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단편

확인

여고생너무해ᕙ(•̀‸•́‶)ᕗ2017.04.01 12:10조회 수 470댓글 0

    • 글자 크기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여느 때처럼 버스를 탔다.
집에 가는 길은 늘 피곤하고 무료하다.
정류소에서 타는 승객들을 슬쩍 훔쳐보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그런데 이번에 탄 여자를 보는 순간 바로 온 몸이 경직되었다.
긴 머리카락 사이로 비정상적으로 노란 눈동자가 떨리며 버스 구석구석을 살펴본다.
비루한 옷은 옷이 아니라 누더기에 가깝다.
옷 사이로 보이는 팔다리에는 피멍이 가득하다.
결정적으로 다리가 하나 없지만, 마치 두 발로 걷는 것처럼 다가온다.
필시 이 세상의 존재가 아닌 것 같다.

이상한 점은 나 외의 승객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한테는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그 여자는 자신이 보이는 사람을 찾는 것처럼 한 사람, 한 사람, 의자에 앉아 있는 승객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점점 내 자리로 다가온다.
안 보는 것처럼 정면을 향해 응시했다.
마침내 다가 온 여자는 내 얼굴을 가만히 바라본다.

'제발, 제발……. 어서 가버려…….'

마음속으로 빌었다.
이윽고 그 여자는 포기했는지 내 뒷자리로 간다. 휴…….
마음이 놓인 나는 무심코 창문을 바라 봤다.

……유리 창문으로, 뒤에서 날 쳐다보는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여자는 기쁜 듯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너, 내가 보이지?"


    • 글자 크기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703 단편 2 금강촹퐈 1063 3
702 단편 저승사자를 만나다1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 912 3
701 단편 가지 않은 길1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 805 3
700 단편 집나간 아들이 뉴스에 나오고있다. title: 연예인13발기찬하루 2395 3
699 단편 산길의 괴담3 여고생 1557 3
698 단편 밤마다 학교에 하반신 또각또각3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 777 3
697 단편 수상한 남자2 여고생 874 3
696 단편 그의 목적1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 1028 3
695 단편 이상한 전철역2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1288 3
694 단편 라디오 방송 12 여고생 947 3
693 단편 라디오 방송 22 여고생 529 3
692 단편 연인1 여고생 952 3
691 단편 산악구조대원으로 있었던 일 (上)3 익명할거임 751 3
690 단편 산악구조대원으로 있었던 일 (中)3 익명할거임 505 3
689 단편 산악구조대원으로 있었던 일 (下)5 익명할거임 566 3
688 단편 썩어가던 것1 여고생 894 3
687 단편 보험 아줌마2 티끌모아파산 1887 2
686 단편 원나잇 한량이 1728 2
685 단편 무서운 이야기1 여고생 1323 2
684 단편 산길 무덤가3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1575 2
이전 1 2 3 4 5 6 7 8 9 10 ... 38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