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레벨 50

여고생너무해ᕙ(•̀‸•́‶)ᕗ2017.04.14 15:33조회 수 503댓글 0

    • 글자 크기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에게 부탁을 받아 지능에 장애가 있는 아이의 집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그 녀석은 내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드래곤 퀘스트 3를 하고 있었다.


[이 녀석도 드래곤 퀘스트는 알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30분 정도 그 플레이를 구경하고 있는 동안, 나는 무척 슬픈 것을 알아차렸다.



 

그 녀석의 플레이는 그저 아리아한 주변에서 슬라임과 까마귀를 쓰러트리는 것 뿐이었다.


파티에 홀로 있는 용사의 레벨은 50을 넘고 있었다.


그 녀석은 계속해서 맨손으로 슬라임을 죽이고 있었다.



 

무척 즐거워 보이는 얼굴로.


좀 다른 곳으로 진행시켜 보자고 생각해서 패드에 손을 뻗자 그 녀석은 굉장히 험악한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


뭐라고 하는지는 알아 들을 수 없었다.



 

그 모습을 보고 그의 어머니가 [미안해. A군은 패미콤을 정말 좋아하거든.] 이라고 나에게 사과했다.


그 녀석은 드래곤 퀘스트 외의 게임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나는 그 후로 게임을 하지 않게 되었다.



 

이전처럼 게임에 몰입할 수가 없었다.


패드를 손에 쥐면 어쩐지 가슴이 답답해졌다.


친구의 집에 놀러 가도, 다른 아이들이 하는 것을 보기만 할 뿐이었다.



 

TV가 아니라 친구의 등을 바라보기 위해 노력하면서.


정말로 허무했다.


잠시 시간이 흐른 뒤, 나는 패미콤을 미워하게까지 되었다.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그렇게나 무엇을 증오한 적은 없었다.


심지어 게임 따위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라고 기도했을 정도였다.


나는 게임은 모두 그 녀석에게 줘 버리고, 본체는 버리려고 했지만 형에게 잔뜩 혼만 났다.



 

자취를 하고 있는 지금도 게임은 싫다.


종종 그 녀석과, 영원히 세계를 구할 수 없었던 그 용사를 떠올리면 무척 슬퍼지곤 한다.

 

출저

http://vkepitaph.tistory.com/m/421



    • 글자 크기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6311 미스테리 베니싱 현상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4203 2
6310 2CH 벚꽃이 필 무렵에 22 클라우드9 593 1
6309 2CH 벚꽃이 필 무렵에1 클라우드9 866 1
6308 2CH 벚꽃무늬 기모노2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680 2
6307 실화 법정서기들이 듣고 기록한 실화3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1184 1
6306 사건/사고 범죄 흔적 끝까지 추적한다 미제사건 해결하는 과학수사의 세계.jpg2 뚝형 789 0
6305 실화 범인은…….2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1031 1
6304 실화 범 이야기3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503 1
6303 기묘한 벌칙게임3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265 1
6302 실화 벌초가서 생애 처음으로 지른 비명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793 1
6301 실화 벌초가서 생애 처음으로 지른 비명 가위왕핑킹 1451 0
6300 혐오 벌레에 습격 당한 아파트1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 862 0
6299 혐오 벌레아이-약혐(?)1 가위왕핑킹 1218 1
6298 미스테리 벌떼의 방문1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911 1
6297 미스테리 번외편★실화[아메리칸크라임]무관심잔인성4 형슈뉴 1301 2
6296 미스테리 번외편★실화 4차원의공간,미스테리 도플갱어★3 형슈뉴 1310 1
6295 미스테리 번외편 쏘우실사판아르바이트(2)6 형슈뉴 1665 1
6294 실화 번외2 - 모래의 귀신부르는주술 목격담3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4082 1
6293 실화 번외1 - 모래입니다, 혼숨,교령술,분신사바에 대해4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4071 1
6292 Reddit 번역괴담] 미니멀리즘1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183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