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음악실 커튼 너머

여고생너무해ᕙ(•̀‸•́‶)ᕗ2017.04.14 16:15조회 수 475추천 수 1댓글 0

    • 글자 크기


중학교 1학년 때의 일입니다.

 

아직도 못 잊겠어요.

 

음악실에서 있었던 일이었어요.

 

 

 

음악실은 반지하층 제일 끝 쪽에 있었습니다.

 

교실 쪽 창은 운동장 쪽을 바라보고 있었고, 반대편 복도 옆으로 난 창 밖으로는 거의 다 시든 나무들과 시멘트 벽이 보였습니다.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은 없었죠.

 

 

 

그 벽 너머는 바로 골목길이었고요.

 

교실은 밝은 날에도도 어두워서 꼭 불을 켰어야했고, 운동장 가까운 쪽도 반지하라 기본적으로 어둡기는 매한가지였습니다.

 

빛이 교실 안까지 오진 않아 대부분 커튼을 닫고 있었거든요.

 

 

 

그날도 커튼은 닫혀있었습니다.

 

다만 운동장 쪽 창문은 열려있었어요.

 

복도쪽은 닫혀있었고.

 

 

 

책상열은 2-3-2 배열이었고, 저는 가운데, 책상 3개가 붙어있는 열에 앉아 있었습니다.

 

수업이 시작하기 전, 앞자리에 앉은 친구와 잡담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우리 사이로 시원하고 부드러운 바람이 불었습니다.

 

 

 

바람이 휙하고 우리를 넘어가는 바람에 친구와 저는 같이 낙서를 하다가 서로를 마주 보게 됐죠.

 

바람이 지나간 건 정말 찰나였는데, 그 사이에 저는 어떤 형상을 보았습니다.

 

여학생이었습니다.

 

 

 

어둡고 불투명해서 형체 너머로 바로 친구가 보였지만, 형체는 확실했습니다.

 

우리 학교 교복인 듯한 체크 교복치마를 입고, 반스타킹을 신은 여학생이 우리 사이를 점프해갔습니다.

 

책상 3개 분단이라 폭이 넓어서인지, 다리를 쫘악 찢으며 뛰어 넘더라고요.

 

 

 

진짜 눈 바로 앞에 있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여학생이 뛴 쪽으로 같이 고개를 돌렸는데, 음악실 커튼 끝자락이 여운을 남기며 팔랑거렸습니다.

 

진짜로 바람이 불었던 거죠.

 

 

 

커튼이 두터운 그 반지하에서.

 

저는 호들갑을 떨면서 친구한테 말했죠.

 

[야, 봤어?]

 

 

 

표정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넋잃고 동그랗게 뜬 눈의 친구...

 

[어....]

 

 

 

둘이 본 건 똑같았습니다.

 

제가 친구에 비해 구체적으로 본 것 같지만, 여자애가 우리 사이를 뛰어넘어간 건 확실했습니다.

 

주변 친구들은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마주보고 잡담하던 우리 둘은 분명 보았습니다.

 

 

 

아직도 증명하듯 하얀 커튼 끝자락이 흔들리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 글자 크기
생령이 된 나 (by 여고생너무해ᕙ(•̀‸•́‶)ᕗ) 도깨비불 (by 여고생너무해ᕙ(•̀‸•́‶)ᕗ)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7035 단편 평생 100만원이 나은가, 한 번에 1억이 나은가?1 굴요긔 889 1
7034 단편 복불복 세상의 운수 좋은 날1 굴요긔 553 1
7033 단편 어린 아이의 순수함은 어디까지1 굴요긔 869 1
7032 실화 알 수 없는 목소리1 굴요긔 504 1
7031 실화 일제의 석굴암 훼손문제에 관하여 몇자 적어봄.2 여고생너무해ᕙ(•̀‸•́‶)ᕗ 680 1
7030 실화 흑백사진에 담긴 이야기 - 미소 짓는 남자 - 여고생너무해ᕙ(•̀‸•́‶)ᕗ 1313 1
7029 단편 배부른 시체는 강을 거슬러 오른다. 굴요긔 1069 1
7028 실화 낚시 카페에 올라왔던 경험담 이야기1 굴요긔 1569 1
7027 단편 역겨운, '중독 치료 모임'1 굴요긔 1158 1
7026 단편 쿠폰 200장 손가락 튀김1 굴요긔 1027 1
7025 기묘한 당골댁 외손녀 이야기 - 권선징악1 굴요긔 1510 1
7024 단편 그의 일대기1 굴요긔 709 1
7023 실화 XXX GP의 지원요청 여고생너무해ᕙ(•̀‸•́‶)ᕗ 622 1
7022 실화 하얀 구렁이1 여고생너무해ᕙ(•̀‸•́‶)ᕗ 1158 1
7021 실화 생령이 된 나 여고생너무해ᕙ(•̀‸•́‶)ᕗ 879 1
실화 ]음악실 커튼 너머 여고생너무해ᕙ(•̀‸•́‶)ᕗ 475 1
7019 실화 도깨비불 여고생너무해ᕙ(•̀‸•́‶)ᕗ 591 1
7018 실화 분향1 여고생너무해ᕙ(•̀‸•́‶)ᕗ 786 1
7017 실화 영안실의 밤1 여고생너무해ᕙ(•̀‸•́‶)ᕗ 1120 1
7016 전설/설화 고대 나노 기술3 title: 두두두두두ㅜㄷ두안구정화죽돌이 1325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