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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배부른 시체는 강을 거슬러 오른다.

굴요긔2017.04.14 15:14조회 수 1068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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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집 앞의 차량 블랙박스에, 지난 24일경 밤 12시 이후의 영상이 있으신가 해서 말입니다. "

" 아니요. 주행용 블랙박스라서.. 죄송합니다. "

" 아! 아닙니다. 협조 감사드립니다~! "

 

'김남우' 형사는 꾸벅 인사하며 현관문에서 돌아 나왔다.

골목길로 나서며, 손에 든 수첩에 줄을 긋는 모습이 조금 거칠었다. 확인해볼 차량이 몇 개 안 남았는데, 단서가 될만한 영상확보가 되지 않고 있었다. 

인상을 찌푸리며 다음 집으로 향하던 그때,

 

" 서,선배! 감식반에서 연락이 왔는데요! "

 

멀리서 후배 형사 '공치열'이 호들갑을 떨며 달려왔다.

무슨 일인가 싶은 얼굴로 기다리는 김남우. 다가온 공치열이 황당한 얼굴로 말했다.

 

" 피해자 위장에서 1kg 금괴가 나왔다는데요? "

" 뭐? 금괴?? "

 

김남우의 얼굴이 마찬가지로 황당해졌다.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한번 되묻는 김남우.

 

" 금괴가 시체의 위장에서 나왔다고? 그것도 1kg짜리? "

" 아 그렇다니까요! 피해자가 죽기 전에 금괴를 먹었다나봐요! "

" ... "

 

김남우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사건이 복잡해질 것 같았다.

 

" 주택가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에, 용의자 없고, 현장 지문 없고, CCTV 기록 없고, 주변 블랙박스 기록까지 그 어떤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피해자 뱃속에서는 금괴가 나왔다? 도대체 이게 무슨 살인사건이야? "

 

.

.

.

 

" 진짜 금괴네... "

" 그러게요... "

 

시체검안실에 도착한 김남우와 공치열은 금괴를 보며 황당해하고 있었다.

옆의 검시관 '홍혜화'가 이해한다는 듯 쓴웃음을 짓다가, 설명을 시작했다.

 

" 사망하기 직전에 먹은 것 같아. 보다시피 크기가 쉽게 먹을만하진 않은데.. 억지로 먹인 흔적은 보이지 않았어. "

" 그럼 피해자가 금괴에 눈이 멀어 스스로 삼킨 건가요? "

 

공치열이 자신의 추리를 말하며 홍혜화를 보았다. 그녀는 고개를 흔들며,

 

" 일단, 물리적 강제가 아니라는 거지. "

" 예? "

 

못 알아먹는 공치열의 얼굴에, 김남우가 대신 대답해주었다.

 

" 네 목에 칼을 들이대고 안 먹으면 당장 죽이겠다고 협박해봐라. 안 먹겠냐? "

" 아... "

" 그래서, 금괴에 뭐 별다른 건 없어? "

 

김남우가 홍혜화를 보며 묻자, 그녀는 어깨를 으쓱했다.

 

" 없어. 외형적으로 퀄리티가 좋긴 한데, 회사의 정형 제품은 아니야. 개인이 녹여서 만들어낸 거지... 금괴에 지문이니 뭐니, 단서가 될만한 건 하나도 없어. "

" ♥♥... "

 

눈살을 찌푸린 김남우는 금괴를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 도대체 의도가 뭐야? "

 

방 안의 모두가 공감하는 의문이었다.

 

.

.

.

 

형사과 사무실의 TV 화면을 보고 있는 김남우와 공치열.

 

[ 세상에서 가장 돈 많은 연쇄 살인마? '금괴 살인마'의 2번째 살인! ]

 

언론사의 발 빠른 헤드라인은 김남우를 짜증 나게 했다.

 

" 하여간에 저것들은 별...! 어휴~ "

" 워낙에 케이스가 특이하잖아요. 어쩔 수 없죠 뭐.. 지금 인터넷이 난리에요. "

 

쓴웃음을 짓는 공치열. 김남우가 시선을 서류첩으로 돌리며 물었다.

 

" 아직도 피해자 2명의 연관성은 밝혀진 게 없어? 완전히 모르는 사이야? "

" 예에.. "

" 진짜 웬 똘아이의 불특정 살인이란 말이야? 미치겠네 진짜! "

 

김남우는 골치가 아팠다. 가장 어려운 케이스였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살인. 게다가 증거도 하나 남기지 않는 프로의 솜씨.

