


“고마워.”


녹색 포장지로 싸인 목 보호용 사탕을 받아 가슴팍의 주머니에 넣었다.

지사코가 준 사탕은 밖에서 가지고 왔는데도 의외로 차가웠다.

창문을 꽁꽁 닫은 고요한 복도에 아까부터 매미가 쥐어짜듯이 우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하지만 기분 탓인지 그 소리는 멀게 느껴졌다.

교무실에서 가지고 온 지휘봉을 평소 버릇대로 넣었다 빼며 만지작거렸다.

그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1층부터 순서대로 돌아야겠다.

문이 잠겼는지 확인도 해봐야 할 것 같고.”

“그래요. 저는 직원 전용 문으로 들어왔지만 정문도 확인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냉방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공립 초등학교 복도는 후끈할 정도로 푹푹 쪄댔다.

하지만 한숨을 쉬는 아이카와와는 대조적으로 옆에 있는 지사코의 얼굴은 서늘해 보였다.


“여긴 변함이 없네요. 두 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많이 그리웠어요.”


함께 걸으며 지사코가 말했다.


“어디든 다 비슷해 보이는 학교 건물도 하나하나 살펴보면 나름의 색깔이 있어요. 저는 이 와카쿠사미나미 초등학교의 복도와 계단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

“이해가 안 가는 소리를 하네. 교실이야 학교마다 분위기가 다르겠지만 복도나 계단은 어디든 다 똑같지 않나?”

“아니에요. 제가 다닌 학교랑 여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요.”


현관에 도착했다.

복도를 사이에 두고 아이들의 신발장이 쭉 늘어선 정면 현관과 직원용 현관이 마주 보고 있다.

아이카와는 우선 정면 현관 앞에 쭈그리고 앉아 살핀 뒤 직원용 현관을 점검했다.

열쇠로 제대로 잠갔는지 확인하고 돌아오니 지사코는 복도에서 중앙 계단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다.

무심코 발밑의 나무 바닥을 보니 젖은 실내화 자국이 갈색으로 보였다.

찍힌 지 얼마 안 된 듯한데 오늘은 아이들이 학교에 오는 날이 아니다.

물기처럼 보이지만 단순한 얼룩인가? 아이카와가 바닥을 확인하려고 다가갔을 때 갑자기 지사코가 말했다.


“선배, 이 학교엔 상당히 정교하게 짜인 괴담이 있죠? 계단 하나코의 일곱 가지 불가사의라고 했던 것 같은데.”


지사코가 서 있는 바로 옆의 벽, 계단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벽에는 높이가 150센티미터나 되는 직사각형 거울이 놓여 있다.

몇 년 전 졸업생들이 기증한 것이다.

표면에 은색으로 날짜가 코팅되어 있다.


“있기야 있지. 그런데 그게 정교한가? 다른 학교에도 그런 이야기는 한두 개쯤 있지 않아?”

“선배는 이 학교가 몇 번째 부임지예요?”

“두 번째야.”


스물두 살에 교사가 된 후 거의 5년 주기로 이동했다.

내년 말쯤에는 전근을 신청해 이곳을 떠날 생각이다.


“그럼 하나 여쭤볼게요. 전에 근무하신 학교에도 그런 얘기가 있었어요? ……적어도 제가 어릴 적 다닌 초등학교에는 여기처럼 잘 짜인 일곱 가지 불가사의가 없었거든요. 게다가 하나코는 일반적으로 화장실에서 나오는데 이 학교는 계단에서 나오잖아요. ‘화장실의 하나코’는 영화나 만화에서도 많이 다뤄졌죠?”


고개를 갸웃거리며 지사코는 말을 이었다.


“교생실습을 할 때부터 신경이 쓰였는데, 이야기가 만들어진 배경에 뭔가가 있는 건 아닐까 싶어요. 장소가 계단이어야 하는 필연성 같은 거 말이에요.”

“소문으로는 옛날에 지금의 교사를 새로 짓자마자 여학생 하나가 이 계단에서 떨어진 것 같아. 기쿠시마 교장 선생님한테 들은 얘기야.”

“어? 혹시 이 계단인가요?”


지사코가 가지런히 정돈된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그리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자신 앞에 있는 계단을 바라봤다.

 


“아, 그런데.” 아이카와가 바로 고개를 저었다.

“그 애는 죽지 않았어. 많이 다치긴 했지만 어디선가 건강하게 잘 살고 있다고 들었어. 다만 쉬는 시간에 사고가 일어나는 바람에 아이들이 모두 목격했으니 그만큼 충격이 컸겠지. 출혈이 엄청났다고 했거든.”


