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할머니의 입원

여고생너무해ᕙ(•̀‸•́‶)ᕗ2017.05.12 12:45조회 수 1362댓글 0

    • 글자 크기


지금으로부터 5년 전 11월, 내가 대학교 4학년일 때 이야기입니다.

할머니가 병으로 입원해, 더는 힘들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올 무렵이었습니다.

졸업을 위해 학점도 다 따고 취업처도 결정된 상황이었기에, 나는 고향으로 내려왔습니다.



할머니 곁에 머물며 이런저런 심부름도 하고, 찾아오는 친척 분들을 맞이하곤 했죠.

내가 간병을 시작하고 3주 가량 지나서 할머니는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는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1주일 정도 전 이야기입니다.



할머니가 쉰 목소리로 말을 걸어오셨습니다.

[밤에 자면 꿈에 죽은 아야가 나와서, 어서 이리로 오라고 오라고 하면서 쫓아오는구나...]

할머니는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아야라고 부르곤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얼굴이 너무 무서워서 잡히고 싶지 않아 필사적으로 도망치게 된단다. 왜 그런 형상을 하고 있을꼬. 아야는 지옥으로 떨어진걸까? 나도 지옥에 가게 되는걸까.]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입원하기 반년 전에 숨을 거두셨습니다.

나는 몸과 마음이 모두 약해진 탓에 그런 꿈을 꾸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동네에서 소문난 원앙부부였습니다.

싸움 한번 한적도 없고, 어디 나갈 때도 반드시 함께 다니셨죠.

할아버지가 사업을 실패해 생활이 어려울 때도, 둘이서 열심히 헤쳐나갔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하필 할아버지가 공포의 대상이 되어버리다니.

나는 조금 슬픈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처음 할머니가 이야기를 꺼내고 이틀 뒤.



[깨어있을 때도 아야가 보이게 되었구나. 간호사가 문을 열고 방에 들어오는데, 복도 저 멀리에 서 있는게 보여.]

누군가를 잘못 봤다 하더라도, 약해진 할머니의 시력으로 복도 끝이 보일리가 없었습니다.

거기까지 상상해버릴만큼 할머니의 정신이 약해졌던 걸까요.



나는 혹시나 싶어, 그날 가족들에게 사정을 털어놓고 다들 모여 병문안에 와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확실히 돌아가시기 사흘 전이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형과 형수, 여동생이 할머니 병문안을 하러 다같이 왔습니다.



형과는 오랜만에 만나는 터라, 할머니는 무척 기뻐하셨습니다.

하지만 할머니의 한마디에, 병실 분위기는 확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야가 이 병실에 와 있구나. 방 모퉁이에 서서 나를 보고 있어...]



할머니는 얼굴을 감사고 오열하셨습니다.

[계속 사이 좋게 지내왔을텐데... 왜 이런 흉내를 내는게야...]

공포는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그저 훌쩍훌쩍 우는 할머니가 가여울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할머니는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 글자 크기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649 전설/설화 한밤중의 방문객3 도네이션 636 3
648 실화 한밤중의 방문자2 우다 230 2
647 실화 한밤중의 소녀 한량이 4827 1
646 실화 한밤중의 소리1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655 1
645 실화 한밤중의 시신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1164 0
644 실화 한밤중의 열차3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908 1
643 단편 한밤중의 열차2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1412 1
642 실화 한밤중의 열차.txt2 패륜난도토레스 86 1
641 실화 한밤중의 인터폰2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1008 1
640 실화 한밤중의 택시 여고생너무해ᕙ(•̀‸•́‶)ᕗ 506 0
639 실화 한밤중의 택시를 탈때 일어난 일 여고생너무해ᕙ(•̀‸•́‶)ᕗ 920 0
638 단편 한밤중의 택시에서... 외전 여고생너무해ᕙ(•̀‸•́‶)ᕗ 1548 0
637 실화 한밤중의 택시에서... 외전 여고생너무해ᕙ(•̀‸•́‶)ᕗ 556 0
636 미스테리 한번 보면 공포감에 일주일간 벌벌 떤다는 책1 아리가리똥 2160 0
635 실화 한번씩 뭔가가 느껴집니다4 title: 메딕제임스오디 10743 2
634 실화 한번씩 뭔가가 느껴집니다1 title: 잉여킹냠냠냠냠 1150 1
633 2CH 한분 더 타실수 있습니다1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264 1
632 기묘한 한빛 아파트 503동에에 갇히다.3 title: 한승연1도발적인늑대 1620 5
631 단편 한빛아파트 503동에 갇히다.2 title: 잉여킹아리수드라 1137 1
630 단편 한빛아파트 503동에 갇히다.1 title: 골드50개우리놀아요:0/ 1323 0
첨부 (0)