신경질적으로 서류첩을 넘겨보던 김남우는, 금괴 사진에서 멈춰 들었다.

 

" 도대체 이 금괴는 뭐야? "

" 그거 때문에 지금 인터넷이 난리잖아요. 살인 비용이라느니, 노잣돈이라느니... 1kg 금괴값만 해도 4천만 원이 넘으니까.. "

" 그러니까 그걸 왜- 

 

[ 남우야! ]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김남우와 공치열의 고개가 문 쪽으로 돌아갔다.

그곳에 다급하게 나타난 '최무정' 형사가 말했다.

 

" 범인에게서 편지가 도착했단다! "

" ?! "

 

벌떡 일어난 김남우와 공치열이 최무정의 뒤를 따랐다.

 

.

.

.

 

커다란 탁자 하나를 둔 회의실.

열댓 명의 형사가 심각한 얼굴로 모여앉아 있었다.

책상 위에 펼쳐진 편지의 내용 때문이었다.

 

 

- - - - -

나는 금괴 살인마다. 

썩 마음에 드는 이름은 아니지만, 내 이름을 밝힐 수 없으니 마음대로 하라.

내가 지금 이 편지를 경찰청에 보낸 이유는, 다름 아닌 바로 그 금괴 때문이다.

 

왜 그 금괴들을 경찰청에서 보관하고 있는가?

그 금괴는 내가 그들에게 준 선물이다. 

경찰이 압수할 게 아니라, 그들에게 돌아가야 할 물건이란 말이다.

그러니, 어서 그 금괴들을 그들의 가족에게 돌려주어라.

 

경찰은 욕심낼 권리가 없다.

- - - - -

 

 

" 같은 내용의 편지가 인터넷에 온통 퍼져 있습니다.. 완전 난리입니다. "

 

최무정의 말에, 사람들의 얼굴이 안 좋아졌다. 

김남우의 얼굴이 짜증으로 일그러졌다.

 

" 이 미친 새끼, 뭐하자는 거야? 목적이 뭐야 이 새끼? "

" 이제 어쩌죠? "

" 어쩌긴 뭘 어째?! 이 새끼 잡아야지! "

 

공치열의 질문에 김남우가 괜히 버럭하자, 상석의 반장이 물었다.

 

" 단서는 있고? "

" ... "

 

할 말이 없어진 김남우.

반장은 불쾌하게 찌푸린 얼굴로 형사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 지금 이 사건, 온 언론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거 알지? "

" ... "

"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미친 새끼 잡아! 까딱 잘못하다간 골로가는 수가 있다 이거! "

 

반장의 경고가 아니더라도, 이미 모두가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있는 표정이었다.

 

.

.

.

 

[ 금괴 살인마의 3번째 희생자가 나왔습니다! 이번에도 희생자의 위장에서는 금괴가-. . . ]

 

[ 4번째 희생자가 발생했음에도 경찰은 여전히 아무런 단서도-. . . ]

 

[ 경찰은 도대체 뭘 하는 걸까요? 두 달 사이에 벌써 5번째 희생자가-. . . ]

 

 

" ♥♥할!! "

 

김남우는 서류첩을 책상 위로 내던지며 폭발해 버렸다. 

다섯 번의 희생자가 발생하는 동안, 그 어떤 실마리도 찾아내지 못했다. 

잠을 못 잔 눈은 충혈되어 있었고, 며칠째 갈아입지 못한 옷은 절어 있었다. 

 

" 도대체 뭐냐고 이 미친 새끼! 어떻게 단서를 하나도 남기지 않을 수가 있냐고!! "

 

피해자 간의 모든 연관성을 살펴봐도 없고, 예상 경로의 CCTV와 블랙박스를 봐도 없고, 심지어 전국의 금괴 보유자 명단을 개노가다로 찾아다니는 중인데도 단서가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 그놈이 쓴 금괴만 해도 5개, 시가 2억 2천이에요. 분명 평범한 놈은 아니에요. "

 

옆자리의 공치열이 눈을 지압하며 말했다. 그 역시 김남우와 마찬가지의 몰골이었다.