“그래요?”

“응. 그러니까 그 아이가 ‘하나코 유령’이 된 건 아니지. 하지만 사고의 충격 때문에 이야기가 이상한 식으로 각색되고 부풀려졌을 가능성은 있다고 봐. 계단, 피, 사고라는 이미지에 아이들에게 친숙한 학교의 하나코가 결합된 거야. 애들이니까 만들 수 있는 이야기지.”


“이야기 속에 나오는 하나코는 얼굴에 상처가 있다는 설도 있는 것 같아요.”

“그것도 그 아이 때문일 거야. 얼굴에 흉터가 남았을 수도 있으니까.”

“아아.”


지사코가 팔짱을 끼며 묘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정말 가엽네요. 학교를 새로 지은 건 언제쯤이었대요?”

“그야 아주 오랜 옛날이겠지? 기쿠시마 교장 선생님이 젊어서 이 학교에 근무했을 때 이야기인 것 같으니까.”


올해 정년을 맞이하는 교장의 반백 머리가 떠올랐다.

“퇴직하는 해에 왜 이런 일이…….” 그의 목소리까지 함께 떠올라 당황한 나머지 계단에서 눈을 돌렸다.


“앞으로 3층까지 돌아볼 건데 이 타이밍에 계단의 괴담 이야기나 할 거야? 이제 그만해.”

“계단의 괴담이 실없는 소린가요?”


지사코가 미소를 지으며 계단 앞을 지나갔다.


“하지만 어째서 음악실일까요?”

“어?”


“못 들으셨어요? 이곳 하나코는 음악실 창문에서 투신자살한 아이의 유령이라는 소문요. 그 부분은 계단이 아니라 음악 실과 관련이 있어요.”

“아, 그건.”


기억나는 게 있었다.


“이것도 기쿠시마 교장 선생님에게 들은 얘긴데, 다친 아이가 피아노를 아주 잘 쳤던 것 같아. 음대를 가려고 했고 합창대회 땐 늘 반주를 했다지, 아마? 그래서가 아닐까? 사고를 당해서 한동안 피아노를 칠 수 없었고, 그러다 세월이 몇 년 흘러 자살 같은 과격한 내용으로 변했을 수도 있어. ……실제로 음악실에서 그런 일은 없었던 것 같아.”

“흠. 그런가요?”


지사코는 흥미진진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음악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친근감이 드네요.”

“아무런 맥락도 없는 요소가 섞여야 괴담이나 도시 전설로 더 그럴싸해 보이지만 우리 학교는 이런 식으로 소문의 원인 이 밝혀졌으니.”


“그럼 선배, 3층 음악실 순찰은 마지막에 할까요?”

“뭐야? 무서워서 그래?”

“음. 약간요.”


자신과 키가 얼추 비슷한 거울에 비친 눈동자를 바라보며 지사코가 말한다.


“학교에는 괴담의 소재가 될 만한 장소가 정말 많아요. 이 거울만 해도 꽤 무서운 얘기가 나올 것 같잖아요. 그런데도 이 학교는 일곱 가지 불가사의가 전부 계단에 집중되어 있어요. 예외는 음악실뿐이에요. 왜곡된 소문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흥미로워요.”


지사코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눈이 마주쳤다.


“그건 그렇고 선배도 상당히 잘 아시네요. 교장 선생님이랑 언제 그런 얘기를 하셨어요? 교장 선생님은 왠지 그런 얘기를 하실 분 같지 않던데.”

“글쎄, 언제 했더라? 무슨 계기가 있었겠지.”


생각해봤지만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마도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화제가 그쪽으로 흘러갔던 것 같다.


“음악실은 맨 나중에 가도록 하자. 그런데 의외로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네? 하긴 여름은 괴담의 계절이니까.”


회의실, 가사 실습실, 급식실을 지나 체육관으로 이어지는 중정의 바깥쪽 문이 제대로 닫혀 있는지 확인한 다음 아이카 와가 말했다.


“1층은 이상이 없군. 이제 문제의 계단으로 올라가야겠다.


계단 앞에 왔다.

여름 오후의 태양이 하얗게 눈부신 빛을 창문에 쏟아붓는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 하나하나까지 알 수 있을 만큼. 계단 정면에 있는 거울에 비쳐서인지 두 개의 계단이 앞뒤로 펼쳐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유감스럽게도 낮이라서 무서운 이야기가 어울리지 않네.”

