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단편

레벨 50

여고생너무해ᕙ(•̀‸•́‶)ᕗ2017.05.10 12:46조회 수 1637댓글 0

    • 글자 크기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에게 부탁을 받아 지능에 장애가 있는 아이의 집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그 녀석은 내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드래곤 퀘스트 3를 하고 있었다.


[이 녀석도 드래곤 퀘스트는 알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30분 정도 그 플레이를 구경하고 있는 동안, 나는 무척 슬픈 것을 알아차렸다.



 

그 녀석의 플레이는 그저 아리아한 주변에서 슬라임과 까마귀를 쓰러트리는 것 뿐이었다.


파티에 홀로 있는 용사의 레벨은 50을 넘고 있었다.


그 녀석은 계속해서 맨손으로 슬라임을 죽이고 있었다.



 

무척 즐거워 보이는 얼굴로.


좀 다른 곳으로 진행시켜 보자고 생각해서 패드에 손을 뻗자 그 녀석은 굉장히 험악한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


뭐라고 하는지는 알아 들을 수 없었다.



 

그 모습을 보고 그의 어머니가 [미안해. A군은 패미콤을 정말 좋아하거든.] 이라고 나에게 사과했다.


그 녀석은 드래곤 퀘스트 외의 게임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나는 그 후로 게임을 하지 않게 되었다.



 

이전처럼 게임에 몰입할 수가 없었다.


패드를 손에 쥐면 어쩐지 가슴이 답답해졌다.


친구의 집에 놀러 가도, 다른 아이들이 하는 것을 보기만 할 뿐이었다.



 

TV가 아니라 친구의 등을 바라보기 위해 노력하면서.


정말로 허무했다.


잠시 시간이 흐른 뒤, 나는 패미콤을 미워하게까지 되었다.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그렇게나 무엇을 증오한 적은 없었다.


심지어 게임 따위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라고 기도했을 정도였다.


나는 게임은 모두 그 녀석에게 줘 버리고, 본체는 버리려고 했지만 형에게 잔뜩 혼만 났다.



 

자취를 하고 있는 지금도 게임은 싫다.


종종 그 녀석과, 영원히 세계를 구할 수 없었던 그 용사를 떠올리면 무척 슬퍼지곤 한다.

 

출저



    • 글자 크기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14 단편 산길 무덤가3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1576 2
113 단편 애니팡3 티끌모아파산 1813 1
112 단편 줄럼끼3 티끌모아파산 1985 1
111 단편 할아버지의 편지.txt3 티끌모아파산 2009 1
110 단편 계단위의 소녀3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117 0
109 단편 여고괴담3 Juwon1202 507 1
108 단편 털뽑기3 패륜난도토레스 363 1
107 단편 어느 중고물품 판매글들3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 1102 2
106 단편 불고기GP3 title: 잉여킹냠냠냠냠 1011 1
105 단편 편의점아르바이트 - 33 title: 금붕어1ss오공본드 1010 2
104 단편 편의점아르바이트 - 23 title: 금붕어1ss오공본드 1064 1
103 단편 동심파괴 동화 딱딱산(かちかち山)3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821 2
102 단편 [환상괴담 어게인] 영생어3 익명할거임 597 2
101 단편 XX년3 title: 잉여킹아리수드라 1293 3
100 단편 허언증의 증명3 Juwon1202 757 2
99 단편 동해초3 title: 잉여킹아리수드라 942 1
98 단편 부산 동래산성3 여고생 1616 4
97 단편 이뻐지기 위해서...3 title: 풍산개루돌프가슴뽕은 42 2
96 단편 모텔에서 생긴일[흡입력 甲]3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4373 4
95 단편 망상증3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754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