 

" 언론에서 말한 부자 살인마라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겠네요. "

" ♥♥! "

 

김남우는 그게 불만이었다.

 

" 그러니까 도대체 왜 그런 미친 짓을 하는 거냐고?! 죽일 거면 그냥 죽이지, 돈 아깝게 금괴를 왜 넣냐고 이 미친 새끼는!! "

 

그가 짜증을 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런 미친 행위 때문에 이 사건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 ♥♥, 로또라도 맞은 새끼야 뭐야?! 돈이 썩어나서 주체할 수가 없는 새끼야?! 어?! "

" ... "

 

의자 뒤로 고개를 젖히고 뻗어버리는 김남우. 책상 위에 머리를 묻어버리는 공치열. 앞이 깜깜한 이 사건에 둘은 지쳐있었다.

 

그때, 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최무정. 표정이 어두웠다.

 

" 여섯 번째 희생자가 나타났다.. "

 

" 아 ♥♥알-!! "

 

지긋지긋한 듯, 사무실이 떠나가라 천장을 향해 소리 질러 버리는 김남우!

한데, 최무정은 할 말이 남아 있었다.

 

" 그런데 시체가...시체의 배가 찢어져 있었다.. "

" 뭐?? "

 

김남우의 고개가 놀라 돌아가고, 엎드려있던 공치열의 고개가 들렸다.

 

" 배가 찢어져..? "

" 위장 속 금괴가 사라져 있었단 말이지.. "

" ... "

 

김남우와 공치열의 얼굴이 굳었다.

 

.

.

.

 

" 그러니까...본인은 절대 손대지 않으셨단 말씀이시죠? "

" ... "

 

여섯 번째 희생자의 낡은 단칸방. 수첩을 든 김남우가 눈앞의 남성을 조사하고 있었다.

그는 여섯 번째 희생자인 김복순 할머니의 아들로, 어머니와 단둘이 생활하고 있던 40대의 무직 남성이었다.

김남우의 질문에도, 고개만 숙인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남성.

 

" 휴~ "

 

한숨을 내쉰 김남우는, 차근차근 팩트를 늘어놓았다.

 

" 어머님께서 살해당하신 방식이, 금괴 살인마의 살해방식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피해자를 묶은 밧줄의 특이한 매듭 방식은 아직 유출된 적이 없었기에 모방법의 소행이라고 볼 순 없을 것 같고... 저희는 솔직히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한가지, 배가 찢어져서 위장이 헤집어져 있었다는 점이 이번에는 다른데 말입니다.. "

" ... "

" 금괴 살인마의 살인인데 발견된 시체에 금괴가 없다? 최초발견자는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무직의 남성이다? 시체의 위장이 헤집어져 있었다? "

" ... "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니아니, 지금 언론은 뭐라고 말하고 있을 것 같습니까? 인터넷에 접속해보셨습니까? 실시간 검색어 1위시던데. "

 

남성의 얼굴이 찌푸려졌지만, 끝내 묵비권을 행사했다.

결국, 김남우는 수첩을 접고 일어났다.

 

" 솔직하게 말씀해주시면 좋겠지만... 아니더라도, 저희가 몹시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국세청에서도 조사가 나올지 모르겠네요... 조만간 연락해주시길 기다리겠습니다. "

" ... "

 

김남우는 단칸방의 낡은 문을 열고 나서면서, 마지막으로 고개를 돌려 한마디 말을 덧붙였다.

 

"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그동안 본 피해자의 가족분들 중에, 살인마를 잡아달라고 말하지 않으신 분은 선생님이 처음이십니다. "

" ... "

 

사내의 얼굴이 괴롭게 일그러지지만, 끝내 묵비권. 무심히 바라보던 김남우는 방을 나섰다.

 

.

.

.

 

" 뭐야? 또 편지가 도착해?! "

[ 예! 인터넷에도 전문이 올라와 있으니까 검색해봐요! ]

 

차를 타고 돌아가는 길. 공치열의 급한 전화에, 김남우는 차를 갓길에 대고 인터넷에 접속했다.

 

- - - - -

나는 금괴 살인마다.

 

자양동 살인 사건은 내 범행이 맞다.

내가 준 금괴가 사라진 것에 대해서 지금 많은 사람들이 그 아들을 욕하고 있는데..

나쁜 건 아들이 아닌 경찰들이다. 