“음. 하지만 옛날부터 땅거미가 질 때 귀신과 만난다고들 하잖아요. 귀신을 보는 때는 한밤중이 아니라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하는 저녁과 밤의 경계예요.”


지사코가 계단에 한 걸음 내딛었다.

그녀의 뒷모습이 거울에도 비쳤다.


“그때는 맞은편에 있는 상대방 얼굴이 흐릿해져 실루엣만 보이고 누구인지 몰라요. 한밤중이 아닌 노을 지는 해 질 녘에 귀신을 만날 거라는 생각은 아무도 안 하니까 방심하다가 덜컥 만나게 되는 거죠.”

“해 질 녘이 되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어. 이제 겨우3시를 지났잖아.”

“아, 재미없다.

좀 더 무섭게 해주려고 했는데.”


분하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좀 더 저랑 놀아요. 무섭지 않으니 딱 좋네요. 선배, 계단에 사는 하나코의 일곱 가지 불가사의에 대해 얼마나 알아요?”

“글쎄……. 아이들이 하는 얘기를 소문으로 들은 정도라서.”


말은 그렇게 했지만 몇 개는 바로 생각났다.

누군가한테 자세하게 들은 것 같기도 한데, 언제 누구한테 들었는지까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아이카와는 와카쿠사미나미 초등학교에 부임한 지 4년차로, 고학년 담임을 맡은 적도 있다.

그 나이 때가 되면 아이들은 수다스러워지니 그때 누군가에게 들었는지도 모른다.


아이카와도 한 계단을 올라갔다.

지사코가 옆에서 물었다.


“막연한 소문 중에서 하나 말해주셔도 돼요. 어떤 걸 알고 있어요?”

“음…… 이것도 일곱 가지 불가사의 중 하나인지 모르겠다.

이 학교의 하나코는 계단에 산다.


“아, 맞아요. 일곱 가지 불가사의의 대전제죠.”


정면에 보이는 층계참에 지방정부와 교육청에서 보낸 포스터가 붙어 있다.

이를 잘 닦자는 캠페인과 동물 애호 주간 고지. 칫솔을 든 어린이의 얼굴이 강조된 사진과 동물을 안고 빙그레 웃는 소녀의 사진. 디자인은 매년 비슷하다.

그 포스터 앞을 걸으면서 지사코가 다시 물었다.


“다른 건 없나요?”

“뭔가를 하면 저주에 걸린다는 것도 몇 가지 있어. 하나코한테 받은 음식은 절대로 먹으면 안 된다.

하나코의 질문에 거짓말하면 안 된다.

“음…… 금지 사항이네요.”


지사코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 말고는요?”

“……하나코를 만나고 싶으면 계단을 깨끗하게 청소할 것.”


아이카와가 아는 일곱 가지 불가사의는 이게 전부다.

아이카와가 불가사의를 하나씩 말할 때마다 지사코가 옆에서 손가락을 꼽았다.

오른손 약지까지 구부리고 새끼손가락만 세운 상태에서 스스로 얘기를 꺼낸다.


“금지 사항은 그것 말고도 한 개 더 있는데, 혹시 이건 못 들어봤어요? 하나코가 상자를 줘도 절대로 받으면 안 돼요.”

“상자?”

“무슨 색깔인지 고르게 하나 봐요.”


층계참을 지나고 계단을 올라 2층 복도에 섰다.

동쪽과 서쪽 좌우로 이어진 3, 4학년 교실. 특별 교실로 오른쪽 끝에 공작실과 과학실이 있고, 왼쪽에는 도서관이 있다.


“이것 역시 많이들 아는 도시 전설에서 파생됐겠죠. 아마 이 얘기는 아실 것 같은데, 학교 화장실에서 볼일을 마친 후에 둘러봤더니 종이가 다 떨어진 거죠.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을 때 갑자기 귀신 소리가 들려오고요. ……빨간 종이 줄까, 노란 종이 줄까, 파란 종이 줄까?”


계단 정면에 남자 화장실과 여자 화장실이 나란히 있다.

화장실 안은 조용했지만 눈길이 자연스럽게 그쪽을 향했다.

이런 타이밍에 이 얘기를 하려고 처음부터 의도했다면 지사코는 생각보다 훨씬 똘똘한 아이다.

쓴웃음을 지으면서 “어어.”라고 대답했다.


