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단편

비 오는 날의 방문자

여고생너무해ᕙ(•̀‸•́‶)ᕗ2017.04.02 15:35조회 수 496댓글 2

    • 글자 크기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엄마와 살고 있었다.

하늘이 무너질 정도로 비가 많이 오는 날 밤이었다.
엄마와 텔레비전을 보며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현관 벨이 울렸다.
밤에 우리집을 찾아올 사람이 없었기에 의아했다.

"누구세요?"

라고 묻자,

"죄, 죄송합니다. 우산 좀 빌릴 수 있을까요?"

라는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 느낌으로는 40대 정도.
묘하게 벌벌 떠는 느낌이 이상했다.

"누구세요? 혹시 엄마 아시는 분이세요?"
"모, 모, 모릅니다. …초면에 죄송합니다. …길을 잃어버려서, 그래서……."

이야기를 잘 이해할 수 없었다.
보다 못한 엄마께서 인터폰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는 대체 누굴까 하고 현관 옆 창문으로 봤다.

창문 너머로 본 여자는 이상한 사람이었다.
목소리는 40대였는데, 밝게 염색한 머리에 모자를 눌러쓰고,
밝은 초록 블라우스에 찢어진 청바지를 입었다.

분명 이상한 사람이 틀림없다!
엄마께 밖에 있는 사람이 이상하기에 절대 열어주면 안 되겠다고 이야기했지만,
엄마께서 쓴웃음 지으시며 말씀하셨다.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우산도 없이 걸어 왔다는 사람을 어떻게 그냥 보내니. 우산이라도 빌려드리렴."

그 날은 확실히 비가 많이 오는 날이었다.
나는 이미 그 사람의 모습을 봤기에 엄마의 친절을 원망했다.
나는 우산을 가지러 베란다로 가고, 엄마는 현관으로 향했다.

그 때였다.
엄마의 고함 소리가 들렸다.

"어서 돌아가! 돌아가라고!"

평소 엄마의 고함 소리를 들은 적이 없어서,
너무 무섭고 당황스러웠다.

현관으로 가니 여자가 체인 걸린 문을 억지로 열려고 하고,
엄마께선 필사적으로 막으려고 하셨다.
나는 곧바로 현관으로 갔고 나까지 합세해서야 겨우 현관을 닫을 수 있었다.

"엄마, 무슨 일 있었어?"
"아니, 아니 괜찮아. 무서웠지? 얼른 자자."

그런데 이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도 갑자기 현관 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나는 너무 위축되어 울면서 경찰에 전화하자고 했다.
하지만 엄마께선 침착하게 일단 지금은 무시하고 계속 그러면 경찰을 부르자 라고 하시며, 신경 안 쓰신다는 것처럼 잘 준비를 하셨다.

쾅! 쾅!

이윽고 현관을 발로 차는 소리가 들렸다.
30분 정도 지나자 소리가 그쳤다.
너무 시끄러워서 이웃집에서도 나온 것 같았다.
현관 너머로 이웃집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긴장이 풀린 탓인지 그대로 잠들었다.
이후 같은 일은 없었기에 어머니께서도 별 다른 언급은 하지 않으셨고,
그렇게 하룻밤의 해프닝으로 기억되었다.

몇 년이 지났다.
도시에 있는 대학에 합격하여 엄마와 떠나 혼자 살게 되었다.
자취방에서 첫 날, 엄마와 통화하는데 문득 그 날 일이 생각났다.

"엄마, 그 날, 무서워서 진짜 많이 울었던 것 같아. 괜찮을까, 자취하는 거?"

그러자 엄마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 날, 네가 너무 무서워해서 말하지 않았지만,
그 사람 정말 이상했어.

빗속을 걸어 왔다고 하는데, 비에 전혀 젖지 않았어.
그리고 왼쪽에는 방망이를 들고 있었고,
게다가 그 사람…… 남자였지."


나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그러면 왜 경찰 안 부른 거야? 경찰을 불렀어야지."
"경찰 불러도 바로 도망갈 것 같아서 그랬지. 이미 여자 둘이 사는 집인 걸 알려졌는데 괜히 경찰 불렀다가……."

분명 그 때 그 사실을 알았다면 그 공포를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다.
엄마와 통화를 마치고 침대에 누웠다.
앞으로 문단속을 잘 해야겠다.
자취 첫 날부터 왠지 무서운 밤이다.
여러가지 생각이 들며 잠이 들려는 찰나, 갑자기 현관벨이 울렸다.

"죄, 죄송합니다. 우산 좀 빌릴 수 있을까요?"


    • 글자 크기
댓글 2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6729 2CH 빨간 구두1 앙기모찌주는나무 634 1
6728 실화 빙의된 여성이 살인범을 고소한 사건,, Envygo 590 1
6727 전설/설화 빙의당한 여인3 Envygo 691 3
6726 실화 빙의?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767 1
6725 실화 빙의 체험담2 title: 썬구리강남이강남콩 1010 1
6724 실화 빙의 [실화]2 패륜난도토레스 170 1
6723 실화 빙의4 title: 두두두두두ㅜㄷ두성인메뉴관리자 882 2
6722 실화 빗속의 여인3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988 1
6721 2CH 빗소리1 title: 고양이3티끌모아티끌 492 2
6720 실화 1 백상아리예술대상 484 1
6719 단편 여고생너무해ᕙ(•̀‸•́‶)ᕗ 476 0
6718 실화 빌라에서 생긴일1 title: 아이돌휘파람파람파람 1694 1
6717 실화 빌라 살때 경험담4 title: 아이돌미션임파선염 572 1
6716 실화 빈집3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1939 2
6715 실화 빈집2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145 1
6714 기묘한 빅뱅 거짓말 귀신1 title: 잉여킹냠냠냠냠 642 1
6713 전설/설화 비형랑 이야기 가위왕핑킹 732 0
6712 미스테리 비행중 발견한 3대의 UFO1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 1064 2
6711 미스테리 비행사의 환생2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946 1
6710 실화 비행기 봤었는데 미스테리하네요 여고생너무해ᕙ(•̀‸•́‶)ᕗ 871 0
첨부 (0)
로그인

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