내가 처음에 경고한 대로, 경찰은 금괴를 피해자들의 가족에게 돌려주었어야 했다.

왜 아직도 금괴를 경찰청에서 관리하는가? 그러니까 그가 그런 선택을 한 것이 아닌가!

 

경찰은 지금이라도 어서 모든 금괴를 피해자에게 돌려주어라. 

- - - - - 

 

 

" 이 ♥♥끼가?! "

 

김남우는 욕이 절로 나왔다. 미친 살인마 주제에, 지금 누가 누굴 나무라고 있는 것인가?

거기다 인터넷의 반응들도 김남우를 짜증 나게 했다.

 

[ 피해자들 위로금 차원에서라도 금괴를 돌려주면 안 되나? ]

[ 그러고 보니 금괴를 이대로 국고 환수하는 건 아니겠지? 아니, 왜? ]

[ 솔직히 갓금괴님의 말이 틀린 건 아니지! 피해자 배 속에 있었으면 피해자 신체의 일부분으로 인정해야지! ]

 

" 휴으- "

 

한숨을 내쉰 김남우는 다시 운전대를 거칠게 돌렸다.

편지를 확인한 경찰청 분위기가 어떨지 눈에 선했다.

갑갑했다. 지금은 뭘 해도 욕먹는 게 경찰의 위치였다. 

 

금괴를 유족들에게 돌려준다고 그들이 얼씨구나 받겠는가? 거기다 범인의 명령에 휘둘리는 경찰이라고 욕을 얼마나 먹겠는가 말이다. 

 

" 빌어먹을 금괴.. "

 

김남우는 태어나 이렇게 금을 싫어할 날이 올 줄은 몰랐다.

 

.

.

.

.

.

 

[ 금괴 살인마님! 저를 죽여 주십시오! ]

 

" ... "

 

인터넷에 올라온 하나의 동영상은, 회의실에 모인 형사들의 할 말을 잃게 했다.

동영상의 내용은 장난이 아니었다. 시종 진지한 사내의 구구절절한 사연은 너무나 진실하였고, 사내는 가족들에게 금괴를 주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칠 기세였다.

 

" 이젠 하다하다, 금괴 때문에 자살까지 하겠다는 거야?! 그놈의 금괴가 뭐라고 진짜! 살인마에게 이렇게 놀아나냐고! "

 

김남우의 어이없는 감상이 모두를 대변했다.

인상을 찌푸리고 있던 상석의 반장이 물었다.

 

" 이 양반 신원은? "

" 예. 동영상에 밝혀진 대로라, 바로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 그래.. 얼른 찾아가서 좀 말려라. 이런 양반까지 진짜 죽기라도 하면 골치 아프다.. "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한 반장의 얼굴. 그는 요즘 윗선에 이리저리 깨지는 게 일상이었다.

그때, 김남우가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 이 양반을 말릴 게 아니라, 감시하는 건 어떻습니까? "

" 뭐? "

" 살인마 새끼는 경찰청에 편지를 보내는 등, 쇼맨십이 강한 새끼입니다. 어쩌면...이렇게 동영상이 몇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이슈가 된 상황에...진짜로 살인을 하러 올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

" 흠... "

 

생각에 잠기는 반장. 옆의 공치열이 노골적인 단어를 선택해서 말했다.

 

" 미끼로 쓰자고요? "

" 뭐...그렇지. "

 

고개를 끄덕이는 김남우. 반장은 고민하는 얼굴로,

 

" 미끼로 쓰는 건 상관없어. 하지만 죽으면 안 돼. 이 양반이 죽으면...어떻게 될지 알지? "

" ... "

 

김남우의 얼굴이 살짝 굳었지만,

 

" 그래도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으면 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전혀 단서 하나 잡질 못하고 있는데... "

" 그래...그렇지.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지... "

 

고개를 끄덕인 반장은 세 사람을 보며 말했다.

 

" 김남우, 공치열, 최무정. 너희 셋이 이 양반 전담해. 시간 단위로 생존체크 하고. "

" 예! "

 

.

.

.

 

" 이름 정재준. 나이 57세. 3년 전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어 경제활동 불가능. 아내도 지체 장애로 경제활동이 불가능하고, 유일한 수입은 고등학생 아들의 알바비.. "

 

동영상 주인공의 정보 서류를 읽는 김남우의 얼굴이 착잡해졌다. 

