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분향

여고생너무해ᕙ(•̀‸•́‶)ᕗ2017.04.14 16:19조회 수 786추천 수 1댓글 1

    • 글자 크기


어느 장마철, 와병생활을 이어가던 노파가 홀로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심부전.

 

의심스러운 점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시골 마을이라 경찰도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범죄는 아닐 것이라고 빠르게 판단하고 검시 없이 장례식을 허가해줬단다.

 

장례식 당일, 80명 가까운 사람들이 참석했고, 식은 무사히 치뤄졌다.

 

스님이 경을 읊고, 상주부터 분향을 하게 되었다.

 

 

 

친족들과 지인들이 쭉 늘어서, 고인을 그리워하며 향을 올렸다.

 

그러던 도중, 어느 친족이 분향줄에 섰다.

 

고인의 조카뻘 되는 중년의 남자였다.

 

 

 

그 순간, 단상의 초가 전부 격렬히 타올라 불꽃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돌풍인가 싶어 창문을 바라봤지만, 창문은 굳게 닫혀있다.

 

다들 웅성거리는 사이, 조카뻘 되는 남자가 영정 앞에 서서 향을 들고 이마까지 들어올렸다.

 

 

 

그와 동시에 모든 초가 훅 꺼져버렸다.

 

모두 당황해서 단상을 바라봤다.

 

스님은 신경쓰지 않고 경을 계속 읊고 있었다.

 

 

 

그러자 왼쪽에 걸려있던 무거운 놋쇠 촛대가 꺼진 초를 꽂은 채 힘차게 날아가더란다.

 

마치 누군가 온 힘을 다해 던진 것처럼, 낮게 깔린 채.

 

순식간에 장례식장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조카뻘 되는 남자는 뭐라 말도 못하고 신음소리를 내며 우물댔고, 다른 사람들은 웅성거렸다.

 

하지만 스님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한층 더 큰소리로, 하지만 부드러운 어조로 독경을 이어갔다.

 

조카뻘 되는 남자는 스님의 독경소리에 정신을 차렸는지, 허둥지둥 분향만 마치고 도망치듯 사라졌다.

 

 

 

눈앞에서 일어난 괴현상에, 장례식장은 뭐라 말할 수 없는 분위기였단다.

 

상주인 장남은 스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건가요?] 라고 물었다.

 

하지만 스님은 [제가 직접 말씀드리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뭐, 한달 정도 지나면 알게 되실 겁니다.] 라고 대답할 뿐이었다.

 

 

 

곧 조카뻘 되는 남자가 경찰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노파의 통장과 인감, 집문서를 마음대로 유용하던게 들키는 바람에 살인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었다.

 

장례식이 있고 한달 가량 지난 뒤 일이었다.

 

 

 

그 스님은 그제껏 인사치레에 서툴러 시주하는 이들에게 영 인기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평가가 확 높아져 지금은 노인들이 자주 찾아오는 큰 절이 되었다.

 

 



 



    • 글자 크기
저승사자 만났던 이야기 2 (by 오바쟁이) 사격장 -1- (by 짱구는옷말려)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6782 실화 장례식장에 어린 아이들 함부로 데려가면 안될것 같아..1 title: 팝콘팽귄노인코래방 1741 0
6781 실화 삼풍백화점1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863 2
6780 실화 [출처오유] 신에게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1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674 1
6779 실화 선배의 자취방1 title: 잉여킹냠냠냠냠 1522 2
6778 실화 괴담:오지마~~~~~~~~1 노사연칸타빌레 90 1
6777 실화 학교에서1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695 1
6776 실화 기묘한 경험1 나루통뼈 591 1
6775 실화 일본에서 겪은 기묘한 일1 title: 아이돌뉴뉴뉴 1293 1
6774 실화 동아리공방이야기1 title: 하트햄찌녀 2735 1
6773 실화 치악산 똬리굴 귀신 이야기1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594 2
6772 실화 콘서트1 여고생너무해ᕙ(•̀‸•́‶)ᕗ 1211 1
6771 실화 모자(母子) 귀신1 title: 썬구리강남이강남콩 1454 1
6770 실화 따라오는 호수의 귀신1 여고생너무해ᕙ(•̀‸•́‶)ᕗ 581 0
6769 실화 저승사자 만났던 이야기 21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568 1
실화 분향1 여고생너무해ᕙ(•̀‸•́‶)ᕗ 786 1
6767 실화 사격장 -1-1 짱구는옷말려 62 1
6766 실화 저승사자 만났던 이야기 3(외전이자 완결편)1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382 1
6765 실화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경험......1 title: 팝콘팽귄노인코래방 908 0
6764 실화 인연 - 동창이 겪은 이야기1 title: 이뻥익명_d6a064 2085 2
6763 실화 군부대 터가 중요한 이유.1 title: 팝콘팽귄노인코래방 1517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