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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 고양이의 장례식

title: 이뻥아이돌공작2015.01.24 07:58조회 수 1092추천 수 2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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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살던 아파트에서 있던 일입니다.



그 아파트의 주변에는 10마리 이상의 들고양이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자동차가 많이 다니는 곳이어서 가끔 죽은 고양이를 볼 때도 있었습니다.



그 날은 일이 일찍 끝나 바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파트까지 몇미터 남지 않은 곳에서 그 부근에 살던 고양이 한 마리가 내 눈 앞에서 차에 치여버렸습니다.



차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지나가버렸고, 고양이는 그냥 보아도 이미 생명을 건지기 어려운 듯한 모양새로 입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대로 내버려둔다면 또 차에 치일 것 같아서 우선 떨어져 있는 골판지를 주워 고양이를 눕힌 다음 아파트 옆까지 날랐습니다.



주위에는 역시 아파트 부근에 살고 있던 고양이들이 여럿 모이고 있었습니다.



아파트 거주자들에게 먹이를 받거나 하는 일은 있었지만 그 이외에는 결코 사람을 따르지 않았던 고양이들이었습니다만...



그 사이 차에 치인 고양이는 숨이 조금씩 잦아들고 있었습니다.



역시 어쩔 수 없는건가라고 생각하고, 내가 일어나서 조금 자리를 비켜주자 모여든 고양이들이 한 줄로 서서 한 마리씩 그 죽어가는 고양이에게 이별을 말하는 듯 핥아주기 시작했습니다.







차례로 한 마리씩 동료를 핥는 그 모습은 인간의 장례식에서 볼 수 있는 [분향]과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물론 나로써는 고양이가 무엇인가를 위해 나란히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은 처음 보는 광경이었습니다.



단지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양이 역시 동료의 죽음을 굉장히 슬퍼하는구나, 라는 것은 확실히 느껴졌습니다.



기다리고 있던 모든 고양이가 마저 핥고 고양이들이 사라진 다음에는 차에 치인 고양이도 완전히 숨을 거둔 후였습니다.



고양이도 순서를 기다리는구나, 동료의 죽음을 이해하고 있구나,라고 감탄하고 그 광경을 볼 때는 전혀 위화감을 느끼지 못했지만, 그날 밤 돌아온 남편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고양이가 그런 일을 할 리가 없잖아]라며 처음에는 전혀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생각해보면 상당히 이상한 사건이었다고 회상하게 됩니다.



동물은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인간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으로 통하고 있어서 감정 역시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굉장히 소중한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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