현재 그와 공치열은 선팅 짙은 차 안에서 다세대 주택 하나를 감시하는 중이었다.

주택 안에 잠복한 최무정에 의해 대상의 생존은 시간 단위로 확인되고 있었고, 그들은 밖에서의 접근을 감시하고 있었다.

 

" 선배... 그런데요. "

" ? "

" 그 동영상은 누가 찍어준 걸까요? 그 나이 많은 양반이 인터넷에 올리기까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에요. "

" ... "

 

김남우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었지만...누군가 찍어줬다면 고등학생 아들밖에 없지 않을까?

공치열의 씁쓸한 목소리도 같은 생각인 듯했다.

 

" 만약 아들이 찍어준 게 맞는다면... 그 심정이 어땠을까요? "

" ... "

 

김남우는 쓰린 얼굴로 인상을 쓸 뿐,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파생하는 생각들만으로도 너무 거북했다.

죽여달라는 아버지의 동영상을 찍고 있는 아들은 어떻고, 나중에 자신의 시체를 갈라서 금괴를 찾아야 한다고 말하는 아비는 또 어떤가?

 

" 그놈은 왜 지독하게 가난한 사람들만 노릴까요? "

" ...모르겠다 그 미친 새끼. "

 

그동안 밝혀진 피해자들의 유일한 공통점이 바로, 가난이었다. 최근 들어 그 불순한 의도가 어렴풋이 짐작이 간 김남우는, 범인에 대한 증오심이 더욱 커진 참이었다.

씁쓸한 분위기에 공치열도, 김남우도 말이 없어진 차 안. 

 

얼마 뒤, 그 침묵을 깨며 전화벨이 울렸다!

 

[ 이 새끼들아! 거기 아니야! 7번째 피해자 나왔다! ]

 

" ! "

 

김남우와 공치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

.

.

 

급히 경찰청으로 돌아온 김남우에게, 충격적인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 피해자의 가족이, 범인을 알 것 같다 했다고?! "

 

" 그래! "

" 그게 누군데?! "

" ㅁㅁ기업 '두석규' 회장! "

" 뭐?? "

 

김남우의 눈이 놀라 커졌다! 누구나 알고 있을 만한 유명 기업의 전 회장이, 연쇄 살인의 범인이라니??

 

" 어떻게?! 가족이 얼굴을 봤대?! "

" 아니 그건 아닌데... "

" 뭐야?? 그럼? "

" 그게 좀...복잡하다. " 

" ? "

 

김남우가 전해 들은 사정은 이랬다.

7번째 피해자도 6번째 피해자와 마찬가지로, 위장이 파헤쳐져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당연한 의심을 했지만, 피해자의 유일한 피붙이인 여인은 극구 부인하더니, 경찰청까지 따라와 한 사람의 이름을 댔고, 그게 바로 두석규 회장이었다.

 

" 지금 횡설수설하면서 담당자 찾던데.. 마침 너가 왔으니, 너가 한번 들어가 봐라. "

 

그 말을 듣자마자, 김남우는 취조실로 걸음을 빨리했다.

 

.

.

.

 

취조실 책상을 마주하고 앉은 김남우와 중년의 여인.

울음으로 퉁퉁 부은 눈을 하고 있는 여인은, 이제 막 진정이 된 듯 호흡을 고르고 있었다.

때가 왔다 판단한 김남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 그러니까...두석규 회장이 범인이라고 생각하신다고요? "

" 예... "

"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시지요? "

" ... "

 

바로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는 여인. 김남우는 가만히 기다렸다. 곧,

 

" 그 사람과 논쟁을 벌인 적이 있어요... "

" 논쟁이요? "

" 예.. "

" 음... 일단, 두석규 회장과는 어디서 만나신 거죠? 거기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보죠. "

 

김남우의 유도에 따라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기 시작하는 여인.

