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단편

레벨 50

여고생너무해ᕙ(•̀‸•́‶)ᕗ2017.05.10 12:46조회 수 1636댓글 0

    • 글자 크기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에게 부탁을 받아 지능에 장애가 있는 아이의 집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그 녀석은 내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드래곤 퀘스트 3를 하고 있었다.


[이 녀석도 드래곤 퀘스트는 알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30분 정도 그 플레이를 구경하고 있는 동안, 나는 무척 슬픈 것을 알아차렸다.



 

그 녀석의 플레이는 그저 아리아한 주변에서 슬라임과 까마귀를 쓰러트리는 것 뿐이었다.


파티에 홀로 있는 용사의 레벨은 50을 넘고 있었다.


그 녀석은 계속해서 맨손으로 슬라임을 죽이고 있었다.



 

무척 즐거워 보이는 얼굴로.


좀 다른 곳으로 진행시켜 보자고 생각해서 패드에 손을 뻗자 그 녀석은 굉장히 험악한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


뭐라고 하는지는 알아 들을 수 없었다.



 

그 모습을 보고 그의 어머니가 [미안해. A군은 패미콤을 정말 좋아하거든.] 이라고 나에게 사과했다.


그 녀석은 드래곤 퀘스트 외의 게임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나는 그 후로 게임을 하지 않게 되었다.



 

이전처럼 게임에 몰입할 수가 없었다.


패드를 손에 쥐면 어쩐지 가슴이 답답해졌다.


친구의 집에 놀러 가도, 다른 아이들이 하는 것을 보기만 할 뿐이었다.



 

TV가 아니라 친구의 등을 바라보기 위해 노력하면서.


정말로 허무했다.


잠시 시간이 흐른 뒤, 나는 패미콤을 미워하게까지 되었다.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그렇게나 무엇을 증오한 적은 없었다.


심지어 게임 따위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라고 기도했을 정도였다.


나는 게임은 모두 그 녀석에게 줘 버리고, 본체는 버리려고 했지만 형에게 잔뜩 혼만 났다.



 

자취를 하고 있는 지금도 게임은 싫다.


종종 그 녀석과, 영원히 세계를 구할 수 없었던 그 용사를 떠올리면 무척 슬퍼지곤 한다.

 

출저



    • 글자 크기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7428 미스테리 미스테리 실종된 크로아티아 두청년 익명_fa10af 731 0
7427 사건/사고 우주에서 최초로 익사할 뻔1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126 1
7426 실화 웅덩이1 여고생너무해ᕙ(•̀‸•́‶)ᕗ 1285 0
7425 실화 세로로 긴 단층집 여고생너무해ᕙ(•̀‸•́‶)ᕗ 1389 0
7424 실화 파지업체 사장님이 겪은 이야기6 사돈의팔촌의처조카의동네친구 4893 1
7423 실화 사냥당하는 6명 여고생너무해ᕙ(•̀‸•́‶)ᕗ 2305 0
7422 실화 여고생너무해ᕙ(•̀‸•́‶)ᕗ 1363 0
7421 실화 마츠가야마 여고생너무해ᕙ(•̀‸•́‶)ᕗ 1277 0
7420 실화 다른 차원의 사물함 여고생너무해ᕙ(•̀‸•́‶)ᕗ 1350 0
7419 단편 사신의 속삭임 여고생너무해ᕙ(•̀‸•́‶)ᕗ 1397 1
7418 Reddit 공포 영화 The Autopsy of Jane Doe, 20161 여고생너무해ᕙ(•̀‸•́‶)ᕗ 1594 0
7417 실화 야구장의 유령 여고생너무해ᕙ(•̀‸•́‶)ᕗ 1430 0
7416 실화 카페트 아래 여고생너무해ᕙ(•̀‸•́‶)ᕗ 1277 0
7415 실화 한심한 친구 여고생너무해ᕙ(•̀‸•́‶)ᕗ 2061 0
7414 실화 인어 여고생너무해ᕙ(•̀‸•́‶)ᕗ 1658 0
7413 실화 할머니의 입원 여고생너무해ᕙ(•̀‸•́‶)ᕗ 1362 0
7412 실화 낡은 집의 해체공사 여고생너무해ᕙ(•̀‸•́‶)ᕗ 1994 0
7411 기묘한 폼페이 최후의날 그 현장속으로3 익명_d269c6 1496 1
7410 기묘한 템플기사단 최후와 13일 금요일 익명_47439f 1187 1
7409 사건/사고 모나리자 도난사건 이야기 익명_d3735b 857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