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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바보

여고생너무해ᕙ(•̀‸•́‶)ᕗ2017.04.04 10:07조회 수 1130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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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남동생이 있었다.


7살 어린 녀석이라, 동생바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귀여워했었다.


남동생도 나를 잘 따랐기에, 근처에서도 유명한 사이 좋은 형제였다.




중학교 수학여행 가던 날 아침, 남동생이 가지 말라며 울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때도 그랬기에, 나는 곤란해하면서도 딱히 놀라지는 않았다.


[내가 없는동안 멍멍이 마이클 잘 돌봐줘야 해?]




그 말을 남기고, 나는 집을 나섰다.


첫째날 저녁, 남동생이 부른 것 같은 소리에 뒤를 돌아봤지만 당연히 아무도 없다.


나도 너무 신경을 쓰는건가 싶었는데, 왠지 모르게 걱정이 되서 밤에 집에 전화를 했다.




남동생이 받았길래 별일 없냐고 묻자, 낮잠을 자는데 내 꿈을 꿨더란다.


형제는 텔레파시 같은게 있다는 이야기는 종종 들었기에, 그런건가 싶어 조금 기뻤다.


이틀째 저녁, 레크리에이션으로 이런저런 건물을 찾아가고 있던 와중, 나는 친구와 장난치다 도로에 뛰쳐나왔다.




건물 부지 안이라 차도 별로 없어서, 꽤 방심하고 있었다.


클락션 소리에 놀라 뒤돌아보니, 대형트럭이 눈앞에 있었다.


큰일났다 싶은 순간, 몸이 냅다 밀쳐졌다.




나는 치였구나 싶어 눈을 꽉 감았다.


하지만 눈을 떠보니 간발의 차로 차도를 벗어나 있었다.


살짝 긁힌 정도 상처가 전부였다.




트럭 운전수 아저씨도 당황해 뛰쳐나왔다.


[치일 뻔 했잖아!]


엄청 혼이 났었다.




그날 밤, 또 집에 전화를 하자 또 남동생이 받았다.


또 내 꿈을 꿨더란다.


사고 이야기는 하지도 않았는데, [도로에 막 뛰어나가면 안돼! 치이면 엄청 아프다고.] 라고 말해왔다.




정말 우리 사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인연 같은게 있구나 싶어 들떴다.


하지만 다음날, 귀가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병원 침대 위에서 앓고 있는 남동생의 모습이었다.


어머니 말에 따르면, 전날 저녁 쇼핑을 하고 돌아왔더니 남동생이 낮잠을 자는 방에서 신음이 들리더라는 것이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들어가보니, 남동생이 숨이 끊어질 것처럼 헐떡이고 있더란다.


무슨 발작인가 싶어 당황해 껴안았지만, 몸을 만지니 비정상적으로 아파했다.


어머니는 어찌할 바를 몰라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남동생을 옮겼다.




전신 타박상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하지만 침대에서 자는 것도 아니라 자는 사이 어디 부딪힐 일도 없다.


애시당초에 어디 떨어지거나 부딪힌 정도 수준의 상처도 아니었고.




마치 차에 치인 것 같았다나.


나는 그때 나를 도와준 게 남동생이라고 확신했다.


[나 때문에 다친거니까 내가 간호할게!] 라고 부모님에게 억지로 말하고, 그날부터 병원에서 묵으며 간병을 시작했다.




다음날, 신변잡기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려 집에 전화를 걸었다.


남동생이 받았다.


어? 지금 병실에 있을텐데, 뭐지?




하지만 곧바로 그 목소리는 어머니 목소리로 바뀌었다.


나는 무슨 오류가 있었나 하고 그냥 넘어갔다.


그러나 전화를 끊고 병실로 돌아오자 어쩐지 소란스러웠다.




남동생의 용태가 급변한 것이었다.


그날 밤, 남동생은 숨을 거뒀다.


나는 그 후 몇달이고 슬픔에 젖어있었다.




동물이 주인 대신 죽는다는 이야기도 여럿 있는데, 어차피 죽을 거라면 남동생 대신 마이클이 죽었더라면 하는 나쁜 생각까지 할 정도였다.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나는 집에 잘 들어가지 않게 되었다.


집에 들어가면 남동생을 떠올리게 되는 게 싫어서, 밤마다 밖에서 놀고 다니기만 했다.




어느날, 여느때처럼 놀며 돌아다니는데 집에서 전화가 왔다.


평상시에는 무시하기 마련이었지만, 그 때는 왠지 모르게 받아야할 것 같았다.


그러자 들려온 것은 남동생의 목소리였다.




[형, 빨리 돌아와. 나는 마이클이랑 산책 못 간단말이야.]


그렇게만 말하고, 전화는 끊어졌다.


당황해서 집에 돌아가자, 어머니가 통화 중이었다.




내게 전화가 걸려왔을 무렵에도 계속 통화 중이었단다.


하지만 통화 이력에는 집에서 온 전화라는 기록이 남아 있었다.


현관에서 나를 따라온 마이클이 가만히 내 얼굴을 올려다 봤다.




그 얼굴을 바라보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 나는 마이클한테 사과하며 밤새 울었다.


지금은 그 마이클도 꽤 늙어버렸지만, 제대로 끝까지 내가 돌볼 생각이다.


단 하나 신경이 쓰이는 게 있다면, 지금도 가끔 집에 전화를 걸면 남동생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것이다.




기쁜 듯, 웃어넘길 수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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