 

" 저는 ㅁㅁ요양병원에서 간호 일을 하고 있어요. 몇 달 전에, 그 요양병원으로 그 양반이 들어왔어요. 소문이 크게 났죠.. 그 돈 많은 양반도 말년에는 결국 요양병원 신세를 진다고... "

" 예에... 그런데 제가 알기로는, ㅁㅁ요양원 자체가 두석규 회장의 소유 아닌가요? "

" 예. 맞아요. 그래서 거기서는 거의 왕처럼 지냈죠.. 사실 저희끼리는 그 양반이 어차피 가족도 없고, 기업에서도 은퇴한 김에, 뻐길 자리 찾아서 들어온 거라고 했어요.. "

" 예에.. "

" 거기서 다 아랫사람이니까.. 그 양반 하는 일이라고는 돌아다니면서 설교하는 일밖에 없었어요. 별로 그 양반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죠. 앞에서야 웃지만...뒤돌아선 다들 욕했어요. 워낙에 막말을 자주 해서... "

 

" 예에.. 그런데, 논쟁이라 함은...? "

" 아...! "

 

김남우의 질문에, 그제야 중년 여인이 본론으로 들어갔다.

 

" 몇 달 전에 그 양반이 무슨 의료 장학금을 지원하면서, 요양병원에 대학생들을 불러다놓고 강연을 했어요. "

" 예. "

 

" 사건은...그 강연에서였어요. "

 

 

- - - - -

[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오. 사랑이니 우정이니 정의니, 그런 것들은 다 부차적인 이야기고, 결국은 돈이지. 돈은 항상 모든 것의 우위에 있고, 돈보다 소중한 것은 존재하지 않아. ]

 

단상 위의 두석규는 확신에 차 단언했다. 돈은 그의 삶이자 철학 그 자체였다.

한데 그때, 강단 아래에 머릿수를 맞추기 위해 들어와 있던 병원 관계자 중 누군가 손을 들고 외쳤다. 중년 여인이었다.

 

[ 돈으로 사랑을 살 순 없지 않나요? ]

 

두석규는 호탕하게 웃더니, 다시 단언했다.

 

[ 사랑도 돈으로 살 수 있소. 돈 없이는 사랑도 없지. 저런 나이에도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르는군. 하하하 ]

 

두석규의 비웃는 듯한 웃음에, 여인이 발끈해서 외쳤다.

 

[ 그럼 그렇게 돈도 많은 분이, 왜 지금 혼자서 요양원 신세를 지고 계시죠?! 돈이 많아도 결국, 가족을 이루지 못하셨잖아요?! ]

[ ... ]

 

두석규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 아차 싶은 여인이 몸을 수그리지만, 두석규는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

 

[ 그러니까 돈으로 사랑을 살 수 없다? 내가 혼자인 이유가 그 증거다? ]

[ 그, 그게... ]

[ 사랑하는 가족이 있소? ]

 

날이 선 그 질문에 여인은 고개만 끄덕였다. 그러자,

 

[ 내가 만약 10억을 준다면 그 가족을 팔겠소? ]

[ 예? 아뇨. 그럴 리가요! ]

[ 50억을 준다면? ]

[ ... ]

[ 100억을 준다면? 그때가 되어도 그리 말할 수 있을까? ]

[ ... ]

 

두석규의 말에, 여인도 단호해져서 말했다.

 

[ 얼마를 준다고 해도, 상관없어요. 저는 그깟 돈 따위보다 제 가족이 훨씬 소중하니까요. ]

[ 그깟 돈? 그깟 돈...? ]

 

두석규의 눈썹이 꿈틀했다. 

그는 굳은 얼굴로 여인을 보다가, 모두를 향해 소리쳤다.

 

[ 그럼 지금, 무기명 투표를 해보지. 돈 100억에 가족을 파는지 아닌지! ]

 

막무가내식의 뜬금없는 말이었지만, 이곳에서 그의 말은 절대적이었다.

곧, 사람들에게서 모인 쪽지들이 단상 위에서 하나하나 발표되었다.

 

그 결과는-,

 

[ ... ]

 

두석규의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대다수가 가족을 선택했다.

강단 위에서 차가운 눈으로 사람들을 둘러보는 두석규. 그중에서도 중년 여인을 한참 동안 노려보다가, 말도 없이 강단을 홱 떠나버렸다.

급히 나선 관계자가 강연의 조기 종영을 알리며 해산이 이루어졌고, 중년 여인은 동료들 사이에 휩싸이게 되었다.