“비슷한 이야기는 나도 알아. 내가 어릴 적에 들은 건 빨간 꼬까옷 입혀줄까, 하는 거야. 그것도 학교 화장실 얘기랑 비슷해. ‘으스스하지 않니? 빨간 꼬까옷이랑 하얀 꼬까옷이랑 파란 꼬까옷 중에서 어떤 걸 입혀줄까?’ 하는 이야기.”

“맞아요.”


말이 통해서인지 지사코는 즐거워 보였다.


“역시 그런 전설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나 봐요. 무슨 색을 골라야 살 수 있는지 정답이 있나요? 빨간색은 피 색이니까 칼에 찔려 죽는다, 파란색은 물에 빠져 죽는다, 노란색을 고르면 살 수 있다, 뭐 그런 거요.”

“아, 맞다.

그 꼬까옷 얘기에서는 흰색을 골라도 안 돼. 흰색을 고르면 그 옷을 입은 채 칼에 베여 죽게 돼. 하얀색 꼬까옷이 빨갛게 물드니까 빨간색을 고르는 것과 똑같다면서. 뭘 선택해도 죽을 수밖에 없으니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어린 마음에도 겁을 먹게 되지. 다행히 나는 그런 무서운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은 만나지 못했지만.”

“선배네 동네에서 내려오는 전설은 어쩐지 전반적으로 고풍스럽네요. 꼬까옷이라는 표현도 예스럽고 칼에 베여 죽는다는 표현도 어쩐지 사극 같아서 재밌어요.”


까불거리며 웃다가 “하지만요.”라며 갑자기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과학실이 있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둘이서 교실문 하나하나를 확인했다.

복도는 쥐죽은 듯 고요해 두 사람의 발소리가 더욱 크게 울려 퍼졌다.


“하나코의 경우도 그거랑 같아요. 빨간 상자와 파란 상자와 노란 상자, 이 셋 중 어느 걸 원하느냐고 묻는데, 정답은 어떤 걸 골라도 안 돼요. 빨간색을 고르면 피투성이가 되어서 죽게 되고, 파란색을 고르면 학교 수도꼭지에서 물이 흘러넘쳐서 익사하고.”

“노란색은?”

“웃으시면 안 돼요. 감전사래요.”


지사코가 키득거렸다.


“생각도 기발하다.


정말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카와는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색깔의 이미지 때문에 노란색을 전기랑 연결시킨 거잖아?”

“어쨌든 그런 식이니 도망갈 수가 없어요. 상자를 준대도 절대로 받아선 안 돼요.”

“살 수 있는 방법이 없어? 하나코와 만나면 꼼짝없이 죽을수밖에 없는 거야?”


공포의 대상인 하나코를 직접 불러낸다는 발상이 지극히 아이답다.


“그렇다고 하나코가 나쁘기만 한 건 아니에요. 제가 어렸을땐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를 좋아하는지 가르쳐주거나, 둘이 서로 좋아하도록 도와주기도 한다고 들었어요. 하나코는 학교에 관한 일이라면 뭐든 알고 있어서 아이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이랍니다.

하나코의 일곱 가지 불가사의 중에는 ‘하나코에게 부탁할 때는 하나코가 원하는 것을 줘야 한다’는 것도 있어요. 도움을 받고 싶다면 뭔가를 줘야 한다는 말이죠.”

“물건을 정해주나? 예를 들면 사탕을 달라거나.”

“그건 입 찢어진 여자 괴담이잖아요. 아쉽게도 하나코의 경우 구체적으로 물건을 지정해주지는 않아요. 싫어하는 것도 특별히 없는 것 같고, ‘포마드(입 찢어진 여자의 경우 포마드를 세번 연속 외치면 귀신을 쫓아낼 수 있다—옮긴이)’라는 주문을 읊어서 쫓아낼 수도 없는 것 같고요.”


이것이 여섯 번째? 지사코가 새끼손가락 하나만 세운 손을 일단 펼친 다음 또 다시 검지를 세운다.


“아, 그리고 하나코가 주는 벌은 하나가 아닌 것 같아요. 상자에 관한 건 꼼짝없이 죽을 수밖에 없지만, 맨 처음 선배가 말한 금지 사항인 하나코가 준 음식을 먹어서는 안 된다거나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위반했을 때의 저주는 약간 달라요. 일곱 번째 불가사의를 보면 알 수 있어요. 물론 일곱 번째라고 해도 순서가 붙은 건 아니지만요.”


서쪽 마지막 교실인 과학실 문을 확인한 지사코가 갑자기 문에 귀를 바짝 갖다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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