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2CH

문에 달라붙는 것

굴요긔2017.04.14 15:12조회 수 647댓글 0

    • 글자 크기


생각보다 조금 늦어, 주변은 이미 어두워지고 있었다.
 
뭐, 일이 늦어지면 초과 수당이 나오니 상관은 없지만, 그렇다해도 어두워지기 전에 일을 마치고 싶었다.
 
그 기분 나쁜 집에 가야하니까.
 
 
 
그 집은 문 옆에 작은 창이 붙어있어, 거기로 우편물을 넣는다.
 
큰 우편물은 들어가지 않는데다, 집에서 개를 키우는지 우편물을 넣으려하면 개가 다가온다.
 
작은 창은 아랫쪽이 불투명한 유리라, 개가 문을 향해 열심히 달려오는게 보인다.
 
 
 
뒤편으로 돌아가면 부엌문이 판자로 봉해져 있고, 모든 창에는 덧문이 쳐져있다.
 
왠지 모르게 기분 나빠, 언제나 우편물을 반 정도만 찔러넣고 서둘러 돌아오곤 했다.
 
날씨도 이상하기에, 조금 코스를 바꿔 그 집에 먼저 찾아가기로 했다.
 
 
 
평소처럼 우편물을 창에 찔러넣으려는데, [쾅!] 하고 문에 커다란게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개가 뛰어와 부딪혔다고 생각하기에는 소리가 너무 컸다.
 
개 짖는 소리가 나는 것도 아니고...
 
 
 
뭐지?
 
불투명한 유리를 보았다.
 
검은 실루엣이 뒷걸음질치고 있다.
 
 
 
개가 아닌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쾅!]
 
 
 
불투명한 유리에 달라붙은 검은 것은...
 
사람이었다.
 
머리카락이 긴 여자 얼굴.
 
 
 
불투명한 유리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나는 서둘러 도망쳤다.
 
동요하면서도 배달을 전부 끝내고 우체국으로 돌아오는 사이, 나는 문득 깨달았다.
 
 
 
그 모습은 여자가 문에 달라붙은 게 아니라, 누군가가 여자를 문에 집어던지고 있었다는 것을.
 
범죄가 아닐까 싶어, 나는 우체국으로 돌아와 상사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상사의 대답은 내 예상 밖의 것이었다.
 
 
 
[그 집, 반년 전에 이사했잖아. 몰랐었나?]
 
하지만 그렇게 되면, 내가 배정 받고 배달한 3주치 우편물을 모두 잘못 배달한 셈이 된다.
 
대개 이사 신고가 접수되면 배달 구획에 카드로 표기가 되지만, 그 집만 빠져있던 것이다.
 
 
 
그대로 내버려두면 징계처분을 받을테니, 잘못 배달된 우편물을 가지러 가야만 했다.
 
그 집에 다시 갔지만, 문을 두드려도 아무 대답이 없다.
 
문을 연다.
 
 
 
틈새로 들여보며 말을 걸었지만, 사람은 커녕 개도 대답이 없다.
 
문 안쪽을 보니, 우편물이 잔뜩 떨어져있다.
 
그냥 가져가면 혹시 경을 칠까 싶어, 상사에게 전화해봤다.
 
 
 
[구청에 전화해볼테니까 기다려.]
 
기다리는 사이, 문 틈새로 안을 다시 한번 들여다봤다.
 
현관에는 어렴풋이 먼지가 쌓여있고, 사람이 들어간 흔적은 없다.
 
 
 
그제야 등골이 오싹해졌다.
 
먼지 위에 발자국도, 사람이 끌려간 자취도, 개의 발자국조차 없다.
 
우편물 위에도.
 
 
 
내 망상이었나 싶어 불투명한 유리로 눈을 돌리자, 거무칙칙한 손자국이 찍혀있었다.
 
그 손자국에서, 피가 뚝뚝 아래로 흘러내린다.
 
나는 그대로 우편물을 긁어모아 죽어라 도망쳤다.


    • 글자 크기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669 Reddit 다음번엔 더 잘 알아차릴거야 title: 섹시호날두마리치킨 776 1
1668 단편 필립 웨스틀리의 일기 by 폴 컴튼 title: 유벤댕댕핸썸걸 742 1
1667 단편 사람이 열리는 나무 노랑노을ᕙ(•̀‸•́‶)ᕗ 1038 0
1666 미스테리 미스테리 사진모음 메테우송 3035 0
1665 기묘한 얼굴의 길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1397 0
1664 실화 군 말년에 물에 빠진 시체 꺼낸 일 클라우드9 3739 1
1663 미스테리 [초자연]예지자와 예언가들, 미래의 율 최자친구초장 1342 1
1662 실화 열쇠 꾸러미를 든 귀신​ 여고생너무해ᕙ(•̀‸•́‶)ᕗ 778 0
1661 실화 퇴마 에피소드 35탄 Give & Take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474 0
1660 미스테리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테리 ?? 1302 1
1659 기묘한 우니히피리와 액살 (또 수정)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287 1
1658 실화 영계녹음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 665 0
1657 실화 야외에서 텐트칠 자리를 고를 때.(고딩 때 선생님의 경험담) 클라우드9 4379 1
1656 사건/사고 글리코 모리나가 독극물 협박사건 (1984~1985) 2편 클라우드9 479 0
1655 실화 주인 없는 자전거 title: 잉여킹아리수드라 486 1
1654 2CH [2ch괴담][번역괴담] 어머니의 도시락 여고생너무해ᕙ(•̀‸•́‶)ᕗ 783 0
1653 2CH 카페트 아래 여고생너무해ᕙ(•̀‸•́‶)ᕗ 570 0
1652 실화 내가 경험한 일 1,2 title: 메딕오디 945 0
1651 실화 장례식장에서 있었던 일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 1172 0
1650 기묘한 제삿날에 혼령이 남루한 옷차림으로 오다 title: 유벤댕댕핸썸걸 1300 1
첨부 (0)
로그인

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