 

[ 너 진짜 간도 크다! 어쩌려고 그랬어? ]

[ 왜~! 언니가 그래도 맞는 말 했지~! ]

[ 난 속이 다 시원하더라! 두석규 그 양반 얼굴 봤어? 호호호 ]

- - - - -

 

 

" 흠... "

 

여인의 이야기가 끝나자, 김남우는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

 

" 그런데, 그 사건이 두석규 회장이 연쇄 살인범인 것과는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이죠? "

 

여인은 조금 흥분한 톤이 되어,

 

" 제 남편을 죽여서 복수한 거라고요! "

" ... "

 

김남우가 납득하기 어려운 표정을 짓자, 여인이 다급히 말을 이었다.

 

" 제가 남편을 발견했을 때는 너무 놀라서 몰랐지만, 나중에 경찰관분들이 오고 나서야 남편이 금괴 연쇄살인마에게 당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남편의 배가 갈라져 있고 위장이 헤집어져 있었다는 부분은, 제가 그런 게 아니라고요! 처음부터 남편은 그 상태였어요! 저는 정말로 금괴를 빼돌리지 않았다고요! 제가 어떻게 제 손으로 남편의 배를 가르겠어요?! "

" ... "

" 범인이 그런 거예요! 제가 돈 때문에 죽은 남편의 시체를 훼손한 여자로 만들려고! "

" 으음... "

" 그런 짓을 할 사람이 누구겠어요? 예?! 저를 그렇게 만들만한 사람이 누구겠느냐고요! "

 

김남우는 인상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 여인의 말이 단순 허황된 소리만은 아니라고 생각됐다. 물론, 사실이라면 말이다.

 

" 정말로 금괴에 관해서는... 모르시는 일이십니까? "

" 당연하죠! 제가 미쳤다고 어떻게 남편을...! "

 

어느새 중년 여인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김남우는 조금 더 깊게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생각해보면, 1kg 금괴의 가격 부담도 두석규 회장이라면 전혀 문제없다. 오히려 두석규 회장이니까 가능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면, 그동안의 살인은 모두 이 하나의 범행을 위한 위장이었다? 가능성이 있었다.

실제로, 그는 6번째 살인까지 '기다린' 게 아닐까? 최초로 시체에서 금괴를 빼돌리는 사람이 나올 때까지!

맞아! 그래서 피해자들이 모두 가난한 사람들이었구나!

 

그렇다면 '편지'도 설명이 된다. 금괴가 피해자에게 준 선물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경찰청이 금괴를 돌려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각인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 결과 6번째에서 금괴가 빼돌려지자, 여론은 당연하게 납득하지 않았던가? 피해자의 가족이 금괴에 욕심을 내었다는 사실을!

 

그럼 7번째에서도 금괴가 사라진다면? 이번에도 그녀는 돈에 눈이 먼 죽일 년이 될까? 가족의 죽음 앞에서 금괴를 챙기는 게 더 중요한 여자가 될까?

아니지, 혹시 살인마가 돈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까? 6번째 살인부터 금괴를 넣는 것을 그만두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

 

만약 그런 생각을 막으려면-,

 

' 쾅! '

 

" ?! "

 

급박하게 취조실 문이 열리며 들어온 공치열이, 김남우를 향해 소리쳤다!

 

" 저, 정재준이 죽었어요 선배!! "

 

" ... "

 

김남우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왠지, 그의 위장 속이 예상되었다.

 

.

.

.

 

[ 이틀 사이에 두 건의 금괴 살인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특히 8번째 희생자는 동영상을 통해 자신을 죽여달라고 요청했던 정재준 씨로 밝혀졌는데요, 경찰은-. . . ]

 

경찰청의 분위기는 참담했다. 

전 언론이 경찰을 두들기고 있었고, 전 국민이 경찰을 욕하고 있었다.

 

그리고 김남우의 예상대로, 정재준의 뱃속에서는 금괴가 발견됐다. 이로써, 7번째 피해자의 아내는 금괴를 빼돌린 천하의 ♥♥이 되어 있었다.

사랑하는 가족이 죽었는데, 돈이 더 중요해서 배를 가른 여인이.

 

김남우는 두석규 회장을 조사해봐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경찰청에 편지가 도착했기 때문이다.

 

- - - - -

나는 금괴 살인마다.

 

또다시 한 여인이 사랑하는 이의 배를 갈라 금괴를 빼돌렸다고 들었다.

지금 많은 사람이 그녀를 욕하고 있는데..

나쁜 건 그녀가 아닌 경찰들이다.

내가 처음에 경고한 대로, 경찰이 금괴를 돌려주었다면 그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경찰의 행동에 몹시 실망했고, 피해자의 가족이 욕을 먹는 것이 안타깝다.

그래서 큰 결심을 하기로 했다.

 

만약 경찰이 압수하여 보관 중인 금괴를 모두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돌려준다면, 더 이상의 살인은 없을 것이다.

사람이 죽는 것을 더 보고 싶지 않다면, 경찰은 현명한 판단을 하라. 

- - - - -

 

경찰들 모두가 이를 갈만한 ♥♥♥였지만, 현실의 여론은 달랐다.

 

[ 무능한 경찰은 어서 금괴를 돌려줘라! ]

[ 범인도 못 잡으면서 금괴는 왜 보관하고 있는 건데?! ]

[ 더 이상의 살인을 막는 방법이 있는데,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야?! ]

 

결국, 경찰은 기자회견을 열어 금괴를 유족들에게 돌려줄 것을 알렸다.

패배선언이나 마찬가지였다.

 

현재 경찰청의 분위기는 초상집이었고, 김남우가 증거하나 없이, 거물 두석규 회장을 수사하자는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수사가 멈춰지진 않겠지만, 금괴 연쇄살인마 사건은 경찰의 패배라는 낙인으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

.

.

.

.

.

 

" 소식 들으셨습니까? 그녀가 자살했다더군요. "

" 그녀? 누구를 말하는지? "

" ... "

 

김남우는 요양병원까지 찾아가 두석규 회장을 마주했다. 수사 자격이 아닌, 개인적인 방문이었다.

날카로운 눈으로 회장의 얼굴을 살피려 했지만, 그 어떤 것도 읽어낼 수 없었다. 

대신, 김남우는 질문을 던졌다.

 

"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게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

 

두석규는 피식 웃었다.

 

" 돈이지. "

" ... "

 

김남우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 아니요. 사랑이지요. 돈으로 사랑을 살 순 없지 않습니까? 아무리 돈이 많아도, 지금 혼자서 요양원 생활을 하고 계신 회장님의 처지처럼 말입니다. "

" ... "

 

김남우의 뻔한 도발에도, 두석규는 무심한 얼굴이었다. 그러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먼저 말을 꺼냈다.

 

" 글쎄? 금괴 살인마 사건 모르나? 사랑하는 가족보다는 금괴가 더 중요했던 사람들이 많았던 거로 아는데. "

" ... "

 

김남우의 눈썹이 꿈틀했다. 곧, 단호하게 부정했다.

 

" 아니요. 단 1명이었습니다. 다른 피해자들은 모두 지독한 가난 속에서도, 끝까지 금괴를 거부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죽인 살인마의 금괴를 받을 수 없다며, 금괴를 땅바닥에 내팽개쳤습니다. 저희가 무릎 꿇고 빌고 빌어서, 다른 사람들의 목숨을 살리는 일이라고 며칠을 설득한 뒤에야 금괴를 받아주었습니다. "

" ... "

" 돈이 아닙니다. 인간의 대다수는 그깟 돈보다 가족이 더 중요합니다. 그녀의 말이 옳았던 것이죠. 아시겠습니까? "

 

두석규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그는 말도 없이, 의자에서 일어나 홱! 돌아서 걸었다.

떠나는 그 뒷모습을 김남우가 복잡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한데, 순간적으로 걸음을 멈춘 두석규가, 등진 채로 질문을 던졌다.

 

 

" 범인은 그 많은 살인 과정 동안, 어떻게 단 하나의 흔적도 남기지 않았을까? "

" ... "

 

" 그럼, 범인은 몇 살일까? 뜀박질도 못 하는 늙은이는 아닐 게야. "

" ... "

 

힐끔 고개를 돌려 김남우의 눈과 마주하는 두석규. 

 

" 1kg의 금괴 때문에, 지독하게 가난한 피해자의 가족들은 용의 선상에서 벗어났겠지. "

" ?! "

 

"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과연...피해자의 가족들은 몰랐을까? "

" ... "

 

김남우의 눈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 인간의 대다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돈이야. "

 

 

두석규 회장의 마지막 말은, 확신에 차 있었다. 아주 지독한 확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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